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유가 시대를 맞아 우리의 에너지 전략은 과거 근검절약을 독려하던 범국민 캠페인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해외유전 등을 개발, 확보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우리의 해외자원 개발 현황과 추진전략, 참여정부의 정상 자원외교의 성과 등을 4회에 걸친 시리즈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남의 땅에 묻혀있는 기름을 우리 것으로 ②해외자원 개발 6개 핵심지역 집중 공략 |
25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에서 찍은 이 두 장의 사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준다.
2차 오일쇼크가 강타했던 1980년 5월, 최규하 대통령은 급히 중동을 방문했다. 당시는 ‘안정적 원유 공급선 확보’가 가장 절박한 과제였다.
반면 지금의 외교는 우리의 자원개발 무대를 세계로 넓히는 것이다. 비록 우리 땅은 아니지만 우리 돈과 기술로 개발해서 마치 우리 것처럼 쓸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지난 5일 서울에서 제1차 한·나이지리아 자원협력위원회가 양국 장관 주재로 열렸다.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였다.
이날 나이지리아 측은 “지난 3월 정상순방 시 맺은 계약들이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패키지 딜’(package deal)을 주장했다. 자신들이 자원개발의 기회를 주었으니 한국도 약속한 개발을 신속히 진행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나이지리아 측은 물려받은 풍부한 자원으로 경제 재건의 불씨를 당기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우리 해외자원개발사업의 기회와 돌파구가 있다.
자원부국에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 전수
대다수 자원부국들은 아직 경제개발 수준과 삶의 질이 낮다. 자원판매로 ‘재원’은 확보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국가적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고, 경제개발 경험, 전문인력 등도 부족하다.
따라서 세계경제사에서 유래없는 성공을 거둔 한국형 경제개발모델이 이들에겐 경의의 대상이다. 이들은 경제개발의 필요·충분조건 중 자신에게 부족한 1%를 한국의 경험과 기술이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자원외교로 시작된 미개척 자원부국과의 교류협력의 폭이 어느 정도 확대될지 여부는 이제 우리에게 달려있다.
중국과 인도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에게 없는 무언가를 갖고 있다. 우리는 역경을 딛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 불굴의 ‘경제개발 경험’이 있고,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정부는 이들 자원부국과의 협력을 통한 사업진출 확대를 위해 관련법을 개정하고, 유전개발펀드 등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자원개발에 대한 민간의 관심을 높이고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정상 자원외교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최근 확보한 원유·가스의 예상매장량은 약 58억 배럴로, 과거 20년간의 실적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2004년 9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지난 5월까지 총 17개국을 방문, 수십 억 배럴의 대형 광구를 얻어냈다. 머지않아 우리의 자주개발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우리의 정상자원외교, 중국·일본도 큰 관심
정상 자원외교를 통한 우리의 자원확보 움직임을 대하?중국·일본 등의 관심도 크다.
이 나라 언론들은 ‘한국의 에너지 전략이익 확보와 국제 위상 제고를 위한 기반 다지기’, ‘자신들만의 이익만 챙기려 하지 않고 노하우와 경험 이전을 약속하는 먼 나라의 실용주의’ 등의 제목으로 우리의 정상자원외교를 소개하고 있다.
카오스(Chaos) 이론에 따르면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 뉴욕에 발생한 폭풍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일명 ‘나비이론’이다. 작은 변화가 대기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증폭되어 미국을 강타하는 허리케인과 같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원외교’라는 작은 몸짓 하나로 촉발된 두 나라 간 협력이 언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원외교는 관계의 시작이다.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로 만족하지 말고, 좀 더 크고 넓게 협력의 틀을 짜야 할 시점이다. 일회성 협력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협력관계로 넓혀감으로써 모든 분야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만이 국제 정치・경제의 정글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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