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잊혀진 실크로드, 茶馬古道를 찾아서] |
불교가 종교? 티베트에선 생활이지! |
어느 마을 중심에나 사원 있고 주민들 하루 몇 번씩 방문 … ‘오체투지’ 순례하는 라마승 많아 |
글=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사진=이용한 시인 binkond@hanmail.net |
6월15일 오전 줘꿍(左貢·조공)을 출발해 빠수(八宿·팍쇼)로 향하던 길에 37세의 런줘 스님을 만났다. 그는 길 위에서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는 중이었다. 오체투지란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위가 땅에 닿도록 하는 절이다. 자기 자신을 무한히 낮추며 부처에게 존경을 표한다는 의미다. 티베트의 오체투지는 한술 더 뜬다. 절을 하면서 몸을 쭉 펴 몸 전체가 땅바닥에 닿게 한다. 더 힘든 행위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런줘 스님은 쓰촨성의 ‘타꿍’ 마을에서 라싸까지 수백km를 오체투지를 하며 가는 중이라고 했다. 이마가 닿은 위치로 두 발을 가져오고 다시 절하는 식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의 이마 한가운데에는 지름이 1cm 정도 되는 둥근 모양의 굳은살이 박혀 있다. 땅에 이마의 같은 부위가 계속해서 닿아 생긴 상처다. “1년 안에 라싸에 도착할 생각입니다. 4개월 전에 출발했지요.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마을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냥 길에서 잠을 자요.” 오늘날의 차마고도에서 라싸를 향해 말을 끌고 걸어가는 마방을 만나기란 어려웠다. 그러나 오체투지를 하며 느릿느릿 라싸를 향해 나아가는 순례자들은 여럿 만날 수 있었다. 보통은 2~3명의 라마승들이 식사와 잠자리를 돌봐주는 이들을 데리고 오체투지 여행길에 오른다. 하지만 런줘 스님은 혼자였다.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몸을 돌려 저 멀리 뒤쪽을 가리켰다. “저쪽에 수레가 있습니다. 끼니때가 되면 다시 돌아가 수레를 가지고 와서 밥을 먹지요.” 불교의 나라 티베트. 장족(藏族)이라 불리는 400만여 명의 티베트인은 문화혁명 등 중국 정부의 ‘종교박해’에도 지금까지 독특한 체계의 티베트 불교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런줘 스님과 같은 라마승뿐만 아니라 보통의 티베트인에게도 불교는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깊이 자리잡고 있는 생활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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