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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러시아의 영토였지만 크리미아전쟁으로 재정 궁핍을 겪은 러시아가 ‘헐값에’ 미국에 팔아버린 땅, 그리고 그 땅을 굳건히 지키는 에스키모인들. 북미 대륙 서북쪽에 위치한 미국의 49번째 주(州). 우리나라의 7배에 달하는 면적이지만 인구는 고작 50만 명밖에 되지 않는 극지(劇地)…. |
학창 시절, 세계사 교과서의 한 줄을 장식했던 알래스카의 역사는 산과 빙하, 숲과 호수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알래스카의 웅대한 대자연의 드라마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황량한 툰드라와 대빙하에 뒤덮인 불모의 땅으로 알려져 있지만, 알래스카는 무한한 부존 자원과 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매년 엄청난 관광객이 모여든다. 뜨거운 태양을 피해 여름철에도 설원으로 뒤덮인 알래스카를 찾는 이들도 많지만, 알래스카는 극한(極寒)에 찾아야 더욱 낭만적인 여행지 중의 하나이다. 알래스카의 겨울이 특별한 이유는 밤을 밝히는 환상의 오로라와 낮을 채우는 아기자기한 겨울 레포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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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어두운 밤을 밝히는 오로라가 있기 때문이다. 오로라의 향연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앵커리지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알래스카 제2의 도시, 페어뱅크스(Fairbanks)까지 가야 한다. 이곳 사람들에 따르면 페어뱅크스에서 3일 정도 머무르면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90%를 넘는데, 12월 이후가 되면 2일 정도만 있어도 오로라를 목격할 수 있다고 하니 3~4일 정도 머무른다면 확률 100%를 기대해도 좋다. 인류보다 오랜 시간을 지구에 출현했을 오로라는 그 나이만큼이나 많은 이야깃거리를 품고 있다. 극지방에 사는 원주민들은 오로라의 색을 보고 길흉을 점치기도 했고, 오로라를 보면 부자가 된다거나 귀한 아이를 얻는다고도 한다.
오로라는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활발히 운동하며, 불빛이 적은 산 위 북쪽 하늘에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오로라를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페어뱅크스의 전망대로는 치나 마운틴 뷰(Chena Mountain View)와 오로라 보레알리스 로지(Aurora Borealis Lodge), 스키랜드(Skiland)가 유명하다. 치나 마운틴 뷰에는 몽골식 겔이 준비되어 있는데, 널찍한 천막 안으로 따뜻한 음료와 난로가 여행자들의 추위를 덜어준다. 겔의 조그만 창문으로 새어나오는 빛 외에 어떠한 불빛도 없는 설산은 묘한 운치를 더한다. 조금 더 산길을 오르면 가장 큰 전망대인 스키랜드를 만날 수 있다. 여러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원하는 장소에서 오로라를 기다릴 수 있다. 맑은 날에는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도 목격할 수 있다. 어릴 적 에스키모인들의 둥근 이글루 내부를 상상해 본 사람이라면 알래스카에 얼음으로 지어진 건축물 하나는 기대하기 마련이다. 얼음 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아이스 박물관’은 페어뱅크스만의 자랑이다. 아이스 박물관은 ‘아이스 호텔’ 안에 들어갈 여러 소품과 장식품을 만드는 공예의 공간이자 아이스 호텔의 설립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의 장으로,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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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남쪽으로 이동하면 빙하로 인해 침식된 피오르드 지형을 쉽게 볼 수 있다. 공룡의 발처럼 들쭉날쭉한 산 끝이 바다와 닿아 있고 일부에는 커다란 빙하가 서서히 흘러 내려오기도 한다. 키나이(Kenai)로 향하는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엑시트 글래셔(Exit Glacier)는 ‘자연 작용에 의해 빙하가 내려오는 길목’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작은 유빙이 떠다니고 수백 미터에 달하는 빙하가 수직 벽을 이루고 있다. 알래스카에서 가장 대표적인 빙하는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 빙하(Prince William Sound Glacier)로, 워낙 커다란 크기의 빙하 지역이기 때문에 시워드(Seward), 휘티어(Whittier), 밸디즈(Valdez) 등의 도시에서 바라본 모습이 각기 다르다. 휘티어로 가는 길목에서도 포티지 글래셔(Portage Glacier)라는 작고 예쁜 빙하를 감상할 수 있다. 초록의 자연과 짙푸른 하늘, 그리고 백색 빙하의 조화가 알래스카 빙하의 전형을 보여준다.
휘티어는 규모가 작은 항구 도시로, 작은 요트부터 커다란 유람선까지 각종 배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 빙하의 유람선 투어는 약 6시간이 소요되는데, 바다에 떠 있는 흰 얼음 조각들과 푸른 하늘이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알래스카, 그리고 휘티어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이다. 빙하 주변에는 해달, 물개, 고래, 흰머리독수리 그리고 퍼핀 같은 여러 종의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생태계의 보고’라는 외지의 평가가 무색하지 않다. 워낙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유람선 투어만으로 도시 전체를 관광할 수 있는 것도 휘티어만의 매력. 유람선이 배기치 타워, 스몰보트 항구 등 휘티어의 명소들을 모두 경유하기 때문에 여행지로서는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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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 주 남부의 쿡 만에 있는 앵커리지(Anchorage)는 알래스카 내륙, 미국 본토, 북미 서부, 북유럽, 극동지방을 잇는 항공로의 중요한 접점으로 세계 하늘의 십자로라고 불리었다. 볼거리가 풍부해 알래스카 관광의 중심지이기도 한데, 그중에서 1778년 방문한 쿡 선장을 기념해서 세운 캡틴 쿡 기념비, 알래스카 동물원과 데낵리 국립공원, 근교의 마타누스카 계곡(Matanuska Valley)은 빼놓을 수 없는 알래스카의 대표적인 명소. 앵커리지 외곽 지역에는 올림픽경기장 수준의 리조트인 알리에스카 리조트, 금을 직접 채취해 볼 수 있는 크로우 크릭 광산 등이 있다. 또한 앵커리지에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축제가 열려 1년 내내 관광객들이 몰려드는데, 봄에는 개썰매 경주, 알래스카 봄축제가, 가을에는 알래스카 민속무용 페스티벌이, 겨울에는 퍼 랑데부(Fur Rendezvous), 얼음 조각 축제 등이 열린다.
‘알래스카의 리틀 스위스’로 불리는 아름다운 도시, 밸디즈(Valdez)는 알래스카 경제에 매우 중요한 도시이다. 알래스카 북쪽 끝에 위치한 푸르도 베이(Prudhoe Bay)에서 시추한 원유를 8백 마일 길이의 원유 파이프를 통해 운반해서 밸디즈 항을 통해 미국 본토로 운반하기 때문이다. 이 운송 파이프는 1977년 6월에 완공되었는데, 7만 8천개의 버팀목이 파이프를 받치고 있으며 파이프 주위에 554개의 동물용 통로(Eco Tunnel)를 만들어 놓아 파이프가 지나가는 곳곳이 모두 관광 명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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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남동쪽을 따라 형성된 자연유산 지역은 글래셔 만, 클루에인, 랭걸세인트일라이어스, 타첸시니앨섹 자연공원에 걸쳐 있는 거대한 산악국립공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이 국립공원은 웅장한 산악지대와 빙하지역을 중심으로 산림과 평원이 끝없이 펼쳐진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비경과 우리에겐 낯설기만 한 동식물들이 관광객들의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넓디넓은 공간에 흩어져 있는 볼거리를 효과적으로 둘러보려면 알래스카 만과 글래셔 만을 따라 운행하는 유람선 크루즈가 제격이다.
유람선을 타고도 하루가 꼬박 걸리는 알래스카의 거점도시 주노(Juneau)는 앵커리지보다 규모는 작지만 알래스카 주의 행정수도인 까닭에 연중 내내 사람들로 붐빈다. 이 도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자연 탐험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글래셔 만에 인접한 타첸시니앨섹 자연공원에서 서식하는 포유류를 찾아 떠나는 보트 투어. 작은 보트를 타고 타첸시니앨섹 자연공원으로 접어들면 미국의 국조(國鳥)인 흰머리독수리를 비롯해 범고래와 흑등고래, 바다표범 등을 만날 수 있다. 행운이 따라준다면 거대한 범고래와 흑등고래가 하늘을 향해 꼬리를 쳐 올리는 멋진 광경도 포착할 수 있다. 두 번째 코스는 주노 외곽에 위치한 맨덴홀 빙하다. 4,000여 개에 달하는 빙하가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알래스카이지만, 사계절 어느 때보다 쉽게 접근해 그 위를 걸으며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은 맨덴홀을 비롯해 몇 군데 안 된다. 세 번째는 헬리콥터와 경비행기를 타고 랭걸세인트일라이어스 자연공원으로 이동해 연어 사냥꾼으로 알려진 알래스카 불곰,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순록 등을 찾아다니는 동물 투어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투어는 광활한 알래스카를 관람하는 가장 좋은 방법. ‘때 묻지 않았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코스이다.
출처 ; La 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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