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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뚜벅이

[스크랩] [dori 여행일기] 3. 팡테옹에서 노트르담을 거쳐 몽마르트르까지 (1)

3. 팡테옹에서 노트르담을 거쳐 몽마르트르까지
  3. 팡테옹에서 노트르담을 거쳐 몽마르트르까지 (1) [2004.7.17 (토)]

  팡테옹 -> 뤽상부르 -> 생트샤펠 -> 최고재판소 -> 노트르담 -> 퐁피두 -> 몽마르트르

또 하루의 시작

먼저 오늘도 하루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아이들은 모두 여기 저기 전멸해 버리고........ 나만 남아 일기를 쓰고 있다.

아침 일찍(07:30분경) 일어났지만, 출발시간은 오히려 어제보다 늦었다. 아내가 아침 식사를 준비했는데, 밥만 보면 깔짝거리는 큰놈도 오늘은 예외인 것 같다. 작은 놈은 원래 식성이 좋지만, 큰놈마저 오늘은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으려고 껄떡거리다. 반찬이라야 김과 멸치, 참치 캔이 전부인데.......

이렇게 밥이 맛있는 줄은 몰랐다나.......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내와 나는 빵으로 1,2주 쉽게 버티는데, 젊은 놈들은 걸핏하면 밥을 찾는다. 그래도 밥만 찾으면 좋은데, 가끔 자장면까지 찾고 하니........)

하여간 두 놈은 밥이 최고란다. 커피한잔하고 출발준비를 하려는데, 아내가 바게뜨 빵을 좀 사오란다. 사러 가는데 두 놈이 또 토닥거린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 중 3과 초등학교 2학년이 걸핏하면 싸우니.......

누가 문제인지 모르지만, 여기까지 와서도 싸운다고 화가나 한 놈은 따라 오지 말라고 했더니 서로 안가겠다고 한다. 무슨 안 가는 것이 서로에게 큰 배려나 하는 것처럼....... 에이 나쁜 놈들 그렇게 배려하려면 싸우지나 말던지, 그냥 바게뜨 사오는 것은 그만 둬 버렸다.

주인집 아줌마에게 오늘 갈 곳에 대해 자문을 좀 받으려 했더니 참으로 오래 걸린다. 이것저것 자기 할 것 다하고 설명하려니........ 11시가 훌쩍 다 되었다. 나섰다.

[지하철과 비교되는 RER]
[길만 나서면 신나는 막내]

팡테옹으로

오늘 일정은 팡테옹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정했다.

어제와는 달리 파리의 지하철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메트로에서 RER B선을 갈아타기 위해 내렸는데 빵 가게가 있다. 아침에 못산 빵(바게뜨 등)을 사고 기차를 타고 Lusembourg에 내렸다. 팡테옹까지 걸어가는 길에 간간히 보이는 에펠탑과 맑은 하늘, 이국적인 분위기.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좀 더 편안하게 해 주었다.

빵 얘기가 나왔으니까 하는 얘기인데, 빵은 정말 우리나라 빵이 맛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해 파리 바게뜨도 파리에 있는 파리 바게뜨 보다 서울에 있는 파리 바게뜨가 훨씬 더 맛있다는 말이다. 민박집 근처에 있는 빵집은 프랑스에서도 유명한 빵집이라고 민박집 아주머니가 자랑이 대단하다. 하지만, 우리 입맛엔 제 아무리 파리 바게뜨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에서 만든 빵이 맛있는 것 같다. (저의 기준임)
[파리의 과일 가게]
[뒤쪽에 나무있는곳이 뤽상부르 공원]

앞서거니 뒤서거니, 모르면 묻고, 알듯하면 그냥가고 이 순간만큼은 여유와 평안함 그 자체인것 같다. 우리는 그렇게 팡테옹으로 향하고 있었다. 팡테옹은 처음에는 별로 추천 할 만한 곳은 아니라고 해 갈까 말까 망설였지만,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복잡하지 않고 조용한 것이 내게는 편안함으로 다가와 참으로 괜찮은 것 같았다.

[팡테옹 가는 길에]
[왠지 작은 차만 보면 갖고 싶다]

이곳도 뮤지엄 패스를 보여주고 들어서자 사방 벽들의 분위기 탓인지 상당히 어둡게 느껴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천정 돔에서 길게 느려 뜨려져 있는 푸코의 진자가 보였다. 사방을 둘러보니 조각상들과 벽화가 그려져 있었으나 내가 아는 것이 없으니 크게 관심도 없어진다. 다만, 조용하고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편안함으로 와 닿는다.

성당 안쪽 우측에 있는 나선형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긴 통로 좌우에 칸칸이 무덤들이 있었는데, 어떤 무덤은 한 면적을 통채로 어떤무덤들은 그것을 나누어서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죽어서도 위상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팡테옹 전경]
[팡테옹 전면 기둥에서 천장을 보며]
[팡테옹]은 18세기 중반, 루이 15세가 자신의 병이 나은 것을 기뻐하여 파리의 수호 성인인 주느비에브에게 바칠 성당을 짓기로 마음먹고 지은 성당으로 사진에 보이는 전면 삼각형 모양의 부조는 프랑스의 위대한 전사에게 월계수를 수여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으며, 이 성당은 로마 팡테옹의 영감을 받았다고 하나 건물의 완성도는 못한것 같다.

서양의 문화는 우리와 비교할 것이 참으로 많지만, 그 중 몇 가지가 무덤과 화장실을 예로 들고 싶다. 우리나라는 무덤이라고 하면, 어릴 때부터 귀신 얘기와 구미호 얘기를 많이 들어서인지는 모르지만, 무섭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팡테옹 내부의 조용한 모습]

[팡테옹 내부의 벽화]

하지만, 이들은 무덤이라는 것을 가까이 두고 자주 찾을 수 있는 장소로 생각해서 인지, 정원, 성당지하 등에 모시는 것이 우리에 비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화장실과 처가는 멀리 두어야 한다고 하지만 이들은 화장실의 냄새나는 것을 개량해 수세식 화장실을 만든 것도 봐도 발상의 차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것은 문화의 차이라고 하고, 정작 비교하고 싶은 것은 문인들이 이렇게 중요한 곳에 무덤을 차지하고 누웠다는 것이다. 팡테옹 건물 정면 삼각형 부조에 ‘위대한 인물들에게, 조국이 인정하는’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문구대로 이곳에 안치되는 이들은 프랑스인들의 기억 속에 존경받고, 추앙받은 사람들로 200년 동안 70명만이 안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은 한명도 없다고 한다.

[팡테옹 내부의 벽화]
[국민공회 조각상]

이곳에 안치된 사람들 중 정치가로는 세계인권선언을 창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르네 카셍, 유럽연합의 창안자 장 모네 그리고 뒤마 이전의 마지막 안치자로 1996년 이장된 2차대전후 전 세계에서 처음 만들어진 문화부 장관을 맡아 문화국가의 기틀을 다졌고 ‘인간의 조건’을 쓴 앙드레 말로 등이 있고,

작가·과학자들의 경우 라듐을 발견해 X-레이가 탄생하도록 공헌한 퀴리부인, 문인으로는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등이 안치되어 있다. 이곳에 안치되려면 프랑스의 위대한 인물이자 동시에 세계적으로 위대한 인물로 평가된 사람이 많다. 우리 나라라면 이곳이 누구의 무덤이 되었을까 ? 국민적 공감보다는 정치인이나 힘있는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팡테옹 지하 무덤의 모습]
[팡테옹 지하에 묻힌 HUGO에 대한 안내서]

뢱상부르 공원으로

팡테옹을 나와 현재 상원의원 공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뤽상부르 공원으로 향했다. 뤽상부르 궁전은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으로 앙리4세의 미망인인 마리 드 메디시를 위해 1631년에 지어졌으며, 전형적인 프랑스풍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정원에는 루이 필리프의 통치 시절부터 세워지기 시작한 조각상들이 거의 모든 코너마다 하나씩 세워져 있다.

원래 이 공원은까지 가는 계획은 당초 없었지만, 아내의 가보자는 의견에 모두들 이의를 달지 않았다. 오늘 일정에 무리라고 생각되었지만 그건 나중의 문제고 우린 공원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뤽상부르 궁전 가까운 곳 벤치에 앉아 여행얘기로 여유를 즐겼다. 팡테옹만 관람하고 왔는데 벌써 점심시간이다.

공원에 앉아 지하철 환승하면서 샀던 바게뜨 빵을 먹었다. 아침에 싸온 밥으로 김밥과 함께 주먹밥도 해 먹으면서......

[뤽상부르 공원]
[뤽상부르 궁전]

일정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아무도 관심이 없다. 공원의 특성상 벤치에 앉으니 다들 여유다. 아내와 막내는 공원 한쪽에서 학생들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고 큰놈은 빈둥 빈둥 거리고 있다. 나는 생각없이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생각해보니 이러고 여유잡을 시간이 없다.

아내를 독촉했다. 일정이 늦었다고...... 한곡만 더 더 하는 아내를 보채어 우린 시테 섬으로 향했다. 아내와 막내는 앞서가고 큰놈과 나는 뒤를 따라 걷는다. 우측의 소르본느 대학을 보고(현재 관광객은 입장이 안 된다고 함) 사진 한 장 남기고 노트르담 성당으로 향했다.

[뤽상부르 공원]
[공원에서 공연하는 아이들]

생트샤펠 성당에서

노트르담 성당을 찾아가는데, 좌측에 재판소로 보이는 건물이 있다. 그냥 사진 한 장 찍고 가려는데 재판소 마당에서 사람들이 나온다. 그럼 여기도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인데 하고 돌아보니 뒤쪽에 생트샤펠 성당 출입구가 있었다. 당연히 고민할 필요가 없다. 생트샤펠 성당부터 보아야지 하고 줄을 서는데 줄이 너무 길다.

오늘이 토요일이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줄을 서 있는데, 아내가 혹시 이거 매표줄 아니냐고 했다. 맞아 우린 뮤지엄 패스가 있지 하고 앞쪽에 가 확인해 보니 매표줄 이었다. 기분 좋게, 그리고 여유 있게 들어갈 수 있었다.

[바깥에서 본 생트샤펠 성당]
[생트샤펠 성당 외부]

성당에 들어가니 스테인드글라스가 너무나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아무생각 없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사진을 찍었다. 막내는 입구에 있는 기념품을 파는 곳에서 오벨리스크를 들고 만지작거린다. 만화영화에 나오는 문자와 똑 같다나. 큰놈이 막내의 의중을 눈치 채고 비싸다고 안 된다고 설득한다.

하지만 그것이 쉽겠나. 가지고 싶으면 가지려고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한 3,4유로 하는 줄 알고 여행의 추억을 위해 모처럼 부드러운 표정으로 “맘에 들면 하나 사” 하고 얘기하는데 큰놈이 “아빠 이거 18유로인데요.”한다. 갑자기 황당해 졌다. 점잖게 “야 이거 아빠가 사주려고 했는데, 인간적으로 너무 비싸다”고 하니 작은놈은 비싸다고 안 산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가지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는 것이........ 나중에 봐서 사 주긴 하겠지만 너무나 미안했다. 막내에게

[생트샤펠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생트샤펠 성당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다 보고 나오려는데 막내가 2층으로 올라가잔다. 올라가는 계단이 나선형인데 너무나 좁아 한명이상은 못 다닐 정도다. 그런데 올라가 보니, 여기가 본당 아닌가. 참 나 !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다. 여행에 대해 많은 준비를 못했다지만 이렇게 까지나...... 나 스스로 어이가 없었다.

2층 성당은 전체가 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으며, 작고 아담한 형태에 사방은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우리가 들어간 다음 비가 내려 스테인드글라스(기독교 성서의 구약과 신약의 예수의 수난, 12사도의 대해)의 최고의 맛은 못 느낀 것이 너무나 아쉬웠지만 그래도 최고였다.

[생트샤펠 성당 내부]
[감옥 보려고 목에 핏대세운 막내]

관광객으로 와서 많은 사람들 틈에 끼여 구경한다고 생각하니 멋있다는 표현이지만, 신앙적으로 생각하면 그냥 무릅 끓고 눈물을 흘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대단한 놈(?)들이라고 아내에게 얘기했다.

나올 때쯤에는 비가 그쳐 최고재판소 마당으로 나왔는데, 아무 생각 없이, 정말 아무생각 없이 다시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가려고 하는데 아내가 창문 안으로 들여다본다. 함께 들어다 보았다. 마리 앙트와네트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까지 두 달 반을 이곳에서 보냈다는 감옥이 있었다는 얘기가 생각이 났다. 그냥 갈까 생각했지만 아는 것을 안보고 가면 후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입구를 찾으니 바로 옆에 입구가 있다.

들어가 옛날 감옥을 재현해 놓은 전시물을 보고 우리는 서둘러 노트르담으로 향했다.

[프랑스의 싸이카]
[노트르담으로 가는길에]
유럽의 싸이카는 거의 BMW를 사용하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레이와 BMW를 같이 사용하고 있다. 하레이의 경우 미국 제품으로 크기가 커 의전용으로는 좋지만, 고속주행을 위해서는 BMW가 휠씬 좋다고 한다. 유럽의 경우, 오토바이도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므로 기회가 된다면, 오토바이를 이용한 여행도 재미가 있을 듯.......

출처 : 드라이빙 해외여행
글쓴이 : npacc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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