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은 겨울 속에 갇혀 있다. 그런데도 봄은 보이질 않는다.
구내식당 같은 '미가'. 여기도 시간이 이른지 썰렁하다.
겨울을 피해 온 사람들은 이냥저냥 찬바람 맞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버렸다.
그래서 더운 숭늉을 먹는다. 그러면서 언젠가 올 봄을 추억해 본다.
겨울 햇살 조금은 얼굴만 봄을 주었다.
그래서 마득찮다.
나는 이 골목과
이런 길과
이런 건물이 좋다.
이 골목길을 옆구리에 끼고 회사로 가는 길은 아름답기까지하다.
아름답다.
얼먹은 무처럼 속은 어떤지 몰라도 이만하면 괜찮지 않은가? 그래서 춥지만 오정동이 좋다.
그래서 언제인지 모를 봄을 기다리며 빼초롬 미소를 짓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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