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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티베트

중국서부극지대탐험6-칭하이성에서 사천성으로

 

아직 사위는 여명이 완전히 벗겨지지 않아 어둑하지만,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에

탐험대는 서두르고 서둘러 길을 떠난다. 징그럽던(?) 위수(玉樹)도 멀어진다.

비가 오면 고원지대는 눈으로 변할 것이고 도로 또한 빙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걱정이 커져 간다.

그러나 간간히 보이는 개울가의 백양나무 단풍은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할만큼 차분한

아름다움이 있다.

 

 

위수를 떠나면 바로 티베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스촨(四川)성으로 우회하게 된다.

바로 촨장공로∼스촨성 청두(成都)에서 티베트까지 연결되는 국도다.

무수한 대설산(大雪山)을 넘고 강을 가로 지르고, 수시로 흘러내리는 토사와 빙하,

그리고 늪지대를 통과해서 만든 도로라 험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곳.

그만큼 기이한 풍경과 경치는 티베트로 가는 길 중 으뜸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동시에 험준한 산세만큼 깎아지른 절벽과 예측할 수 없는 산사태는 이 여행길이

결코 희희낙락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바라(安巴拉)산 마루. 이 고개를 기점으로 칭하이성과 스촨성(四川省)으로 나뉜다.

 

위수에서 스촨성의 북부 지역인 더거(德格)로 가는 길(이 길이 촨장공로로 연결된다)도

해발 4천m 이상인 구릉지대가 마니깐꺼(馬尼干戈)까지 약 200㎞가 이어진다.

고지대에서의 활동은 저산소로 인해 쉽게 피곤해지고 특히 졸음증이 유별나다.

간밤에 탐험대의 활동모습을 담은 사진과 글을 홈페에지에 올리느라 잠 못 이룬

현광민 탐험대장의 눈꺼풀은 계속 처지고, 동승한 나와 통역담당 박철국 대원은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잠을 쫓으며 분투하는 가운데 탐험대는 싱싱 달려왔다.
해발 4천700m 안바라산(安巴拉山)의 허리를 한참이나 돌아 고갯마루에 서니

‘四川界’와 ‘靑海界’라는 글씨가 한 표지판에 쓰여 있다.

이곳이 스촨성과 칭하이성의 경계. 올라 온 만큼 내려 갈 생각을 하니 머리가 어찔하다.

 

아직은 칭하이성 지역에서 기념촬영.

 

*촨장공로(川藏公路)는,

 1954년에 개통했으며 이것은 청두(成都)에서부터 캉팅(康定)을 거쳐 신뚜치야오(新都橋)에서

 북로(北路)를 타고, 다시 깐즈(甘孜)를 거쳐 창뚜(昌都)까지 닿은 후,

 계속해서 나취(那曲), 라싸(拉薩)로 들어선다.

 이 길은 현재 일반적으로 촨장북로(川藏北路)라고 일컫는다.

 하지만 창두(昌都)에서 나취(那曲)까지는 도로 상황이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차량은 창두(昌都)에서 빵다(邦達), 린즈(林芝)를 지나는 촨장 남로를 이용해서

 라싸(拉薩)로 간다.
 촨장남로(川藏南路)는 캉팅에서 이당, 망캉을 거쳐 라싸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촨장공로는 북로든 남로든 험하기로 유명한 도로. 하지만 2천km가 넘는 천장공로를

 통한 여정은 천변만화하는 자연경관, 끝없는 초원, 하늘을 가릴 듯 빽빽한 원시산림,

 예측할 수 없는 토사와 빙하의 위험 등이 예사롭지 않은 곳으로 그 풍경과 경치는

 티베트로 가는 길 중 가히 으뜸이다.

 

 

안바라산을 내려오면 바로 이같은 초원지대가 펼쳐지고 점점이 유목민들의 자취와 숨결을

느끼게 된다.

중국정부는 여러가지 이유로 정착을 유도하지만 수천년 이어 온 생활의 전통을 버리고

낯선 세상으로 가는 것을 여전히 거부하는 티베탄이 곳곳에 남아 있다.

 

 

누가 이 샹그릴라 같은 초원을 버리고 낯선 도시로 가겠는가?

여전히 오지의 티벳탄은 야크와 양떼와 자연을 벗삼는 일상을 동경하는지 모른다.

 

 

중국 감독관들의 눈치를 보며 방문한 어느 유목민의 텐트 내부.

구멍 숭숭 뚫린 야크털 텐트와 어지러운 일상의 흔적들은 여전히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티벳탄들의 애환이 서려있다.

 

 

방목을 나간 아빠, 이것저것 가사에 바쁜 엄마가 부재한 집에는 젖먹이와 7,8세 되어 보이는

소녀가 지키고 있었다.

불씨만 겨우 남은 난로의 온기만큼이나 텐트는 추웠다.

 

 

이방인의 출현에 놀러 나타난 소녀의 엄마.

생전 외지사람을  만나지 못한 듯 잔뜩 경계를 한다. 그 무섭다는 '쟝오'도 짖기를 멈춘다.

기념사진을 찍으려하자 엄마가 슬슬 뒷걸음친다.

그녀의 영혼을 빼앗기지 않으려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