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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식 기숙사… 英·數 수준별 수업… 1人1技 특기교육 2002년 전교생 53명 4년만에 243명으로 올 경쟁률 10대1… 교정엔 전국 사투리
전북 완주군 화산면 화산중학교. 폐교(廢校) 위기에 놓였던 이 산골 중학교에 학생들이 몰려오고 있다. 2002년 53명이던 전교생이 올해는 4.6배인 243명으로 늘었다. 인근 전주·익산은 물론 수도권과 영남에서도 학생들이 찾아온다.
플루트로 ‘금혼식’을 연주한 2학년 박희상(14)양은 “악기 하나는 다뤄야 정서가 풍요로워진다는 선생님 말씀이 맞는 것 같다”며 “초등학교 때보다 더 열심히 연습한다”고 했다. 박외자(42) 연구기획담당 교사는 “예·체능 25개 과목을 특별활동 과목으로 정해 외부 강사를 모셔 매주 2시간씩 1인 1기(技)를 습득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방과 후 2시간씩 더 수업하고, 저녁식사 후에 3시간씩 학생들은 교실에서 자습한다. 방과 후 수업은 국·영·수 중심. 영어는 주당 총 10시간, 수학은 7시간 정도 가르친다. 영어와 수학 시간은 수준별 학습이다. 1학년 4개, 2학년 3개, 3학년은 2개 반으로 재편된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영어·수학·한문 교사와 함께 생활한다. 집이 가까운 화산면 출신 학생들만 예외다. 영국서 대학을 나오고 17년간 산 강정화(46) 교사와 이학박사 임서규(71) 교사는 기숙사에서도 영어와 수학을 가르쳐 준다. 학생들은 졸업 전에 한자도 2000자는 익혀야 한다. 3학년 강명훈(14)군은 올 봄 전주에서 전학 왔다. 그는 “빨래도 방 청소도 스스로 한다”며 “창 밖 산과 골짜기가 좋고, 학원에 오가는 시간 낭비도 없다”고 했다. 교실에선 전국 사투리가 교차한다. 아무래도 호남 출신이 많지만 수도권(43명)과 충청(17명)은 물론 영남(6명)·강원(2명)·제주(2명)에서도 진학해 왔다. 올해 신입생은 120명인데 무려 1100명이 원서를 냈다. 서류와 면접을 거쳐 선발했다. 화산중은 신입생이 몰려 위장전입사태가 빚어진 적도 있다. 그러자 교육부는 작년에 ‘자율중학교’로 지정했다.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하고, 졸업생은 전국 어느 고교건 진학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농(離農)과 학생 감소로 폐교 위기에 몰렸던 이 학교는 이렇게 회생했다. 기숙사 첫 건물은 2002년 설립자인 심의두(71) 교장이 주변 반대를 물리치고 사재를 털어 체육관을 겸한 다목적 건물로 지었다. 한때 8명으로 줄었던 교사들도 학교 살리려고 뭉쳐 수업과 생활지도에 정성을 쏟았다. 학생 수가 늘자 동문인 임동순씨가 13억원을 기탁했고, 제2 기숙사가 지어졌다. 학생들은 매일 아침 잔디운동장을 두 바퀴 돌고 명상한 뒤 수업을 시작한다. 교사나 방문객을 만날 때마다 하루 몇 차례건 고개 숙여 인사한다. 심 교장은 “영국 ‘이튼스쿨’처럼 지도자를 길러내는 학교,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입력 : 2006.07.14 00:07 31' / 수정 : 2006.07.14 09:4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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