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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뚜벅이

[스크랩] [dori 여행일기] 2. 루브르에서 개선문 에펠탑까지 (2)

2. 루브르에서 개선문 에펠탑까지
  2. 루브르에서 개선문, 에펠탑까지 (2) [2004.7.16 (금)]

  루부르 박물관 -> 오르세 미술관 -> 콩코드 광장 -> 샹젤리제 거리 -> 개선문 -> 숙소 -> 노트르담 대성당 -> 에펠탑

오르세 미술관에서

오르세 미술관으로 향하면서, 뜨거운 태양볕을 머리에 이고 돌아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박물관의 웅장함과 작품에 대한 감탄, 가장 어려운 일정 하나는 해치웠다는 안도감 등으로 오르세 미술관으로 가는 마음은 가벼웠다. 하지만 날씨는 너무 더웠다. 아침에 비가 올까봐 우산을 2개나 챙겼는데....... 비는 안 오고 너무 무덥다. 미치도록....... 아내가 우산을 양산으로 사용한다.

이제 지쳐버린 육신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무언가 먹어야 할 것 같았다. 박물관에서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보내 오후 2시30분을 넘어서고 있었다. 우선 물을 사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아 뒷골목으로 들어갔다.(어디가나 뒷골목에 가게가 많으니, 하지만 유럽에는 가게 찾는 것이 어렵다.) 역시 느낌대로 가게가 있다. 그런데 한 병에 3유로. 분명한 것은 먹어야 한다는 것인데 너무나 억울했다. 물 작은 것 한 병에 3유로라.......

[뒤쪽에 보이는 건물이 오르세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 바닥]

어찌되었던지 유럽과 내가 비공식적으로 처음 거래한 이 순간으로 인해, 어떻게 보면 유럽은 우리가족으로부터 좀 더 많은 돈을 빼 낼 수 있는 기회를 잃어 버렸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아니 나 뿐만 아니라 내가 정보를 주는 모든 사람으로 부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에이 시행착오는 한번이다. 국내에서 500원도 안하는 물을 사서 마시는데, 신기한 것은 혼자 먹어도 모자랄 물이 4명이 먹고 남았다는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오병이어”(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2마리로 오천명이 먹고 남았다는 성서의 얘기)의 축복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고 생각하는 사랑으로 인해 난 행복감을 느꼈고, 특히나 막내에게는 미안함과 대견함이 함께 교차 되었다.

[오르세 미술관 내부, 기차가 곧 들어올 것 같다]
[올랭피아]
<올랭피아>는 뒤마의 소설속에 여주인공으로 등장한 창녀의 이름으로 그림의 여성이 창녀임을 의미하고 실제 창녀를 모델로 해 일반인으로 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가게 옆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우리는 오르세 미술관으로 갔다. 미술관 앞에는 매표를 하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지만 뮤지엄 패스 통로를 이용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오르세는 1900년에 세워진 기차역을 개조하여 만들어서 그런지 내려다보면 기차역이었다는 것이 단숨에 이해된다. 어쩌면 중앙통로로 기차가 들어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미술관의 규모가 루브르에 비하면 작다못해 아담하다.

[오르세 미술관 까페 전망대에서, 멀리 몽마르트가 보인다]
[오르세 미술관 까페 전망대에서]

매도 먼저 맞는 것이 좋다고 힘들었지만 위층에서 부터 아래로 보기로 하고 위로 올라갔다. 작품을 보면서 진행하다 보니 3층에 까페가 있고 까페 바깥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니 바로 아래에는 센강이 흐르고, 저 멀리 몽마르트르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뜨거운 햇살 밖에 없는 것 같다.

이번에는 큰놈이 이 작품도 책에서 봤고 저것도 책에서 봤다고 한다. 역시 다른 것보다 자신이 보았던 작품에 눈에 가는 것은 인지상정 아닌가, 하지만 너무 지쳐버려 난 작품에 이미 관심을 잃고 있었다. 지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 학생들이다. 하나라도 더 보려고 하다 보니 아무래도 무리가 따르는 것 같다. 계획된 시간보다 많이 지체되어 관심작만 보기로 하고 우리는 밀레의 작품을 찾았다.

[카르포의 춤]
[이삭줍는 여인]
[카르포의 춤]은가르니에가 오페라 극장의 정면을 장식할 조각상으로 공기의 요정 둘레에 원형으로 배치된 님프들의 생기발랄함이 오페라의 분위기를 나타내지만, 도취적이고 환락적인 분위기가 지나처 비난을 사기도 했다. [만종과 이삭줍는 여인]은 밀레의 대표적인 작품, 도시를 벗어나 시골 <바르비종>에서 사실주의 작가로 활동한 밀레는 땅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주로 그렸다. 그의 휴머니즘적인 작가 정신은 훗날 쿠르베 등에게 영향을 미쳤다.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과 <만종>은 생각보다 크기가 작고 색상도 어둡고 침침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원본보다는 사본에 익숙해져 있는것 같다. 돌아서 나오려다 보니 왠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발길을 돌려 1층에 있는 <로댕의 지옥의 문>과 가르니에가 오페라 극장의 정면을 장식할 조각상이었던 <카르포>를 관람하고 오르세 미술관 관람은 마무리하기로 했다.

[만종]
[오르세미술관에서 콩코드광장으로, 센강을 건너며]

콩코드 광장으로

오르세를 나와 센강 건너 콩코드 광장으로 향했다. 센강은 서울에 한강에 비하면, 중랑천 정도라고 해야 할 정도의 넓이 정도인 것 같다. 하나 차이점이 있다면 물이 깊어 큰 배도 마음대로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물은 그렇게 깨끗한 것 같지 않은데.......

센강 주변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도시 전체가 유물 같은 모습에 진한 아쉬움을 느낀다. 센강보다 우리의 한강이 얼마나 좋은데....... 이들은 역사를 가꾸고 사랑해 이러한 모습을 만들어 놓았는데, 우리는 지금도 유물의 보존보다 유물로 인해 개발이 안 될까봐 쉬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는 사이 언제부턴가 보여줄 것 없는 5,000년 역사만 자랑하는 우리민족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콩코드 광장 오벨리스크]
[콩코드 광장 분수대]

다리를 건너 콩코드 광장에서 오벨리스크를 보면서 막내가 흥분한다. 만화에서 봤다는 것이다. 오벨리스크 상단에는 금을 씌워 놓아서 그런지 멀리서 보아도 끝부분만 노랗게 빛나고 있다. 나폴레옹이 이집트에서 훔쳐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돈을 주고 샀단다. 그 당시 누구에게 돈을 주었는지는 모르지만 계약서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나폴레옹을 대단하다고 한다.

프랑스는 지금도 근거가 없는 남의 나라 미술품들은 다 돌려준다고 한다. 아마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지고 나서 유럽 여러 나라에서 약탈해온 것을 돌려준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난 프랑스 말에 신용이 가지 않는다. 우리나라 금속활자본 책자도 계약서가 있어서 안돌려 주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 얼마 전 운행을 개시한 KTX가 프랑스 떼제베를 들여온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를 도입할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금속활자 본 책자를 돌려달라고 했는데....... 돌려줄 수는 없지만, 영구임대형식으로 받는다고 언론에 연일 보도된 적이 있다.

[콩코드 광장에서 마들렌 성당을 보며]
[샹젤리제 거리 입구에 있는 화단]
마들렌 광장 양편에 포숑과 에디아르 두 식품점이 있다. 포숑은 마들렌 광장에서 노점상으로 출발해 110년이 되었으며, 에디아르는 1850년 다른곳에서 과일가게로 시작해 1854년 마들렌 광장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얼마전까지 포숑은 서울 롯데에 입점해 있었던것 같은데...... 마들렌 성당을 갈 경우 빵맛도 한번 보심이.......

그때 도서관의 여직원이 절대 돌려줄 수 없다고 눈물로 막았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 여직원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정말 직업에 충실한 여직원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남의 물건을 내놓지 않는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과연 비너스상도 사 왔을까 ? 갑자기 이것 저것 의문이 든다.

프랑스는 현재도 남의 유물은 현재도 엄청나게 사 들이고 있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프랑스 것은 벽돌 한 장도 절대 나갈 수 없다고 한다. 대단한 놈들이다. 에라 이 나쁜 놈들아! 하지만, 부러운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못하는 것을 그들은 하고 있으니.......

하여간 오벨리스크를 보고 개선문으로 향했다. 너무 덥고 지쳐 잔디밭에 앉았다. 노트북을 켜니 배터리가 다 떨어졌다. 비디오는 이미 벌써 끝났고, 디지털카메라는 아주 조금, 사람들의 배터리는 아주 더 조금 남았다

[샹젤리제 거리 자동차 전시장]
[샹젤리제 거리, 루이뷔통 매장 모습]

마지막 힘을 내어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다. 호화스러웠다. 지친 애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아이스크림을 사줄려는데 큰놈이 돈이 아깝다고 안 먹는다고 한다.(물 한 병에 3유로 주고 사먹은 효과다.) 그래도 먹을 건 먹어야지. 더블로 2개 샀는데 8유로 들었다. 맛있었다. 정말 맛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보다 과일 맛이 많이 난다.

하긴 뭐 당연하지 아이스크림 2개에 8유로인데, 우리나라에서 그 돈 주면 이 맛만 나겠어. (한 가지 꼭 집고 넘어갈 것은 이곳에 아이스크림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 물론 주관적이겠지만 로마와 비교해 봤을 때 절대 아니다 라고 하고 싶다.)

[개선문 전경]
[개선문 올라가는 내부계단]

개선문으로

우린 개선문을 향했다. 개선문 앞에 도착해 전망대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러 갔는데, 이건 또 뭐야 참 운도 없다. 행사한다고 엘리베이터 운행을 안 하고 걸어가라고 한다. 그것도 우리부터 (여기서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면 운 좋은 거란다. 걸핏하면 운행 안해서) 이런, 제기랄. 그렇다고 안 올라가나. 생각보다 아내와 아이들이 잘 따라와 준다. 아니 회전식으로 만들어 놓은 계단에 재미있어 한다.

큰놈과 나는 쉽게 올라갔다. 개선문에서 보이는 파리의 모습은 올라올 때 힘들었던 생각은 눈녹듯 사라지게 만들었다. 파리는 아름다웠다. 아니 그보다 파리를 한눈에 본다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았다. 에펠탑이 옆에 있고, 몽마르트르가 보이고, 라데팡스보이고....... 다 보인다. 파리 구경 다했네 뭐.

[개선문에서 바라본 몽마르트르 언덕]
[개선문에서 바라본 에펠탑 모습]

원래 오늘 일정이 에펠탑까지 가기로 했으나 첫날부터 무리하는 것 같아 아내에게 오늘은 일정을 마치자고 했다. 시간이 6시정도 밖에 되지 않아 아까운 생각이 들었지만, 결단이 필요한 때였다. 내말에 두 놈은 무지 좋아한다. 더 걸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더니, 그만 보자는 말에 좋아하는걸 보니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개선문에 올라가면 화장실이 있다. 너무 더워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갈증에 못 이겨 화장실에서 물을 받아 먹어보니 너무 시원하고 좋다. 한통을 받아서 들고 나오니 큰놈과 작은놈이 눈치를 본다. 먹어도 되냐고........ 나도 마셨다고 하니 서로 달라고 한다. 돈 안드는 물이라서 그런지 잘 마신다. 한사람당 4유로짜리 물 2병정도 마시니 갈증은 어느정도 해소된 것 같은데........왠지 찜찜하다.

다들 서로 배가 아프다고 한다. 장난삼아...... 그 물먹고 우리가족은 아직까지 문제없이 잘 살아있다. 파리의 수돗물이 안 좋다고 하지만 매일 먹는 것도 아니고 한 두번 먹는 것은 괜찮은 것 같다. 책임질 수는 없지만........

[개선문에서 바라본 거리]
[개선문 앞에서 행사하는 퇴역군인들]
파리에서는 수도물을 마셔도 된다고 한다. 프랑스에 거주하시는 분에게 들은 얘기인데, 학생식당이나 병원같은곳에서는 수도물을 그냥 식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솔직히 여름에 사먹는 물보다 더 시원하고 맛있었다. (소독약 냄새도 못맡았으니)

집으로 향하는데 왜 이렇게 길이 먼지....... 에고. 에고 글을 쓰면서 바라다보니 밥도 못 먹고 패잔병처럼 퍼져 버린 두 놈이 오늘은 너무나 예쁘다.

자는 애들을 두고 프랑스에 가기 하루전에 우연히 알게 된 분의 부탁을 받고 어떤 분에게 전화를 드리러 공중전화를 찾았다. 숙소에 전화가 있었지만 고장이 난 상태였다. 고장신고를 해도 토요일이라 오지않고 월요일이나 되어야 한다고 민박집 아주머니가 한국 같으면 상상도 못할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한다. 요금도 결코 싸지 않은데, 서비스는 형편 없다나....... (속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한국와서 살면 될텐데......)

전화를 거니 신호가 간다. 들려오는 목소리가 참 편안한 스타일이다. 늦었지만 뵙고 싶다고 해 그러라고 했는데, 밤 10시30분경에 숙소로 찾아왔다. 프랑스 안내를 해 주고 싶은데, 내일 약속이 있어 오늘밤에 몽마르트르 언덕을 보여드릴려고 한다는 것이다. 적당히 양해를 구하려고 했으나 그것도 실례인것 같아 그럼 에펠탑이나 보러 가자고 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동쪽 부벽모습]
[에펠탑 아래에서 위로 쳐다보며]

야밤에 에펠탑으로

눈도 못 뜨는 두 놈을 억지로 차에 싣고, 나섰다. 파리는 시내외곽에 있는 순환도로(링)를 이용하는것이 가장 빠르다고 얘기해 준다. 차는 센강을 지나는가 싶더니 노트르담 성당 동쪽방향에 세웠다. 어둠속에 일부만 조명을 받고 있는 동쪽 부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하지만, 나만 감탄하지 두 놈은 여전히 혼수 상태다. 어차피 다시 와야 할 곳이라 잠깐보고 우리는 에펠탑으로 향했다. 낮에 개선문에서 보던 에펠탑 아래에 와 있다. 밤이라 조명을 밝힌 에펠탑의 모습은 낮에 보던 쇠 덩어리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에펠탑은 어두워지면 조명이 들어오지만, 밤 10, 11, 12시 정각 각 10분 동안 깜박이 조명이 추가로 들어온다. 이때를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에펠탑 주변에 진을 치고 있다. 우리는 잠시 뒤 자리를 샤이요궁으로 옮겨 에펠탑을 감상했다. 샤이요궁은 궁 그 자체보다 에펠탑을 감상하는 장소로 더 유명한 것 같다.

[깜박이 등까지 켠 에펠탑]
[깜박이 등까지 켠 에펠탑]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들도 잠에 취해 정신 못 차리고 꿈속에서 헤매는 두 놈에게는 어떠한 모습으로 비춰질까 (파리의 가장 아름다운 곳을 추천하라면 두 놈은 한결같이 에펠탑을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나중에 6번도 더 갔지만 첫 대면은 현실과 꿈속을 들락거리면서 봤는데도....)

2004. 7. 17 민박집에서 (2005. 5. 20 재 정리)


출처 : 드라이빙 해외여행
글쓴이 : npacc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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