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동기 ‘동정심’서 ‘행복나눔’으로
(::한국의 기부문화 어디까지 왔나::) 본격적인 나눔의 계절이 돌아왔다. 연말을 앞두고 어김없이 등장한 거리의 모금함에도 정성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기부활동 참가율이 갈수록 늘고 있고, 나눔을 시민의 책임이자 기쁨으로 여기는 건강한 시민정신이 확산되는 등 한국의 기부문화는 점점 성숙해지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부의 30%가 11월에 편중된다. 연말정산용 기부금 영수증을 챙기려는 계산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추운 계절, 눈물 나는 사연에만 동정심이 발동하는 일회성 감성적 기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국인의 기부성적표 = 최근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발표한 ‘한국인의 기부지수’에 따르면, 2005년 한 해 동안 기 부한 적이 있다는 답변이 68.6%에 달했다. 이는 전국의 성인남녀 1005명을 일 대 일 면접조사한 결과로 교회 등 종교기관에 대한 기부 행위는 제외한 것이다. 기부활동 참가율은 지난 2001년 48.0%, 2003년 64.3%에 이어 상승세가 이어졌고 국민 3명 중 2명 이상이 타인을 위해 돈을 내놓은 셈이다. 1인당 평균 기부액은 7만305원이었다. 이는 2003년 5만7859원보 다 21.5% 증가한 액수다. 남성(평균 9만원)보다는 여성(11만4000원), 화이트 칼라(11만4000원)보다는 자영업자(14만1000원)의 기부 액수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30대(12만6000원)가 기부를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 기부 액수가 경조사비 지출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번 조사에서 성인 74.2%가 지난해 부조금을 냈다고 답했고 연평균 지출 액수는 52만4000원으로 기부 액수의 7.4 배에 달했다. 참고로 미국민 한 사람의 평균기부액은 641달러에 이른다. 기부활동의 동기(복수응답)로는 동정심(60.2%)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지만, 나눔을 실천하는 가족의 전통과 문화가 있기 때문(41.9%)이라는 응답도 많았다. 또한 시민으로서의 사회에 대한 책임감(40.1%), 개인적인 행복감(36.8%) 때문에 기부활동에 참가했다는 응답자가 종교적 신념(16.8%)이 동기가 됐다는 이들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동적인 사연, 톡톡 튀는 아이디어 = 기부단체 관계자들은 얼굴 없는 천사와 개미 기부자가 늘고 있다는 점, 기부자들의 연령이 어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기부문화의 미래가 밝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어도 나눔을 기쁨이자 일상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재단의 한 관계자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기부자로 가난한 사회복지사 부부를 손꼽았다. 아내가 기부 보험에 가입해 사망 보험금의 수혜자를 아름다운재단으로 설정해 놓았는데 올해 둘째아이를 출산하다가 목숨을 잃게 된 것. 사회복지사 부부의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렵다는 것을 안 재단 관계자들은 보험금을 돌려줄 생각도 했지만 두 아이를 홀로 키우게 된 남편은 아내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한 영화관에도 가지 않고 용돈을 모아 한달에 1만2100원씩 기 부보험금을 내고 있는 중학생, 영어경시대회에서 받은 상금 100 만원을 모두 기부한 고등학생 등 아름다운 청소년들의 사례도 많았다. 기업차원의 기부활동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나눔의 기쁨을 배 가하는 사례들이 눈길을 끈다.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음료수를 마실 때마다 한푼두푼 정성을 모으자는 직원들의 아이디어에 따라 양심냉장고를 운영하는 기업, 직원들이 솜사탕을 직접 만들어 판매한 기금을 꼬박꼬박 모아오는 회사도 있다. 아름다운재단 관계자는 “기부활동에 직원들이 적극 참여하는 기업은 동료애 와 회사에 대한 자긍심도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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