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요즘 “서쪽으로 가야 성공한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수도 서울에서 가까운 동쪽에 살아야 출퇴근
거리도 짧고 여러모로 편리했는데 최근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인천광역시에서 최근 집값이 비싸고 상승률이 높은 곳은 송도 신도시, 영종도, 논현
지구 등 모두 서해안에 몰려 있다.
서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부동산 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구는 서울의 서쪽에 위치한
양천구였다. 양천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34.1%로 서울 강남구(22.91%)보다 높았다. 용산구(18.16%), 서초구(17.86%),
강서구(16.04%) 등 아파트값 상승률 5위 지역 중 서쪽에 위치한 구(양천·강서구)가 두 곳이나 포함됐다.
수도권 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산본(26.73%), 평촌(23.47%), 일산(18.74%) 등 서쪽에 위치한 신도시는
분당(16.54%)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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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경제자유구역의 중심 항만이 될 당진항의 모습. 바다 건너 멀리 평택지역 항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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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판교, 분당, 용인으로 이어지는 경부 축에 이어 서울 용산에서 상암동, 마곡 지구, 인천
송도·영종 신도시로 이어지는 경인 축의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인 축은 남쪽으로는 광명시와 평촌·산본 신도시를 거쳐 경기도
화성시, 평택항으로 이어지고 북쪽으로는 일산·파주 신도시와 연결된다.
우리나라 국토의 서쪽에는 최근 10여년간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동북아 최대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했고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됐다.
영종도·송도·청라 지구 등 인천 경제자유구역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냈다. 이 지역과 서울을 연결하는 인천공항철도와 지하철 9호선은 2009년까지
개통될 예정이다. 서해안 항만도 활기를 띠고 있다. 경기도 평택항과 충청남도 대산항은 수출입 물동량이 빠르게 늘면서 부두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송도에 신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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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수출항구로 떠오르고 있는 경기도 평택항. |
수도권 이남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서쪽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충청남도는 지난 5월 도청 소재지를 대전광역시에서 서해안 태안반도에 위치한
홍성군 홍북면으로 이전하기로 확정했다. 2012년까지 홍북면과 예산군 삽교읍 일대에 신도시를 건설한 뒤 2013년 도청·교육청·경찰청을 이전할
계획이다. 충청남도의 중심이 경부고속도로 부근에서 서해안고속도로 부근으로 바뀌는 것이다.
전라남도는 이미 2005년에 도청 소재지를 광주광역시에서 서해안에 접한 무안군 남악 신도시로 이전했다. 해안가에 건설 중인 무안 국제공항과
2004년 개항한 목포 신외항을 지역 발전의 핵심 인프라로 추진하고 있다. 목포 신외항은 수심이 15m로 5만t급 선박을 접안할 수 있다. 중국
상하이까지 거리는 불과 594㎞.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수출 부두로 이용한다.
전라북도는 군산 해안가에 국내 최대의 산업단지(군장지구 4080만평)를 조성 중이다. 군산에는 GM대우자동차 공장이 있다. 또 물막이
공사를 마친 새만금 간척지를 국제 물류·산업 단지 및 관광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부처간 이해 갈등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지역 개발의 관심은 온통 서해안에 쏠려 있다.
왜 이토록 서해안에 열광하는가? 서쪽에는 개발 가능한 땅도 많지 않고 바닷물도 갯벌 때문에 누런빛을 띠지 않나?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서해 바다 건너에 있는 중국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