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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원더풀! 세계의 비경]아프리카 <2>블라이드리버 캐니언

[원더풀! 세계의 비경]아프리카 <2>블라이드리버 캐니언



헬기에서 내려다 본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 거대한 단층애를 형성한 고원의 산악에서 생성된 이 협곡은 폭 lkm에 깊이가 600~800m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알려졌다. -음푸말랑가=조성하기자
저명한 영국의 아프리카 사학자인 롤랜드 올리버(런던대 명예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는 아프리카에서 왔을 것”이라고. 최근 디스커버리 채널에서도 현생인류의 DNA를 매개로 인류 발달사를 연구해온 학자들이 같은 결과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인류의 원조는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검은 피부로 현재의 다양한 피부색은 장구한 이동과정에서 변화한 것이라고.

동물과 구별되는 첫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뼈가 발견된 곳은 아프리카 고원지대인 에티오피아와 트란스발(남아공). 400만∼150만년 전 이 고인류는 에티오피아에서 희망봉에 이르는 대륙 동부 고원의 사바나(Savanna·아열대기후의 초원)에서 산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고인류의 주 거주지가 사바나인 이유는 이렇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다양한 종의 야생 동물이 많아 수렵채취생활을 한 고인류에게 생존의 터전이 되었기 때문.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가 그 200만년간 인류 발전의 중심이 된 것도 이런 풍부한 자원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아프리카 사파리투어는 단순한 동물관찰 재미에만 그치지 않는다. 인류 탄생의 텃밭을 찾아 당시 역사를 더듬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여행이 아닐까.

○ 세계 3대 협곡중 하나

남아공의 거대한 협곡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은 현생인류의 모태인 사바나의 일부다. 그랜드 캐니언(미국 애리조나주)에 이어 규모상 세계에서 세 번째쯤 된다는 이 협곡. 그러나 우리에게는 전혀 생소하다. 그런 이곳을 보자면 협곡을 형성한 지형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 대륙 동부는 해안(인도양)의 좁은 평야를 빼고는 해발 1000∼3000m의 고산지대. 그 고산지대는 인도양과 대서양의 두 대양을 동서 양편에 두루 거느린 대륙남단 남아공도 통과하는데 그 주맥은 드라켄스버그 산맥이다. 폭 60∼200km의 이 거대한 단층애(斷層崖·단층면이 드러난 급경사의 낭떠러지)는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달리는데 남아공의 경제 및 교통중심지이자 아프리카 대륙 최대 도시인 요하네스버그는 이 고산지대가 형성한 내륙고원의 도시(해발 1740m)다.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은 이 요하네스버그에서 동편 500km 거리의 크루거 국립공원 서편으로 공원에서는 자동차로 2시간 거리. 협곡은 드라켄스버그 산맥의 지맥이 저지대의 크루거 국립공원 초원지대로 잦아드는 단층애의 뒤편 산악에 숨겨져 있다.

이 단층애의 고원산악에 오르면 고원의 초원(하이벨트)과 단층애 아래로 펼쳐진 저지대의 초원(로벨트)의 풍경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그곳 여행은 ‘파노라마루트’라는 관광도로를 따르게 되는데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은 이 루트가 끝나면서 이어진다. 협곡의 비경은 도로변 세 곳에 마련한 전망대에서 볼 수 있고 20여분만 오르면 발아래 펼쳐진 강과 협곡이 내려다보인다.

이번에는 자동차 대신 헬기를 이용해 협곡을 여행했다. 출발지는 크루거 국립공원의 사비사비 리조트. 오전 9시 리조트 전용 비행장에 헬기가 도착했다. 프로펠러 굉음에 놀란 기린 두 마리가 저만치 달아나는 것을 보며 멀리 단층애가 병풍처럼 갈색의 대지를 두른 산악을 향해 이륙했다.

산악의 위나 아래나 모두 사바나지만 공중에서 내려다보니 그 식생은 판이했다. 크루거 국립공원과 함께 동부(모잠비크) 인도양까지 펼쳐진 저지대 초원은 갈색인데 반해 산악에 의해 형성된 서쪽 고원의 초원은 온통 초록 일색이다. 인도양의 고온다습한 바람이 상승하면서 많은 비를 뿌린 덕분이리라.

○ 사바나 파노라마 장관

단층애는 리조트에서 빤히 바라다 보이지만 헬기로도 30분이나 걸리는 먼 거리. 산정을 넘자 단층애 절벽 뒤에 숨겨진 협곡이 드러났다. 그랜드 캐니언을 연상케 하는 폭 1km의 거대한 협곡. 수직 600∼800m 아래로 흐르는 강은 아직 해가 들지 않아 잘 보이지 않는다.

헬기가 급격히 기울면서 원뿔형 봉우리를 270도 회전한다. 물돌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번에는 고도를 낮추고 협곡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벽 사이를 고속으로 비행하는 헬기로 둘러본 협곡 양편과 바닥. 정면의 폭포를 향해 돌진하던 헬기는 폭포 앞에서 급상승해 협곡을 빠져나왔다. 전망대와 함께 하이벨트의 초원이 보였다.

헬기투어는 예서 끝나지 않았다. 하이벨트 위를 비행하며 거대한 단층애의 고원 곳곳을 보여준다. 저 멀리 크루거 국립공원의 로벨트와 달리 푸른 숲과 밭작물로 온통 푸르게 뒤덮인 하이벨트는 물론, 전망 좋은 단층애의 가장자리를 달리는 아름다운 도로 풍경을 보여주었다.

산악에 의해 형성된 서로 다른 두 개의 사바나 풍경을 대비시켜 보여주는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의 헬기투어는 인류의 발상지 아프리카를 이해하는 데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음푸말랑가(남아공)=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 여행정보

▽찾아가기 △남아공:직항 편은 없다. 홍콩에서 사우스아프리칸 항공(홍콩↔요하네스버그 직항·11시간30분 소요·www.flysaa.com) 이용. 한국사무소 02-775-4697∼8 △사비사비 리조트: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리조트 직행 경비행기(1시간30분 소요) 혹은 국내선으로 넬스푸르트(1시간 소요)로 이동, 자동차 이용(1시간40분 소요). 렌터카로는 6시간 소요(500km). 블라이드 리버 캐니언 헬기투어는 사비사비 리조트에 문의.

▽홈페이지 △크루거국립공원:www.sanparks.org △사비사비 리조트:www.sabisabi.com

▽패키지 여행상품=사비사비 리조트의 사파리를 포함한 아프리카 여행상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가격은 일정별로 천차만별. 인터아프리카(www.interafrica.co.kr) 02-775-7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