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의 이미지는 비록 그 속에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다 하더라도 자유 연상에 의해 표현된다. 1926년 마드리드 미술학교의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고딕식의 성모 마리아를 충실하게 그려올 것을 과제로 내 주었을 때 젊은 실바도르는 선생님이 요구한 성모의 모습이 아니라 상품광고 카다로그에 나타난 모델과 저울을 그렸다. 이는 "분출되는 이미지의 갑작스러운 오브제로의 변신, 물신 숭배를 의미하는 주술적, 시각적 환영"의 발현이라 하겠다. 그러나 때때로 달리는 꿈을 거의 문학적으로 그렸는데 그러한 작품들은 잠에서 깨어나 캔버스에 옮기려 분투하는 화가에 의해서 기억되어져 다소 근거가 확실한 플롯으로 구성된 환영들이다. 종종 이러한 그림에서는 환영의 증인과도 같은 어린 소년의 이미지가 등장하는데 이는 유년 시절로 회귀하려는 화가의 꿈과 잠재 의식의 비유로 나타난다. 달리는 열 살 때 피게라스 근처의 농가인 몰리 데 라 토라에서 여름을 보내게 되는데 이곳은 음악가이자 예술가 집안인 피조트 가의 소유로, 달리는 이 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화가가 될 것을 결심한다. 이 때 그는 라몬 피조트를 통하여 인상주의와 19세기 말 프랑스 회화를 알 게 되었다. 이같은 연관으로 달리는 몇 년 후 그의 가족 중 할머니와 누나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하였으나 무엇보다도 그는 카다케스의 해변 풍경과 그 주위 환경들을 많이 그렸다. 이런 소재는 그의 긴 화업을 통하여 사라지지 않는데 어린 시절 달리의 기억 속의 풍경과 주위 상황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달리는 이런 류의 작품을 제작하면서 여러 가지 기법을 서로 비교하여 사용하였다. 그 당시 카탈루냐 지방의 회화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나 무엇보다도 그의 묘사력이 탁월했으며 재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이미 청년기에 이르기도 전에 구성에 있어서 숙련된 솜씨를 보여주었다. 1925년과 1926년, 아직 20살도 채 되지 않은 나이로 바르셀로나에서 아주 지명도 있는 달마우 화랑에서 그에게 두 번의 첫 개인전을 개최해 준 것도 우연은 아니다. 1921년 마드리드에 와서 달리는 입체주의와 미래주의에 의해 도입된 미술의 신경향을 잘 알 게 되었다. 그는 부엇보다도 입체주의에 관심을 가졌는데 특히 후안 그리의 회화에 큰 관심을 가졌다. 젊은 화가로서 아방가르드의 어머격한 훈련과 기술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상해 할 일은 아니다. 아방가르드에 대한 충동은 마드리드 학생 기숙사에 있는 친구들과 공유하였다. 루이스 부뉴엘, 페르리코 가르시아 로르카가 그들인데 이들은 너무나 열정적이어서 혼란스러울 정도의 관계를 유지하였다. 달리는 입체주의의 회화적 실험을 계속 하면서도 피카소의 유사한 형식의 육중한 인물들이 표현된 고전주의적 경향과 지중해적 풍경화풍 역시 포기하지 않는데 그는 1926년 첫 파리 여행 동안 존경하는 파카소를 방문하게 된다. |
비록 1929년까지 브르통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초현실주의는 오래전부터 달리의 그림에 정착되어 있었다. 이런 경향은 <썩은 당나귀>, <세니시타스>, 또는 <피는 꿀보다 더 달콤하다>라는 작품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름의 시작>으로 증명된다. 달리의 전형적인 주제는 부패나 음식물과 같은 주제가 이미 작품들 속에서 나타나며, 조르조 데 키리코와 발로리 플라스티시와 같은 형이상학적 작품을 제작한 이탈리아 화가의 영향이 느껴진다. 달리는 존경과 환영을 받으며 프랑스 초현실주의자들의 대열에 합류하였고 곧 그룹안에서 가장 탁월한 화가로 변모하였다. 1929년 파리의 카미유 괴망스 화랑에서 열린 첫 전시와, 같은 해 <안달루시아의 개>의 첫 상영은 아무도 제어할 수 없는 성공적인 화가로서의 출발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 달빛 아래의 정물화, 1927
달리는 탁자 위에 놓인 두상과 화병, 또는 물고기와 괴상한 기타와 같은 초현실주의적 전통의 요소를 도입시키기 위해 큐비즘적 화면을 이용하고 있다. 달은 가르시아 로르카의 시 세계에서 반복되는 이미지로 직각으로 배치된 두 개의 선을 통하여 우리의 시선을 펜으로 인도하는데 이 펜은 시인을 직접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 소름의 시작, 1928
초기 작품들 중에서 완전히 초현시리주의적인 성향을 띤 작품 중의 하나. 달걀 노른자처럼 끈끈하고 내장과 같이 부드러운 형태는 도망가는 선들, 글자, 그리고 숫자에 의해 표현된 엄격한 기하학적 공간의 도식 안에서 분배된다. 사물들의 정확한 표현과 재현된 내용 안에서의 비현실성의 혼합은 달리의 이후 모든 작품들에 있어서 기본적인 골격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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