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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양양 남대천 ‘연어 귀향’… 맨손으로 잡기·시식회, 21일부터 축제

[레저] 양양 남대천 ‘연어 귀향’… 맨손으로 잡기·시식회, 21일부터 축제


한계령 단풍놀이 왔나,양양 송이버섯 향을 못 잊어 돌아왔나.

북태평양으로 긴 여행을 떠났던 연어가 ‘어머니의 강’ 남대천으로 회귀하기 시작했다. 한계령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중순부터 설악산 대청봉에 첫눈이 내리는 11월 말까지 강원도 양양 남대천은 연어의 귀향 행렬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지난 11일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연어는 많을 땐 하루 200∼300마리씩 무리지어 남대천 물살을 거슬러 오른다. 3∼5년 전 방류된 연어가 베링 해와 알래스카,그리고 오호츠크 해를 타원형으로 한바퀴 돌아 고향인 강원도 산골의 맑은 물줄기를 찾은 것이다.

연어의 회귀율은 0.5∼1%. 200마리 중 1∼2마리 꼴로 돌아오는 셈이니 용케도 남대천으로 회귀한 녀석들은 금의환향이나 다름없다. 매년 400만∼800만 마리의 치어를 방류하는 동해수산연구소 연어연구센터가 전망하는 올해의 회귀 연어는 약 9500마리.

갈대가 무성하고 노랑부리 백로가 허허롭게 날아오르는 남대천은 동해안의 다른 하천에 비해 연어 회귀율이 높다. 물이 맑고 바닥에 작은 자갈이 많아 산란에 좋은 조건을 갖춘 데다 치어를 많이 방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완공된 남대천 상류의 양수발전소로 인해 수량이 줄어들면서 연어 회귀율이 급감할 우려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이 늙으면 고향으로 돌아오듯 연어가 수년 동안 2만㎞에 이르는 망망대해를 떠돌다 태어난 냇가로 되돌아오는 메커니즘은 아직도 베일에 가려있다. 하지만 학자들은 모천 회귀성 어족은 땀 한 방울을 물에 타서 수백억 배로 희석시켜도 그 냄새를 알아 낼 수 있을 만큼 뛰어난 후각을 지녔기 때문에 3∼5년이 지난 후에도 정확하게 모천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일생동안 단 한번 알을 낳고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연어를 잡는 방법은 독특하다. 연어 포획장에는 강폭을 가로질러 두 줄로 그물을 세워 수로를 만들고 하류 쪽을 열어 둔다.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습성을 이용해 수로 안에 가둬 손으로 잡는 방식이다.

연어 포획은 동해에서 해가 떠오르는 이른 아침에 이뤄진다. 길이 80∼100㎝에 몸무게가 5∼8㎏인 연어는 힘도 세서 웬만큼 움켜잡지 않으면 단 한번의 몸부림으로 손아귀를 벗어난다. 남대천에서 막 건져 올린 연어가 퍼덕거리며 물방울을 튕겨내는 생생한 모습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관.

연어는 바다에 살 땐 은백색을 띤다. 하지만 산란기를 맞아 시속 45km로 북태평양 물살을 가르며 남대천에 도착한 연어는 빛깔이 얼룩덜룩한 혼인색이다. 연어는 대개 상류까지 올라와 모래나 자갈 바닥을 지느러미와 온몸으로 비벼 지름1?V,깊이 50㎝쯤 되는 구멍을 판다. 그리고 앵두색 알을 2000∼3000개 정도 낳고 수정한 후 꼬리로 자갈과 모래를 덮는다.

이때 수컷은 산란장 주변을 돌며 암컷과 알을 보호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러나 연어는 머나먼 여정으로 지친 데다 산란장을 만드느라 껍질이 모두 벗겨지고 지느러미가 부서지는 상처투성이로 ‘숭고한 죽음’을 맞는다.

양양군(033-670-2721)은 21∼22일 남대천 둔치에서 연어축제를 개최한다. 연어 맨손잡이,산천어 쪽대잡이 등 체험행사와 연어 탁본 뜨기,송천떡 떡메치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연어와 재첩요리 시식회는 물론 연어와 산천어 요리도 판매한다.

동해수산연구소 연어연구센터(033-672-3729)는 연어 포획기간인 10월10일부터 11월 30일까지 양양 손양면 부녀회를 통해 채란이 끝난 연어를 판매한다. 연어 3마리에 1만원,구이 1조각에 3000원. 7번 국도에서 연어연구센터로 진입하는 도로 변에 위치한 송이골(033-672-8040)은 송이덮밥이 맛있다. 대명리조트의 쏠비치 해양리조트 건설공사가 한창인 남대천 아래 소산리 해변은 동해가 숨겨놓은 가장 아름다운 바닷가.양양=글?사진 박강섭 기자 kspark@kmib?jco?j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