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en fish
폴클레의 그림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이 단조롭고도 낙서같은 색채의 지루함에 거부감이 치밀었다. 독일을 보고 시체냄새가 난다고 폴클레는 일갈했는데, 나는 폴클레의 그림을 보며 시체 냄새를 느꼈다. 어쩌면 미쳐버린 세상에 대하 작위적 풍자가 되는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칸딘스키 풍의 그림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는다. 내용보다는 형식이 앞서고, 무언가 극단적으로 과장되고 비약된 추상같은 게 맘에 들지 않는다. 덜 치밀하고 덜 열정적이고 결코 충분한 드라마적 회환의 정교함은 없으나, 나름대로 충분히 눈길은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차마 미련을 떨치지 못해 보면 일종의 정지감 같은 흡인력은 묘하다. 실제 악의 꽃 집필 중 폴클레의 그림을 유독 반복해서 열람해 본 걸로 기억된다. 그때는 마치 내가 딴사람이 된양 그림에 취했다. 이 노이드적 증후는 나만 느끼는 걸까? 많은 분들이 그의 작품에서 신비한 생명력의 환희를 느낀다고 하는데, 나는 음산한 감흥만 느낀다.
2006. 4. 13
새벽
출처 : 히틀러 ( 비극의탄생 )
글쓴이 : 각혈의 새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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