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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배가본드

[스크랩] 준비 3 - 마흔에도 쉰에도 떠날 수 있다


 

 

마흔에도 떠날 수 있다

 

내가 처음으로 배낭을 매고 여행을 떠난 것은 1994년의 일이다. 우리 나이로 치자면 마흔이 되던 해이다. 혼자 가는 배낭 여행이라 무척 떨리고 겁이 나기도 했지만 한번 다녀오고 나니까 간 덩어리가 살살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몇 번을 다녀보고 나서 알게된 사실인데 배낭여행을 하려면 일단 다음 3가지 문제를 먼저 해결해두고 떠나야 한다. 다음 3가지를 반드시 국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고생을 하게 된다.


첫째, 음식을 국제화하라!


먹는 음식을 가지고 가리거나 까다로운 사람은 적어도 배낭 여행만은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는 하루라도 김치를 안 먹으면 못 견뎌."
"된장찌개 없으면 밥이 안 넘어가."
"'그렇게 지저분한 음식을 어떻게 먹어."


그런 식으로 음식 까탈을 부리는 사람들은 여행하기가 곤란해진다.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기보다는 도리어 다른 나라 음식을 즐기는 자세가 되어 '다음 끼니를 무슨 음식으로 어떻게 맛있게 먹을까'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진다면 도리어 식사시간이 기다려지고 살맛이 넘쳐흐르게 되고 결국에는 활기찬 여행이 되는 법이다.


너무 음식가지고 쫀쫀하게 굴거나 두려워 말라! 음식 타령하는 그런 분들은 이 땅에 태어난 것을 영광으로 여기고 여기에서 등 따뜻하고 배부른 것만 추구하면 된다.

 

 



둘째, 잠자리를 국제화하라!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남자인가? 그렇다면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잠자리에 대한 걱정을 일단 접어라.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여자인가? 그렇다면 역시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지금 하는 이야기를 아주 명심해서 기억하고 잊어버리지 않도록 하라.


어떤 사람들은 하룻밤 잠자리에서 침대의 푹신함과 시트의 깨끗함을 따지고 분위기를 찾고 안전함을 요구한다. 다 맞는 말이며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옳은 이야기다. 집을 떠나는 그 순간부터 모든 환경이 달라지고 잠자리, 먹거리, 식구 구성원이 달라지니 고생일 수밖에 없다.


남자라면 성추행이나 성폭행 혹은 얼굴 화장, 화장실 사용 문제에서 여자들보다 조금 더 유리하다라고 볼 수 있다. 즉 노숙을 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조금 낫다는 것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요즘 세상에는 남자도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있다. 남자이기에 여자보다 더 안전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배낭여행이라니까 어떤 분들은 텐트도 가지고 가느냐고 묻기도 한다. 간이텐트가 있다면 더 좋은 일이지만 괜히 배낭무게만 더 나가고 등뼈만 더 휘게 된다. 우리 나라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여행을 나선 분들 가운데 돈이 많은 사람들은 호텔에서 자게된다. 분위기도 좋고 시설도 좋으며 아주 안전한 대신 돈이 많이 든다. 호텔이라고 해도 등급에 따라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특급 호텔에서 잘 수 있는가 하면 무궁화 하나 짜리 호텔에 머물 수도 있다. 물론 등급이 낮을수록 돈이 적게 든다는 것이 상식이다.

 

호텔이 부담스러우면 장급 여관을 선택하면 된다. 장급 여관이라고 해도 천차만별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적인 이야기다. 그 돈도 없다면 여인숙에 가서 하룻밤을 때우면 된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민박을 할 수도 있고 유스호스텔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승용차를 가지고 하는 여행이라면 의자를 뒤로 젖혀두고 잘 수도 있다.

 

정말 돈이 없다면 사람이 많이 있는 곳에서 노숙을 하면 된다. 역이나 버스터미널 같은 곳에서 하루 잔다고 해서 흉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즉 편안함을 추구한다면 돈으로 때우면 된다는 이야기다.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호텔 없는 나라가 지구 위에 어디 있는가? 호텔이나 여관 등 여행자를 위한 숙소는 다양하게 많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동남 아시아 쪽에는 여행자를 위한 다양한 숙소가 엄청나게 발달되어 있어서 경제사정에 따라 잠자리를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다.

 

돈이 문제이지 쓸데없는 걱정을 할 요소가 없다. 남자들은 조금 험한 곳에서 자도 된다. 군대서도 버티고 텐트 치고 야영하는 경험도 있을 텐데 하룻밤 여관방인들 못 버텨내랴?


단 여자 분들은 좀더 깨끗하고 안전한 곳에서 자면 되는 것이므로 잠자리 걱정을 말라는 이야기이다. 여인숙에서 잘 것을 여관에서 자면 되고 여관이 못 미더우면 호텔로 옮기면 된다. 돈이 조금 더 들어서 탈이지만…


너무 돈, 돈 하면 사람이 돈의 노예가 되어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적당히 잠자리를 구하면 되는 것이다. 적어도 배낭여행자에게는 그렇다는 말이다. 잠자리를 가지고 까탈 부리는 사람들은 평생 이 땅에 남아 등 따습고 배부른 것 찾으면 된다. 그래도 인생이라는 시계는 같이 가는 법이니까.

출처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글쓴이 : 깜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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