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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뚜벅이

[스크랩] 다시쓰는 여행기 - 드라이빙 유로 2004 - 9일 로마(1)

한동안 여행기 올리느라 신바람 났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한동한 제가 너무 시간이 안났습니다.
사실, 몸이 좀 아파서 수술하고, 입원하고...우여곡절을 겪었거든요...^^

 

이제 건강도 회복하고...
4월에 친정엄마와 함께 영국에 가게 되었는데, 갑자기 X누고 밑 안닦은 것 처럼 남은 여행기가 찜찜하게 걸려 오더라구요.

영국 다녀오면, 것도 정리해야 하는데...
그래서 가기전에 작년 여행기를 마무리 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이렇게 다시 여행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뭐, 강박관념에 까지 사로잡혀가면서 여행기를 쓰냐...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냥, 제 추억을 기록으로 만들어 두고 보고싶을 때마다 꺼내보고 싶어서...라면 답이 될까요? ^^

 

그래서 마저 쓰기로 했습니당...^^
지루해도 참아주시구요...


검색해보니, 피사에서 로마로 입성하는 것 까지 썼더군요...

구럼, 그 다음 로마부터 다시 수다 들어갑니다~~~ ^^;;

 

 

 

 

 

원래 오늘 계획은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바티칸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이었다.
워낙 관광객들이 많아서 입장할 때까지도 약 1시간 정도 기다리기 일쑤이고, 그렇게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떠밀려서 제대로 구경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붐비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은 토요일이라 폐관시간도 무척 빠르다.
 
그러나, 바뜨...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린, 바티칸 박물관에 가지 못했다. ㅠ.ㅠ
 
사고뭉치 귀차니스트가 또 사고를 쳤다.
뚜르에서 와인에 한 번 데인 나는 다신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으나, 어젯 저녁 딩구가 하도 기분좋게 권하는 술이라 거절할 수가 없었다.
실제로 정말 기분좋게 마셨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얘기들도 많이 나누고...

그런데, 아침이 되니 온몸이 부슬부슬 떨리고 속도 메슥거리는 것이 와인 때문인지 피곤해서 그런 것인지 하여간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게다가...
호텔 지배인은 좋은 방을 준답시고 넓찍한 방을 줬는데, 이 방의 에어컨은 우리가 조절할 수가 없고 중앙에서 컨트롤 하게 되어 있었다.
더운 것도 못참을 노릇이긴 하지만...이넘의 에어컨이 어찌나 세게 나오던지 딩구와 나는 밤새 덜덜떨다가 결국은 아침에 방을 바꿔달라고 프론트에 요청을 했다.
 
바꿔준 방은 마르코폴로....룸인가...? 하여간 이름이 그랬는데...
미켈란젤로 룸보다는 훨씬 작은 룸이었지만, 대신 욕실에 맛사지 샤워기가 달려있었고 바닥은 모자이크 타일이 깔려 있어서 음식을 해먹기가 훨씬 수월했다...ㅋㅋ
 
어쨌든, 내가 몸을 추스리질 못해서 한나절이 되서야 호텔을 나선 우리는 일찌감치 박물관은 포기하고 성 베드로 성당이나 둘러보자며 바티칸 쪽으로 향했다.

(유럽에서 2번의 와인사고를 낸 나는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완전히 맛이 가버렸구나...하는 생각에 좀 서글퍼졌다...^^

그리고,  서울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술은 입에 대지도 않았다.

 

그러나 최근 와인 버닝모드인 딩구와 와인바에 들락거리면서 와인 한 병정도는 내게 아무런 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역시...유럽에서의 와인사고는...

피곤과, 긴장에서 온...그야말로 "사고" 였던 것이다...

귀차니스트 아직 건재하다~~ 음핫핫~~)

 

 

 

 

바티칸에 도착해서 광장 뒷편으로 주차를 하고 슬슬 내려오니 점심때가 다 되었다.
우린 아침도 먹지 못했는데...ㅠ.ㅠ
그러나, 근처엔 레스토랑도 마땅치 않고 무엇보다 시간에 쫒긴 우리는 광장 앞 간이 휴게소에서 파는 샌드위치와 음료수로 끼니를 때웠다.

 

 

광장앞엔 벌써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있다.
사진으로 많이 본 풍경이지만...
실제로 보니, 지붕위의 석상들이 정말 멋지다.
생각했던 것 보다 크기도 훨씬 크고 웅장한 느낌이라 사진이나 글로는 잘 표현이 안되는 것 같다. (직접 가서 보시오...^^)

 

 

 

 

우리도 관광객들 틈으로 줄을 서서 성 베드로 성당으로 들어갔다.
아시겠지만, 베드로 성당에 들어갈 때는...
슬리브리스나 반바지차림은 출입금지이다.
 
나는 재빨리 배낭에 넣어 간 카디건을 꺼내 입었다.
그런데, 의외로 복장불량으로 문앞에서 서성대고 있는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다.
것도 대부분 외국인....ㅋㅋ
역시 인터넷 강국인 대한민국에선 엄청난(?) 정보들을 수집해 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이런 불상사는 없는 것 같다...^^

 

 

 

박물관을 보지 못했지만 성당 구경하는데만도 시간이 꽤 걸렸다.
본당과, 지하묘지...그리고 쿠폴라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니 힘도 들고 시간도 엄청 잡아먹는다.
사실, 쿠폴라를 꼭 올라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지하묘지를 구경하고 나오니, 사람들이 주~욱 줄을 서 있길래 뭐 좋은 구경 있나싶어 뭣도 모르고 표를 끊어 기다렸는데...
바로 쿠폴라 올라가는 줄이었다.ㅡ.,ㅡ;;

게다가, 심장이 약한 사람이나 노약자는 올라가지 말라고...경고 표시도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후에도, 몇백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것이었당...
딩구는 무릎이 아프다고 몇계단 올라가다 포기하고 내려가겠단다.
우리는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곳 까지만 올라가서 로마시내도 내려다 보고, 아이스크림도 한 개 사먹고 좀 쉬다가 내려왔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것도 아닌데, 정말 햇볕이 장난이 아니다.
얼굴이 벌겋게 익을 정도인데...
당췌 모자 쓴 사람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심지어...머리숱이 심하게 없으신 한 외국 관광객은 머릿속이 벌겋게 타 들어가 보기에도 안스러웠는데도 불구하고 절대, Never 모자를 쓰지 않으시니... 이거이 무슨 조화인지...
스포츠 캡 같은 모자는 쓴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것조차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가끔 미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들이나 캡을 쓰고 있고 유럽인들은 기냥 온~몸~으로 햇볕에 올인하고 있었으니 양산으로 무장한 한국이나 일본과는 정말 다른 분위기다.
 
그런 와중에...
앗...내것과 같은 사파리 모자 발견!!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보니...
 
사파리 모자를 쓰고 있는 관광객은 딱 두 부류이다.
한국인 아줌마 OR 일본인 아줌마...ㅜ.ㅜ
물론, 귀차니스트 한국인 아줌마 맞다...
근데, 애가 없어 그런가...아직도 '아줌마'란 타이틀이 왜 그리 어색한지...
인정해, 이제~~ 나이로 보나, 뭘로 보나...자네는 이제 정말 오리지날 아줌마란 말일쎄...
 
하지만 폼생폼사 귀차니스트...주근깨와 기미가 심히 걱정되나...도저히 사파리 모자를 쓸 수가 없어서 불타는 고구마가 되어 하루종일 돌아다닐 수 밖에 없었다.
 
쿠폴라를 내려온 우리는 기진하여 광장 그늘에 앉아 조금 쉬었다.
마침, 근위병 교대식이 있어서 구경했다.
뭐, 버킹검 교대식처럼 뻑쩍지근한 것도 아니고...기냥 근위병 두 사람이 교대를 하는데 마치 로보트 같다.
구경하는 사람들 엄청 많았는데,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참...이것도 민망한 직업이다 싶다...ㅋㅋ 

 

바티간 시국을 경비하는 근위병은 대대로 스위스 위병이라로 한다.
그리고 색색의 스트라이프 유니폼은 미켈란젤로의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강렬한 컬러하며...
역시 이탈리아 스럽다...^^
 
To be continued...

출처 : 드라이빙 해외여행
글쓴이 : 귀차니스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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