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째날:성베드로대성당- 바티칸 미술관-꼬르세거리-포폴로 광장-스페인계단-트레비분수-로마시내 도보)
1. 성베드로 성당
로마여행의 최고 백미는 성베드로 대성당과 바티칸박물관이다.
아침 일찍 시내 유람버스인 64번 버스를 타고 그곳으로 달려갔다. 규모나
아름다움, 감동등 모든 면에서 세계최대의 성당이라 할 수 있다. 우선 광장에서 바라본 성당의 규모에 위축 될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앙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었으면 저런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었을까?
사실 베드로 성당을 보면서 나의 신앙생활을 돌이켜 보았다. 어쩌면 이곳은 순례자의 입장에서 온 것이지 모른다.
스위스나 네델란드에도 전에는 중세 유적지가 많았는데 종교전쟁 후 거의 파괴되었다.
단지 우상숭배라는 명목하에 수백년된 유적이 전부 파괴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바라 보는 자체만 가지고도 신앙심이 우러난다. 하물며
글을 모르는 당시 사람들에겐 이 성상들이 소중한 의미로 전달해 주었을 것이다.
이곳엔 베드로 성인의 무덤이 있다. 서기 1,000년경 이 무덤 위에 작은 성당이 세워졌으며, 1506년에 증축되었다. 성경말씀대로 반석
위의 교회가 완성된 것이다.
르네상스 건축의 최고 걸작이며, 성당 안의 그림은 대리석으로 만든 모자이크화이다. 광장 가운데는 오벨리스크가
우뚝 자리잡고 있으며 283개의 도리아식 대리석 기둥이 성당을 두르고 있다. 성당 위에는 140명의 성인이 조각되어 자리잡고 있다.
성당
입구에 반바지 입은 사람을 제지한다. 그럴 줄 알고 난 가져왔지. 최고의 걸작품을 접한 사람의 최소한의 예의랄까?
2. 피에타
성당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보인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처럼 인파로 가득 차 있다. 죽은 예수를 끌어안은
비통한 성모상을 '피에타'로 부르는데 미켈란젤로의 서명이 남겨진 유일한 작품이다. 성당에서 유일하게 방탄유리로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조각을
공부하는 학생이 아무리 애를 써도 미켈란첼로 같은 작품이 나오지 않아 홧김에 조각 끌과 망치로 코를 깨트려 린 것이다.
어쩜 대리석을
저렇게 능수능란하게 다루는지 전율마져 흐른다.
그런데 예수를 끌어안은 성모의 모습이 너무 젊었다. 동정녀의 의미를 살릴려는 의도인가보다.
영화 '예수'에서 성모역의 올리비아 핫세의 모습도 아들 예수보다 젊던데....
3. 작은 성당
곳곳에 기념비와 작은 성당이 있다. 잠시 쉬어갈 겸 앉아서 묵상했다. 베드로 성인의 밀알
같은 희생에 대해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헌금함이 있어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려는데 아내가 손을 꼬집는다.
" 지폐 꺼내"
성베드로상은 신자들이 하도 키스를 해서 발가락이 닳아 없어졌다. 아마도 수억 명이 그 발을 만졌을 텐데.. 가장 안쪽에는 성 베드로가
순교한 의자가 있다.
4. 발다키노
총 길이 187m의 성당 정 중앙에 자리잡은 청동기둥이다. 교황님의 제단이 가운데 있다. 높이 29미터의 거대한 황금 옷을 입힌
청동기둥이다.
이는 교황이 신과 인간의 매개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건축가 베르니니의 작품이다. 이 규모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으리라.
발다키노 둘레에는 4명의 거대한 성인상이 있는데 콘스탄티누스의 어머니 성 헬레나, 예수의
땀을 닦은 수건을 든 성 베로니카, 예수를 찔렀던 창을 든 성 롱기누스, 그리고 예수와 십자가에서 함께 한 성 안드레아 성인이다.
성당
중앙입부에서 발다키노까지 는 세계주요 성당의 이름이 새겨져있다.
5. 보물실
수천년동안의 교황청 보물등이 전시된 곳이다. 성작, 성배 등 호화로운 보물들이 가득 차있다. 간혹 신부님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6. 바티칸 미술관
성당을 나오니 용맹 무쌍한 스위스 근위병이 성당을 지키고 있다. 아직까지 스위스 사람을 쓴다고 한다. 전통을 지금까지 이어가다니...
미켈란첼로가 디자인한 멋진 옷을 걸치고 부동자세로 서있다.
성당 담벼락을 따라 20여분 거슬러 올라가면 세계 최고의 보물창고인 바티칸 미술관이
나온다. 역대 로마교황이 거주한 바티칸 궁을 18세기 후반 미술관으로 공개한 것이 바티칸 미술관이다. 16세기초 교황은 르네상스 예술가들을
끌어들였고, 미켈란젤로나 라파엘로 같은 대가도 포함되어있다. 그 후 교황들은 미술품을 꾸준히 수집하였고 세계굴지의 미술품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인류의 문화유산이 한자리에 자리잡고 있다.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매표소가 나오는데 우린 거금 2만원을 주고 안내CD를 빌렸다. 작품번호를 누르면 그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미아라가
가득찬 이집트미술관, 그리고 동물관, 해부학의 완벽한인체인 아폴로상, 수천개의 명화들과 미대입시생이 데셍을 하는 석고상들 (아그립빠만 알고
있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7. 토르소
토르소란 몸통을 뜻하는 이태리어로 이 조각은 몸통만 발견되었다. 미켈란젤로에게 이 조각의 나머지 부분을 완성시켜달라고 의뢰했으나 그는
"이것 자체로만 완벽하다." 나는 더 이상 손 댈 수 없다"라고 말한 완벽한 몸체다. 그의 '최후의 심판'에서 그리스도의 몸체가 이 토르소의
모델인 것이다. 몸 전체의 우람한 근육....
8. 라오콘상
그리스와 트로이 전쟁때 트로의의 제사장 라오콘은 목마를 성내로 들이지 못하게 한다. 감히 신들의 계획을 눈치챈 인간에계 포세이돈이 뱀을
보내 이들 부자를 죽게한다. 찰라의 고통을 잘 표현해 낸 작품이다.
9. 다이아나
풍요의여신 다이아나는 수백개의 젖가슴을 가지고 있다. 저런 젖을 가지면 아기는 배부를 텐데...
10. 라파엘로방
그 유명한 아테네 학당, 교묘한 원근법으로 그려진 작품.
그밖에 네로의 방의 거대한 욕조의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시간만
여유롭다면 천천히 감상하면 좋으리라.
11. 시스티나 대성당
이는 교황 선출회의가 열리는 장소로 만장일치제도로 인해 의견통일이 될 때까지 선거단을 몇 일을 꼼짝 못하게 해두는 곳이다. 그러나 수
십일을 기다려도 지루하지 않으리라. 벽과 천장에 세계 최고 걸작이 있기 때문이다.
12. 천지창조
젊은 시절 미켈란첼로가 그린 '천지창조'의 그림이 천장을 수놓고 있다. 준비한 망원경을 가지고 천천히 감상했다. 하느님의 천지창조,
인간창조, 에덴추방, 노아홍수, 술취한 노아의 모습이 순서 대로 보인다. 너무나 아름답다. 저걸 그렸기에 노년엔 허리가 굽어졌다는 일화도 있다.
'인간창조'에서 창조의 신과 인간과의 만남의 표현을 손가락이 서로 닿는 모습으로 표출했다. 정말 감동적이다. 이는 CF에도 많이 나왔다.
화가는 하느님을 인자하고 엄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신의 주변에 그려진 구름은 뇌의 모양을 하고 있어 화가는 '인간은 신의
머리에서 나왔다"라고 생각한 것 같다.
망원경 꼭 지참하길...
13. 최후의 심판
미켈란첼로의 천지창조이래 24년만에 그린 그림. 총 391명이 등장하여 인간이 취할 수 있는 모든 동작을 보여주고 잇다. 단테의 신곡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최후의 날에 인간을 심판하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예수의 얼굴은 아폴로에서, 몸은 토르소에서 따왔다. 마리아는
너무 무서워 고개를 돌리고 있고 베드로는 천국의 열쇠를 들고 있다. 충격 그 자체다.
14. 천사의 성
서기 135년 황제의 묘를 쓰기 위해 만들었지만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인다. 인포메이션 센타에서 로마시내 지도를 한 장 얻고 시내를
돌아보았다. 노천 식당에서 이태리 피자와 라자니아로 배를 좀 채우고 걷는다. 오늘도 정처없이...
15. 꼬르소 거리와 콘또비 거리
구찌, 루비똥, 발렌티노, 그밖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본산지다. 이태리답게 여자들은 세련되었다. 남자도 마찬가지로 겉멋만 들어서..
어쨌든 세계 유행의 본산지라 말 할 정도로 젊은이들은 세련되었다. 교통은 우리 나라보다 더 무질서하다. 오토바이가 무자비하게 질주한다. 치한도
안심할 수 없다. 겁이 날 지경이다.
이 가게 저 가게 기웃거리다 스위스에서 만난 여대생을 또 만났다. 너무나 반가 왔다. 유럽에서
2번을 만나다니...하긴 백두산에서 잃어버린 친척을 만났다고 하니...우리 나라도 남대문시장에서 일본인끼리 만날 수 없으리란 법도 없으니
말이다. 한 여학생은 너무 심한 반점이 나있었다.
이 여자들 죽이 맞아 우리네 명동의류매장 같은 곳에 가서 이 옷 저 옷 입어 본다.
"이 옷 너무 예쁘지."
"언니 너무 잘 어울려"
"너무 싸다. 그치"
못 말린다. 나는 한국에서도 아내와 백화점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밖에서 20여분 기다리면 부화가 치오른다. 이 짧은 여정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껴 유적지를 접해야하는데...
보통 유럽여행시 여행파트너가 맘에 안들어 헤어지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마누라니 버리고 갈 수 도 없고,,,,그래 참자.
시계점에 들렀다. 5만원인데 팔찌모양이다. 마누라 시계 고르는데 10분, 시계줄 맞추는데 10분 드디어 폭발했다. 시계방 주인이고
뭐고.. 한국남자의 속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아내는 입이 튀어나와 나와 떨어져서 다닌다. 관광이고 뭐고 다 때려 치우겠다고 한다.
간신히 위로하고..... 그래 옷 많이 봐라....
다시 한 옷가게에 들렀다. 기다리다 지쳐 옷가게에 있는 의자에 앉았는데 옷
2벌을 들고 내게 다가와
" 어느 옷이 예뻐?"
귀찮아서
" 이거-"
했더니 옆에 있던 이태리 여자가 씩 웃는다.
'어쩜 패선 감각이 그렇게도 없니..' 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아내는 내가 고른 옷을 샀다. 어쨌든 'SALE'란 딱지만 봐도
겁이 난다.
16. 포폴로 광장
기원전 13세기 이집트에서 약탈해온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수 갈래 길이 만나는 곳이다.
우리네 남대문과 같이 로마로 들어오는 초입길이다. 현란한 조각들로 가득 차있다. 워낙 조각품이 많다 보니 솔직이 지겨울 정도다.
17.스페인계단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계단을 내려오는 곳이 바로 여기다.
그러나 주변에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없었다.
꼬르세 거리까지 가긴 귀찮고 아내는 오드리 햅번과는 너무 달랐기에 먹기를 포기했다.
아내는 " 아이스크림 먹느니 티셔츠 한 장 더
살래..." 아주 옷에 환장 했구만..
원래 17세기 스페인 대사관이 있던 자리다. 각국의 배낭족들이 계단을 차지하고있어 간신히 올랐다.
별 희안한 머리를 하고 있는 젊은이들. 강렬하게 키스하는 연인들, 쇠사슬을 가지고 다니는 히피족등 하여튼 젊음이 가득 차 있다.
이곳엔
분수가 하나있는데 유명한 건축가 베르니니가 설계한 것이다. 배 모양을 하고 있다. 이곳 사람은 분수 물을 그냥 받아 마시길래 나도 똑같이
마실려다가 옷이 젖었다. 이것도 기술이 필요하네...
18. 트레비 분수
너무나 청순한 오르리 헵번의 갸날픈 어깨너머로 내던지는 동전.
하나를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오게되고,
두 개를 던지면 사랑이 이루어 진다나...
한 개만 던졌다.
성난 파도의 바다와 신인 포세이돈의 역동적 모습...한때 전쟁을 나가는 병사에게 이 분수의 물을 떠주면 애인이 변심하지 않는다고 한다.
엄청난 수량과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붉은색 조명과 어우러진 대리석과 물빛이 조화를 이루는 야경은 정말 잊을 수 없다.
19. 로마의 거리
민박집까지 버스도 있지만 로마에 밤거리를 활보했다. 달리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무섭지만 우린 로마의 밤을 만끽하고 싶었다. 중간에 목이
마르면 곳곳이 놓여 있는 분수의 물을 마셨다.
'쉬' 하고 싶으면 맥도날드에 가서 볼 일보고.
걷고 또 쉬고..또 걷고 이렇게
로마의 밤은 깊어간다.
숙소로 돌아가 뻗었다. 내일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