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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뚜벅이

[스크랩] 다시쓰는 여행기 - 드라이빙 유로 2004 - 9일 로마(2)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콜로세오~~
숙소가 콜로세오 근처라 야경은 실컷 봤지만, 그래도 내부를 함 봐줘야지...^^
어짜피 로마 일정도 길지 않기때문에 선택적인 관광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로마 역시 제대로 보려면 하루이틀 가지고는 택도 없기 때문이다.
 

 

콜로세오 앞에는 주차하기가 마땅치 않아 우리는 호텔 근처에 파킹을 하고, 슬슬 걸어 내려왔는데...

(파킹비는 한시간에 2유로인데 머신에서 티켓을 뽑아 앞창 유리에 끼워 놓으면 된다.)
내리쬐는 땡볕에 콜로세오까지 오고보니...
끝도 없이 줄을 섰다...

 

아~~ 정말 로마는 대단한 관광지다.
우리는 방학 전에 갔기 때문에 그래도 낫겠지 싶었다...
(하긴...그렇게 싸돌아 댕겼는데도 한국인들을 거의 못만났으니 얼마나 한가(?)했는 지 상상하실 수 있을 듯...)

그러나, 로마는 한국인들만 가는 관광지가 아니다...
시즌에 오면 정말 장난이 아니겠다...
 
딩구와 나는 이런 관광지 분위기,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로마에 왔으니, 로마법을 따를 수 밖에...
 
짧은 일정에 로마때문에 허비한 시간이 장난 아니다.
장화같이 생긴 이탈리아의 딱 중간에 위치한 로마를 보기위해, 오고 간 거리와 시간만 따져도....헉...
그래도, 어쩌겠는가...
명색이 서양문명의 발상지 아닌가...??

 

거의 한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콜로세오에 들어오고 보니, 한 번은 볼 만한 곳이 틀림없다.
(입장권 : 8유로)
콜로세오 지하엔 원래 맹수 우리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1층 바닥에 다리가 놓여 있어서 지하 내부를 가까이서 볼 수 있게 해 놓았는데, 우리가 갔을 땐 다리로 들어가는 입구를 막아놓아서 들어가 볼 수 없었다.

 

 

원래 관중석은 대리석으로 되어 있었다는데...
지금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중세시대에 거의 버려지다시피 해서 채석장으로 이용되기도 했다니 말 다했지...
근대에 와서 복원된 부분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근 2000 년 전의 벽돌과 돌기둥등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경이로운 일인 것 같다.

 

 

콜로세오를 구경하고, 우리는 포로로마노를 구경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기력이 딸려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냥 콜로세오에서 눈팅 한 것으로 만족하고 일단 호텔로 돌아와 조금 쉬기로 했다.

 

 

나오는 길에 냉장고 자석을 하나 샀다.(귀차니스트는 냉장고 자석을 모으는 취미가 있다...^^)
조잡스럽게 만들어진 녀석을 4유로나 받는다...
영...바가지 쓴 것 같아 기분이 껄쩍지근 하지만, 뭐 관광지니까...ㅋㅋ
재미로 하나 샀다.
 
하도 끈적거려서 일단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오빠가 라면을 하나 끓여 달라고 해서 끓여주었다.
새로 바꿔준 방은 바닥이 카펫이 아닌 모자이크 타일로 되어 있어서 취사하기 더 좋았다.
애들처럼 음식을 잘 흘리는 딩구때문에...카페트에 음식을 흘리면 치우기가 곤란한데, 타일은 휴지로 쓱쓱 닦으면 되니까...^^;;
컵라면도 가지고 가긴 했지만, 역시 보글보글 끓여 먹는 라면 맛에 비할 것이 못된다.

라면을 먹고나서, 호텔 냉장고에 무말랭이랑 고들빼기를 넣어 두었다.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더운 날씨에 팍 쉬어버릴까봐서....^^
냉장고에 개인용품 넣어두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지만, 우리도 남은 일정 느끼함에서 해방되려면 어쩔 수 없었다...
쏘리~~ ㅋㅋ 냄새 좀 배었을꺼다...
 
라면 한그릇 해치우고...
조금 눈을 붙이고, 해질 무렵 즈음 슬슬 밖으로 나왔다.
스페인 광장이랑 꼰또띠 거리 쪽에서 저녁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어제는 차를 가지고 나갔었는데, 길도 좁고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아서 이 번엔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콜로세오에서 스페인 광장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다. 택시를 타면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택시비는 5유로 정도가 나왔다.

 

 

좁은 광장에 사람들이 빠글빠글...역시 로마다.
유명한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젤라또를 먹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어쩐일인지 아이스크림이 그다지 땡기질 않아서 사 먹으려다 관뒀다.
(저녁이 되지 날씨가 꽤 쌀쌀해진 관계로...)

그 보단, 멋진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으~~ 이게 이 날 저녁 우리의 미스다...
잡지에서 찍어둔 해산물 레스토랑을 찾기 위해...
우리는 2시간 가까이 헤맸다.
 
꼰또띠 거리의 명품샵들은 일찌기 문을 닫아 구경할 곳도 없었고...
미로같은 로마시내를 어찌나 헤집고 다녔는지...
관광객들 보호 차원에서 인지, 경찰은 사방에 깔렸는데, 이 넘의 경찰들이 영어도 한마디 못하고 레스토랑 위치를 지도와 함께 물어봐도 영 아는 게 없다...ㅠ.ㅠ

하도 힘들어서 길거리에 잠시 쪼그려 앉아 쉬려고 했더니, 호각 불면서 달려와 한다는 소리가...
"No Parking!!" 이란다...나~~ 참~~
콩글리시에 비길만한 이글리시다....ㅋㅋ

결국, 우리가 가려던 레스토랑을 찾긴 했다.
들어서는 순간, 문닫는 시간이라고 내쫒겼지만...
 
가려던 레스토랑에 가진 못했지만, 로마시내에 레스토랑이 거기 뿐이랴...ㅋㅋ
로마 역시, 1~2시가 넘도록 불을 밝힌 레스토랑은 즐비하고 관광객들로 발 딛을 틈이 없는 곳이다.

우리는 팡테옹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여기도 영어 메뉴는 정말 부실하다.
우리 딩구는 메뉴를 잘못 골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날고기(고기를 날로 다져서 소스와 함께 모양을 내어 놓은 요리...) 요리를 먹게 되었다...ㅋㅋ
 
어쨌든 배부르게 식사를 하고 와인까지 한 병 비운 우리 딩구는 기분이 좋아져서 팡테옹 앞의 분수대를 소리지르며 돌아댕기다가 벌렁 드러눕기까지 했다.
그런 행동이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로마의 밤거리는 축제 분위기였다.
하지만, 레스토랑이 즐비한 이런 번화가를 한블록만 지나가도 어두침침한 로마의 뒷골목이 나타나는데...
바로 옆에 그런 번화가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섭고 칙칙한 분위기다.
그래도 경찰들이 사방에 깔려 있어서 조금 안심이 되긴 했지만...

 

 

거의 2시가 다된 시간...
이제 호텔로 돌아가야 하는데...
어떻게 가냐고요...
어디로 가야 큰길이 나올지도 막막한데, 딩구는 술이 취해서 마냥 신났다.
아이고...두야...

슬슬 걱정이 밀려오던 차에, 구세주와 같은 택시 한 대가 좁은 골목을 비집고 들어선다.
꼴을 보아하니, 택시를 잡으려는 관광객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대한민국 '아줌마' 아닌가...ㅋㅋㅋ
 
들어오는 택시를 잽싸게 낚아채서 언능 딩구를 태우고 호텔로 향했다.
로마에서도 12시가 넘으면 할증이 붙는다.
팡테옹에서 호텔까지 10유로 정도가 나왔는데 미터기 요금대로 정확히 받았다.
로마택시 잘못타면, 엄창 바가지를 씌우거나 가까운 길을 뱅뱅 돌아가거나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는데, 것도 옛날 얘기인가부다.
 
하긴, 이미 로마시내 지리가 대충 머릿속에 들어 있기 때문에 돌아가면 한 소리 하려고 했는데, 나이 지긋하신 택시 운전사 아저씨는 안전하게 우리를 호텔로 데려다 줬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조그마한 부틱 호텔이라 이미 현관문이 잠겨 있었다.
우리는 카드키로 살그머니 문을 따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잠귀 밝은 매니저가 냉큼 나오더니 다시 문단속 을 한다.
 
우리가 묵는 이틀동안 내내 친절하게 대해 준 로베르또 매니저 아저씨...
얼마 전에도 이 호텔에 가는 꿈을 꿨을 지경이니 내 머릿속에 깊은 인상을 준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To be continued....

출처 : 드라이빙 해외여행
글쓴이 : 귀차니스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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