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 갈라져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나는 두 길을 갈 수 없는
한 사람의 나그네라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덤불 속으로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길을 택했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 걸은 자취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걸으므로 해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입니다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 적어
아무에게도 더럽혀지지 않은 채 묻혀 있었습니다.
아, 나는 뒷날을 위해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다른 길에 이어져 끝이 없으므로
내가 다시 여기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갈라져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것으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프루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읽어보았습니다.
살아가면서 전인미답의 땅을 가는것,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마음의 유목민은 가능하고, 경계와 경계를 넘어 가는 그 생의 흔적은
우리로 하여금 희망을 주는 힘이 된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 생은 힘들긴 하지만
그래서 또 다른 방식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지만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은......
바로 제가 삼십대 중반에 서 있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 하루도 잘 지내시구요.
출처 : 김홍기의 문화의 제국
글쓴이 : 김홍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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