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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뚜벅이

[스크랩] 다시쓰는 여행기 - 드라이빙 유로 2004 - 10일 로마 ~ 베네치아

 

 

오늘은 로마를 떠나는 날...
일정을 줄이고 줄였건만...역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어쨌든 이틀동안 정들었던 로베르또 아저씨와 바이바이를 하고 호텔을 나섰다.
프런트에 보니, 베네치아에도 셀리오 호텔이 있길래 혹시 가게 될 까 싶어서 팜플릿을 집어들고 나왔다.
 
아침을 먹으려고 그저께, 술 한잔 먹으면서 찜해 놓은 호텔 근처 핏자집으로 갔다.
그런데,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가...
커피는 파는데, 핏자는 팔지 않는단다.
하는 수 없이 콜로세오 쪽으로 주~욱 내려오다 보니, 핏자 집이 줄을 섰다.
어디를 들어가야 될지...

레스토랑에 대해 사전지식이 없을 땐, 현지인이 많이 가는 곳을 가면 어느정도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관광객과 현지인은 쓰~윽 한번 훝어봐도 구별할 수 있지 않은가...ㅋㅋ
안그래도, 고민하고 있던 차에...
호텔 앞 아파트에서 나오신 할머니 두 분이 어떤 핏자 집으로 들어가시길래 냉큼 따라 들어갔다.
동네 사람들이 자주 찾는 핏자 집이라면 그럭저럭 먹을만 하지... 싶어서...^^
 
핏자 포룸 이라는 이 레스토랑은 나무를 때는 화덕에서 직접 핏자를 굽는 다며 가게 앞에 크게 써 붙여 놨다.
이테리에서도 가스 불에 핏자를 굽는 곳이 많은가 보다...
이런 게 자랑거리가 되는 걸 보면...
 
샐러드 하나와 핏자 하나를 시켰다.
이태리는 샐러드가 참 맛나다...
재료는 한 두가지 정도로 무척 심플하고, 소스도 올리브 오일과 비니거에 소금, 후추 정도를 뿌려 먹는 데 담백하고 재료의 맛이 잘 살아서 정말 맛있었다.
 
원래 마요네즈 종류의 소스들을 무지 싫어해서, 집에서도 주로 오리엔탈 소스나 이탤리언 소스를 사서 먹었는데, 요즘은 올리브와 비니거를 사용해서 먹는다.
원래 양념이 많이 된 요리보다는 재료의 맛을 깔끔하게 살린 맛을 좋아해서 샐러드도 이렇게 해서 먹으니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올리브 오일은 몸에도 좋다고 하니...^^
 
핏자는 이집에서 밀고 있는(?) "핏자 포룸" 이란 핏자를 시켰는데, 말하자면 울 나라 치즈 크러스트의 원조격 되는 핏자다.
접어 말은 사방 귀퉁이에 치즈도 들고, 소시지도 들고, 야채도 들고...
정말 맛있었는데, 양이 꽤 많아 딩구랑 하나 가지고 나눠 먹으니 배가 그득해 졌다.
 
우리랑 함께 들어온 할머니들을 힐끗 쳐다 보았는데....
우어~~ 족히 칠순은 되어 보이는 노인 분들이 1인당 핏자 한 판을 시켜 놓고 여유롭게 드시고 계신 것이 아닌가...
아무리 이태리 요리가 건강식이라고는 하나...
심히 칼로리 걱정이 되었다.
(실제로 그 할머니들의 허리둘레는...족히 귀차니스트의 3배는 되어 보였다...ㅡ.,ㅡ;;)
 
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로마를 빠져 나왔다.
(핏자 1개, 샐러드 1개, 맥주 한 병, 콜라 한 병 : 21.63 Euro)

베네치아까지는 만만치 않은 거리이다.
안그래도 시간이 모자라는 판국에, 말썽꾼 귀차니스트가 또 사고를 치고 말았다.
딩구가 넘 힘들까봐 고속도로에서 잠깐 운전을 교대해 주었는데...


원래는 피렌체를 지나자마자 볼로냐 쪽으로 빠져나가 파도바를 거쳐서 갔어야 했으나 앗차 하는 사이에 빠져나갈 길을 놓쳐서 베로나로 돌아가게 된고다...
재어보진 않았으나 100 Km 정도는 돌아간 것 같다.

 

이 사고로 딩구한테 얼마나 구박을 받았던지...
베로나를 거쳐, 원래 가야했던 고속도로를 타기까지 거의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말 한마디 없이 반성모드로 가야했다...
그래서 베네치아로 가는 중간의 사진은 없다...ㅠ.ㅠ

 

메스트레에 도착하고 나서야 딩구의 얼굴이 펴졌다.
예전엔, 이 곳이 베네치아로 들어가는 기점 같은 곳이었다고 한다.
대형 주차장이 있어서, 여기다가 파킹을 해 놓고 열차를 이용해서 베네치아까지 들어가곤 했었다는데...
지금은 승용차로도 싼타루치아 역까지 들어갈 수 있다.
물론, 대형 주차장도 있고...

 

우리는 싼타루치아 역 앞에 있는 대형 주차빌딩에 주차를 해 놓고 간단히 짐을 꾸렸다.
베네치아에서 2박을 할 예정이라 이틀동안 먹고, 입을 것들을 가방 하나에 몰아 주섬주섬 챙긴 후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호텔 안내책자를 얻어가지고 나왔다.

 

벌써 날이 어둑어둑 해 지기 시작한다.
내가 짱구 짓 하는 바람에 시간을 많이 까먹었다.
베네치아 시내로 들어가려면 배 버스인 바포레토를 타야 한다.
우리는 베네치아에서 2박을 할 예정이라 72시간 이용권을 끊었다.(22 Euro)

 

베네치아 물가는 거의 살인적이다.
교통비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매 번 티켓 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나, 불심 검문도 가끔 한다고 하니 쓸 데 없는 데에 돈 아끼려다 망신살 뻗힐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 ^^

 

상 마르코 까지 들어가는 노선은 여러가지가 있다.
(사실, 나중에 알았다...ㅡ.,ㅡ;;
안내원 아저씨가, 상 마르코 광장에 간다고 큰 소리로 외치기에 냉큼 탔는데...
아마 52번으로 기억된다.

이 노선은 바다쪽으로 돌아가는 노선이라 별로 재미가 없다.
1번을 타면 그랑 커널(대운하)쪽으로 가기 때문에 시간은 좀 더 걸려도 눈요기 하기 좋다.)

 

어쨌든 석양이 지는 베네치아는 무척 아름다웠다.
엄청난 규모의 유람선이 들어오는 모습도 보인다.

(애고...나는 저런 크루즈 여행 언제 함 해보나...ㅡ.,ㅡ;;)

 

상 마르코 역에 도착하니, 벌써 날이 저물었다.
호텔을 잡는 것이 급선무이다.
로마에서 묵었던 셀리오 호텔을 찾아갈까...생각하고 호텔 안내 책자를 뒤졌더니...
헉...가격이 상상 초월....
1박에 250 유로 가까운 가격이다...
어느정도 각오는 했지만, 정말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호텔 인포메이션을 뒤져 별 2개 정도 되는 호텔을 몇 개 찾긴 했는데...
미로 같은 베네치아에서 날까지 저물자 호텔 인포메이션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야간 활동(?)을 좋아하는 딩구의 고집으로 조금 가격이 비싸도 번화한 상마르코 주변에서 호텔을 찾아보기로 했다.


아니, 그런데...가격은 그렇다 치고라도...
당췌 방이 없다는고다...
로마에서 부터, 이거 어쩐일인지...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별 3개짜리 호텔을 찾아내어 짐을 풀었다. (HOTEL PANADA : 1박에 150 유로)
상 마르코 광장에서 무척 가까운 곳에 있어서 놀긴 좋겠다...^^;;

 

베네치아의 뒷골목은 정말 사람 한 명 다닐 정도 밖에 안되는 폭이라 호텔도 겉 보기엔 정말 호텔 안 같이 생겼다.
겉모양새는 그래도 내부는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호텔 찾느라고 기진한 우리는 맛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호텔 매니저에게 근사한 해물요리 레스토랑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더니 호텔 근처의 레스토랑 한 곳을 추천해 준다.
정말인지, 짜고 치는 고스톱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척 유명하고 해물 요리를 잘 하는 곳이란다.

오늘 저녁은 딩구가 자기 카드로 쏘기로 했다.
(여행경비는 내가 일괄적으로 관리했는데, 자비로 저녁을 쏘겠다는 뜻임...ㅋㅋㅋ
뭐, 주머니 돈이 쌈짓돈이긴 하지만 왠지 공짜로 얻어먹는 느낌...)

 

이 번 여행에서 고급 레스토랑 갈 일이 의외로 많았는데, 드레스 코드를 준비해 가지 않아 좀 아쉬웠다.
물론, 누가 봐도 우린 관광객이니까 X팔릴 것 까지야 없지만...
다음 번엔, 드레스 코드를 꼭 준비해 가서 분위기 함 잡아봐야지...^^

 

우린 추천 받은 레스토랑에 가서 바닷가재 요리와 믹스트 피시 그릴, 슈림프 샐러드 등과, 와인 한 병을 먹었다.
이태리 요리는 확실히 프랑스 요리와는 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향신료나 소스를 강하게 쓰거나 기교를 부리지 않고도,  재료의 맛을 잘 살리면서도 독특한 감칠맛이 나게 요리하는데 정말 맛이 좋았다.

 

보통 전채로는 가벼운 샐러드 등을 많이 먹는데, 우리 딩구는 첫 요리로 바닷가재를 먹고, 메인으로 믹스드 그릴 피시를 먹었다...ㅋㅋㅋ
주문을 받는 매니저가, 우리 딩구가 앙뜨레로 바닷가재를 시키자 정말, 이 걸로 스타트 할 거냐며 몇 번을 되묻는다.
지 딴엔 디게 이상하게 보였나보다...ㅋㅋ

 

우리 옆 좌석에 앉은 미국인으로 추정되는 커플은...
베네치아 까지 와서도 스테이크와 프렌치 포테이토를 먹고 있다....이해가 안간다...ㅡ.,ㅡ;;

 

 

어쨌든 배 불리 먹고 와인까지 한 잔 걸친 우리는 기분이 좋아져서 호텔로 들어왔다.
저녁값으로만 200 유로가 넘게 날라갔다.
딩구가 파산하기로 아예 작정을 한 모양이다....

 

To be Continued...

출처 : 드라이빙 해외여행
글쓴이 : 귀차니스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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