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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a trekking

[스크랩] 프랑스 샤모니서 보내는 `알프스 휴가`

프랑스 샤모니서 보내는 '알프스 휴가'
 
아름다우면서 장엄한… 너의 품에 안긴다
 

◇해발고도 3842m인 에기유 뒤 미디를 바라보며 즐기는 패러글라이딩. 케이블카로 연결된 에기유 뒤 미디 정상에 서면 바로 눈앞에 몽블랑(4810m)이 펼쳐진다.

 

바다로 떠나는 휴가의 최정점에 타이티나 몰디브가 자리하고 있다면, 산으로 떠나는 휴가의 최고봉은 알프스가 아닌가 싶다. 여행과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알프스에서의 스키와 트레킹을 ‘영원한 로망’ 혹은 ‘휴가의 완성’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알프스 주변 수많은 휴양지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지고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 유럽 최고봉 몽블랑(4810m)의 등반기지인 프랑스 샤모니(Chamonix).

◇까마득한 아래에 운해가 깔리는 에기유 뒤 미디의 정상.

빙하에 깎인 긴 협곡에 들어선 해발고도 1035m의 작은 도시로, 해발 4000m를 넘나드는 수많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샤모니에서 몽블랑 등정을 시도하며 근대 스포츠로서의 등산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알피니즘의 발상지로도 불린다.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이 샤모니에서 열린 것도 이 같은 연유에서다.

일반인들이 샤모니에서 가장 손쉽게 알프스와 몽블랑을 조망할 수 있는 방법은 3842m인 ‘에기유 뒤 미디’(Aiguille du Midi)에 오르는 것. 약 2800m 아래인 샤모니 시내에서 올려다봐도 하늘에 구멍을 낼 듯한 기세가 느껴질 정도로 뾰죡하게 솟아 있는 봉우리다.

놀랍게도 3842m 정상까지 케이블카가 연결되어 있다. 중간에 플랑 뒤 레기유(Plan du l’Aiguille·2317m)에서 케이블카를 갈아타는 데, 기다리는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올라가는 시간은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플랑 뒤 레기유는 패러글라이딩의 명소이기도 하다. 공중으로 두둥실 떠오른 패러글라이더는 만년설로 뒤덮인 알프스 봉우리 사이를 천천히 유영한다. 상승기류를 타면 패러글라이더는 4000 m 이상까지도 올라간다고 한다.

플랑 뒤 레기유에서 숨을 고르고 케이블카를 바꿔 타니 한층 더 가파른 절벽을 거슬러 올라간다. 귀가 멍멍해지는가 싶더니 드디어 에기유 뒤 미디에 섰다. 온통 얼음과 고드름으로 뒤덮인 전망대 건물 밖으로 나서니 아찔한 수직절벽이다. 플랑 뒤 레기유에서 하늘로 솟아올랐던 패러글라이더도 이곳에서는 손톱만 한 크기다.

반대편으로 돌아가자 마침내 눈앞에 펼쳐지는 몽블랑. 착시현상일까, 에기유 뒤 미디보다 1000m가량 높은 몽블랑이 바로 옆에 서 있는 것 같고, 손만 뻗으면 닿을 것같이 느껴진다.

몽블랑을 위시한 알프스의 첨봉과 능선은 온통 하얀 눈과 구름으로 뒤덮여 있고, 그 위로는 눈부실 정도로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다. 극명한 색의 대비와 함께 전개되는 이 장엄한 파노라마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왜 알프스를 만나 본 사람은 너나할 것 없이 ‘최고의 헌사’를 붙이는지 실감하는 순간이다.

프랑스 샤모니에서 만나는 여름 알프스는 다양한 매력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는다. 산 아래서 올려다보는 알프스는 ‘아름답다’고 할 수 있고, 위에서 내려다본 알프스는 ‘장엄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또 샤모니에서는 오전 일찍부터 일광욕을 즐길 정도로 햇볕이 따갑지만, 조금만 산으로 올라가면 설원과 빙하를 만나게 된다. 여름 알프스는 ‘레포츠의 천국’이기도 하다. 만년설에 뒤덮인 첨봉들을 눈앞에 놓고 즐기는 트레킹, 산악자전거, 카약, 등반, 패러글라이딩은 어느새 사람들에게 활력과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메르 드 글라세’에 만들어진 빙하동굴 .

# 거대한 ‘빙하의 바다’와 빙하동굴

샤모니 주변 알프스에는 크고 작은 빙하가 지천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메르 드 글라세’는 프랑스에서 가장 크고,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빙하다. ‘빙하의 바다’라는 이름에 걸맞게 길이가 무려 14㎞에 달하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다.

톱니바퀴 레일을 따라 산악열차가 가파른 산길을 올라간다. 쭉쭉 뻗은 전나무가 울창하고, 그 사이사이로 사슴이 뛰어 다닌다. 20분 정도 올라가 해발 1913m의 몽탕베르(Montenvers)에 닿는다. 갑자기 한기가 몰려오는 느낌이다. 거대한 협곡 전체가 빙하다. 표면이 흙과 바위로 덮혀 있지만, 그 아래는 온통 얼음이다.

메르 드 글라세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1946년에 만들었다는 빙하동굴. 협곡 아래 빙하 속에 높이 3m는 족히 되어 보이는 동굴이 뚫려 있다. 빙하의 실체와 규모를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아이젠을 착용하고 빙하 트레킹을 즐기기도 한다. 몽탕베르에는 수정 박물관, 야생동물 전시관 등 다른 볼거리도 많다.

# 알프스의 매혹적인 트레킹 코스

알프스는 세계 최고의 트레킹 코스를 보유한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샤모니 주변에도 멋진 트레킹 코스가 거미줄처럼 펼쳐진다. 가장 널리 알려진 코스는 플랑 뒤 에기유(2317m)와 몽탕베르(1913m)를 오가는 구간으로, 2시간30분 내지 3시간 정도가 걸린다. 샤모니 시내 서남쪽에 자리한 알프스의 능선을 따라 걷고, 시내 건너편 봉우리가 줄곧 눈높이에서 따라붙는다. 트레킹 내내 발아래로 샤모니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어 ‘발코니 트레킹’이라고 불린다. 편편한 바위들이 잘 깔려 있고, 갈림길에는 어김 없이 붉은 점으로 방향을 표시해 놓아 처음 찾은 외국인들도 별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다.

플랑 뒤 에기유에서 락 블뢰(lac bleu)를 오가는 코스도 짧은 시간에 알프스 트레킹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코스로 인기다. 왕복에 30분 정도 걸린다. ‘푸른 호수’라는 뜻의 락 블뢰 옆 바위에는 트레킹을 나선 사람들이 드러누운 채로 휴식을 취하며 여름 알프스의 햇빛을 즐기고 있었다. 

◇샤모니 주변 알프스에는 다양하고 멋진 트레킹 코스가 즐비하다.


# 여유와 낭만이 넘치는 샤모니 시내

알프스 최대의 휴양도시답게 샤모니는 여유와 활력이 넘친다. 인구는 9000명에 불과하지만, 1년 내내 관광객과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림같이 예쁜 산장과 호텔, 레스토랑, 바가 도시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시내 명소를 일주하는 미니열차도 운행된다.

샤모니는 몽블랑 등정과 함께 발전해 온 도시다. 주요 거리 이름은 미셸 가브리엘 파카르, 자크 발마 등 몽블랑 초등의 주역들에서 따왔다. 도시 한가운데에는 1786년 몽블랑에 처음 오른 발마와 그 후원자인 소쉬르의 동상이 서 있다. 뒤늦게 초등 사실을 인정받은 파카르의 이름을 딴 거리에는 시청, 교회, 관광안내소 등이 몰려 있다. 샤모니를 찾았다면 꼭 한 번은 해질녘 거리를 천천히 걸어보길 권한다. 

◇샤모니 시내 관광지를 오가는 미니열차.


# 클럽메드 몽블랑 샤모니 리조트

전 세계에 90여개의 리조트를 운영 중인 클럽메드는 알프스에도 샤모니를 비롯해 모두 22개의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본관 건물이 1910년에 세워진 샤모니의 클럽메드는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숙소 중 하나. 유럽의 대저택을 연상시키는 건물에 야외수영장, 사우나, 헬스클럽 등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아이들을 돌봐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변에 총 68개의 슬로프가 있는 클럽메드의 대표적인 스키 리조트이기도 하다.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와 맥주 한 잔을 들고 수영장 옆 테라스 벤치에 앉았다. 한낮을 달구던 태양은 서서히 휴식을 준비하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저 멀리 에기유 뒤 미디가 눈에 들어온다.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같이 편안한 마음을, 따뜻한 마음을, 그리고 넉넉한 마음을 가져본 게….

샤모니=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

샤모니에서 가장 가까운 국제공항은 100㎞ 떨어진 스위스 제네바 공항. 승용차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에기유 뒤 미디’ 케이블카 요금은 어른 38유로. ‘메르 드 글라세’ 산악열차 요금은 어른 21유로. 클럽메드 샤모니 리조트의 여름철 8박9일 패키지 상품은 335만∼365만원. 겨울철 8박9일 스키 여행 상품은 378만∼450만원. 클럽메드에서는 매일 다른 코스를 걷는 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장비도 대여해준다. 뷔페 레스토랑에서 도시락을 싸 갈 수도 있다. 샤모니 관광청(www.chamonix.com), 클럽메드 코리아(www.clubmed.co.kr/ 02-3452-0123)

 

기사입력 2008.06.27 (금) 09:51,

출처 : 삶과 생각
글쓴이 : 시인의 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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