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효과와 저지대(해벌3,700m) 때문인지
다들 편한 잠을 잤나 보다.
아침에…회복된 대원들은 일부러 내방에 들려 자신감에 가득찬 목소리를 전해 준다.
다행이다…나는 그들 걱정에 잠을 잘 자질 못했는데…
아침식사는 가볍게 쌀죽으로 대신하고(사기 진작차 통조림 김치와 김, 깻잎까지 아침부터 풀었다) 천장대와 문성공주묘(여기서 “묘”란 무덤을 뜻 하는 것이 아니라 사원을 뜻한다), 그리고 현지인들만 겨우 알고 있는 “라바구”라는 곳을 찾기로 했다.
일반국도와 비포장 도로를 얼마쯤 달려 천장대 입구에 이르자 갑자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렇게 보기 힘든다는 천장이 한참 진행 중에 있질 않는가…
여기서 우리는 장족들의 장례 풍습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첫째, 어린아이와, 병자들이 죽었을 때는 수장을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장족들은 물고기를 먹지 않는다. 여태껏 많은 사람들은 중국에 다녀와서 장족은 물고기를 절대 먹지 않는다…라고 얘기한 덕에 사람들은 나름대로 온갖 상상을 하게 했으나…이유는 어린이와 병자들의 주검을 수장으로 장례를 치르기 때문이다.
둘째, 하층민들의 장례다. 이들은 토(土)장을 지낸다. 흙에 묻는다는 뜻이다. 다시는 환생할 수 없게 묻어 버리는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이들의 풍습에서 본다면 우리는 대부분 하층민인 셈이다. 그래서 타민족의 문화는 존중해야지 비교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셋째, 일반 평민들의 장례다. 이 계층의 장례문화가 바로 흔히 말하는 조(鳥)장이라고도 하는 천(天)장이다. 시체를 잘게 부셔서 독수리들에게 먹게 함으로 죽은 자의 영혼이 하늘 높이 올라가 내세에 또 환생을 비는 또 하나의 의식인 셈이다.
넷째, 귀족층과 라마승들의 장례다. 이들은 화장으로 장례를 치른다.
다시 돌아가….라마승 둘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주위에는 수백마리의 독수리들이 모여있다.
중국요리집 주방에 있는 도마의 세배쯤이나 되는 원목 도마(?)가 두개 놓여 있고 옆에 시신을 담아온 큰 보자기 속에 시체의 일부가 보인다.
라마승들은 익숙한 솜씨로 시신의 일부를 떼어내 도마 위에 올려 놓고 작은 해머와 큰 해머로 곱게 다진 뒤 독수리에게 던져 준다. 장기들은 칼로 뚝뚝 끊어서 주위의 독수리에게 던져주고 마지막으로 머리부분은 도끼로 쪼개 뇌수를 독수리에게 던져준 뒤 두개골은 해머로 잘게 부셔서 한 점 남김없이 독수리에게 던져 주는 것으로 천장은 끝이 났다.
이러한 장면은 국내 최초로 백민섭, 송수웅 두 PD들에 의해 전과정이 촬영됐고 방송심의과정을 거쳐 국내에 소개 될 것이다.
우리는 주위의 수많은 장례 장면을 보면서 자기자신의 생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곤 한다. 나는 누구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어떻게 가야 제대로 가는 것인지, 탐욕…물욕이 과연 내 생을 보상해 주는가? 진정 행복한가? 천장을 보면서 수많은 상념들이 떠오른다.
사실 대탐험의 추진의도는 이렇다…..넓은 세상을 돌아보며 그 대자연이 주는 메시지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나는 여태 대자연 보다 더 큰 스승을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연의 가르침을 담아 전하고 싶다.
천장대를 뒤로하고 떠난 일행은 라바구를 찾아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늘 광야의 대로를 달리면서 옆으로 난 작은 오프로드가 멀리 산 꼭대기로 이어지는 길을 보고 나도 언제한번 저런 길에 들어가 봐야지 하는 마음이 생기곤 했는데…저 너머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하고 말이다.
딱 그런 길이었다. 해발4,500m까지 거의 수직 상승과 하강을 거쳐 만난 라바구는 좁은 협곡의 바위벽면을 약2-3km에 걸쳐 경전과 불교의 육자진언을 새겨 놓았다. 한마디로 장관이었다. 흐르는 물속의 바위에 까지 새긴 정성은 과연 종교의 힘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문성공주묘(사원)는 문성공주가 토번국에 시집 갈 때 이곳에서 1년을 머물다 갔는데 그때 농사 짓는 기술을 이곳 사람들에게 전해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준 것에 감사하는 뜻으로 문성공주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사원을 지은 것 이다.
돌아오는 길에 고소증에서 회복한 대원들을 다시 한번 병원으로 보내 주사를 한번 더 맞도록 하였다.
고소증세가 있는 대원들의 이름을 밝히면 그 당사자 가족이 잠 못 드실 거고, 밝히지 않으면 모든 대원들의 가족이 각각 행여 하는 마음에 마음 고생들 하실 줄 알지만…고심 끝에 대원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는데 이제 모두들 회복 되어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안심 하시길 당부 드립니다.
다만 오늘 돌발상황으로는 천장대에서 구경 중 사랑하는 김서방(ㅎㅎ)이 용변 보러 갔다가 티베탄 검둥개에게 견(犬)장 치를 뻔 한 것만 빼 놓곤….바지를 내리는 상황이었다면 최소한 엉덩짝 하나는 개밥으로 줬거나 혹 구사일생 도망 쳤어도 도랑물에 바지 벗고 들어갔어야 하는 상황인데 다행히 막 내릴려는 참이라…ㅎㅎㅎㅎㅎ….다행히..
내일은 6:30분에 호텔을 출발 스취-마니간과-최얼산고개를 넘어 더꺼(사천성 경내로 들어갔다 다시 티벳으로 들어간다)에 간다. 일기예보에 또 비가 온다니 높은 곳에는 눈이 내릴테고…대원 중에 분명히 비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ㅎㅎ)
<사진 설명>
천장대에서 본 풍경
협곡에 새겨진 경전을 보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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