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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티베트

중국서부극지대탐험8-사천성 스취마을에 가수 '비'가 있다?

 

도로주변 공사가 한창인 마을 어귀를 들어서자 시내 한 복판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역시 식당이었지만 미장원, 잡화점, 화장품가게, 은행, 전화국을 골고루 갖춘 동네다.

 

 

고원지대에 덩그러니 이런 마을이 있다는 것에 갸우뚱하는 나에게 동행했던 칭하이성 안내인 리꾸이칭(李貴靑)주임이 “소수민족은 아주 구차하게 살기 때문에 스스로 발전하기는 어려워 중앙정부에서 투자를 했고, 1985년 볼품없던 시골마을이 20여 년 동안 발전을 거듭해 아스팔트도로가 나고 아파트도 들어섰다”고 일러준다. 그 길을 통해 이 지역 농축산물이 스촨성 성도인 청뚜에까지 간다는 것이다.

 

 

송아지만한 개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헤진 장삼을 걸친 라마승들이 오가며, 옆구리에 칼을 차고 오토바이를 탄 티베트인이 어지럽게 섞여 있지만 쉴 새 없이 오가는 트럭과 경운기는 사뭇 활기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티베트인들은 아직도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절에서 불법을 공부해야할 승려들이 오히려 대처에 관심이 더 많은 듯.

이 조그만한 마을에서도 다양한 라마승들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아직도 많은 구간이 비포장도로이기는 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좋아진 도로는 이 지역에도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중국정부의 정책적 장려도 있지만 이 같은 환경의 변화와 도시화는 실제로 티베트인들의 삶의 방법에도 적잖은 변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紫光閣(쯔광거)'이라는 상호를 건 스취의 한 문구점 유리문에는 뜻밖에 한국 가수 '비'의 사진이 붙여져 있었다. 길을 통한 문명의 소통, 전파를 통한 문명의 살포는 정말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전통적인 유목 생활 대신 장사를 하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쓰촨성 중부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90% 이상이 장족(藏族·티베트인)이라고 한다.
목축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장족들의 힘만으로는 경제적 발전이 어려워 중국 정부가 유목생활을 청산하고 도시에 정착하도록 장려하는 것도 장족의 도시화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이 같은 티베트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큰 동력은 '도로'의 변화다.
스취에서 더거로 가는 길의 대부분은 '공사중'이다.

 

 

 스취만 해도 사천성에서 이주해 온 한족들이 상권을 장악했지만 티베트인 역시 전통적인 유목생활을 포기하고 장사를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스팔트도로는 티베트인들의 변화의 중심에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