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가 먹고 싶었다.
그럼 떠나야지 별 수있나!
전철타면 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중국 - 인천 신포동으로
3년 전 작은 아이와 중국 배낭여행을 할 때도 만두집만 보면 어김없이 들어가 맛을 보았다.
등소평이 좋아했다는 천진의 그 유명한 구불리 만두집부터 시작하여 북경, 상해를 거치면서
별별 만두를 다 먹어보았지만 어릴 때 먹었던 집 앞 춘성루 만두같은 맛은 찾을 수 없었다.
작은 녀석이 볼멘 소리를 했다. "아빤 만두집만 보면 참지를 못허셔!"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그 춘성루 아저씨의 고향이 산동성이랬지.
그렇다면 신포동 산동만두가 그 맛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니
냉큼 인천가는 전철에 올라탔다.
신포동 시장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신포시장 골목 맨 끄트머리에서 드디어 산동만두 집 발견
맞어!
첫 눈에 봐도 춘성루 그 집 만두랑 닮았네.
이제 만두를 깨물어 짭쪼름한 국물만 나오면 되는디...
우선 막 쪄낸 만두 10개 포장.
맞어! 풍선빵.(공갈빵이라고 써있드만 아무래도...)
그 춘성루에서도 깨 고슬고슬하게 얹은 깨바람빵을 구어냈지.
안 쪽에는 흑설탕 국물이 녹아 붙어 있었고 말여.
찐빵에 중국빵 그리고 바람빵까지 골고루 한 개씩 포장.
신포시장의 또 다른 명물 - 닭강정집
시시장 입구 양말파는 할머니는 털신을 직접 뜨고 있었다.
시장통을 빠져 나가면 자유공원 아래로 펼쳐진 차이나 타운.
일본 요코하마나 코오베의 차이나 타운에 비하면 아주 초라하지만
뒤늦게나마 보존하기로 했다니 다행스러울 뿐이다.
최초로 자장면을 개발했다는 중국집 - 공화춘
인천은 우리나라 최초의 개항지로서 당시 지어진 건물들이 간간히 눈에 띈다.
일본식인 듯한 창문이 튀어 나온 이층집
살아있는 박물관이었다.
야간금고 - 80년대 은행 마감 시각 이후에 돈을 입금하던 기계.
이런 기계가 설치되었던 것으로 봐서 이 거리가 한 때 얼마나 번화했었는지 짐작되었다.
벽면을 온통 각종 병뚜껑으로 붙혀 치장한 신포동 거리 한 모퉁의 카페.
마치 노예선의 노예들처럼
멀리서 잡혀왔다고
고백하는 장어들.
구해달라는 것인지?
잡수어 달라는 것인지?
포장한 만두를 들고 썰렁한 거리 한 켠의 허름한 중국집으로 들어갔다.
만두를 맛보려면 아무래도 국물이 있는 우동이 낫겠지.
우동이 나오기 전에 우선 만두를 간장에 꾹 찍어 통째로 입 안에 넣고
몇번 돌려 씹으니 만두 속과 간장이 버물어지면서 짭쪼름한 맛이 살아났다.
아이고 맞네.
바로 이 맛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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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경인 전철 타고 동인천역에서 내리시어 옆도 보지 말고 쭈욱 직진하여 고개 넘어감.
신포동 시장 입구에 닭강정집이 있고 맨 끄트머리에 산동 만두집 있음.
차이나타운및 개항 당시 건물들은 신포시장에서 부터 중구청을 중심으로 자유공원 아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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