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 바로보기

[스크랩] 방송국 DJ들은 철새인가?-프로그램 이름은 같고 방송국은 다른 현상에 대해...(2005/1/4)

체널은 바뀌어도 주파수는 바뀌어도 진행자와 이름은 지속되는 괴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프로그램 이름에 대한 브렌드 파워가 TV 만큼이나 라디오에서도 확산되는 듯 하다.



MBC에서 시작하던 장학퀴즈는 EBS로 옮겨가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여전히 상금은 커지고 있고 MBC 때부터 협찬을 하던 그 SK은 아직도 그 프로그램의 스폰서이다. 하지만 과거 이 그릅이 프로그램의 방영시간 광고를 전담했을 때와 달리 EBS에서는 그 광고만 나가는 것도 아니다. 장학퀴즈라는 브렌드는 아직도 방송국을 옮겼지만 계속되고 있다. 아직 장학퀴즈 외에는 방송국을 옮기면서까지 프로그램이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런 브렌드의 지속성을 찾아보기는 힘들 것 같다.



TV 경우가 그렇다면 라디오의 경우는 주파수가 바뀌어도 DJ는 그 프로그램 이름을 그대로 끌고간다는 것이다. 물론 아주 똑같은 이름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지만 작가라던가 DJ가 모두 그 방송국으로 같이 개편 때 이동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음악도시'를 진행하던 신해철 씨의 경우 몇 년후 SBS로 옮겨가 '고스트 스테이션'을 진행하게 된다. 버섯돌이, 마왕, 하수 등의 특이한 용어들이 사용되고 음악은 최대한 줄이는 이 방송은 또한 기존 방송국에서 진행하던 것과는 달리 녹음실에서도 진행이 가능하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는 것이 타 방송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두었던 것 중 하나이다. 신해철 씨의 일화는 너무나도 유명한 것들이 많았는데 몇 년후 MBC에서 그를 불러들이고 '고스트네이션'이란 이름으로 프로그램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그는 음악보다는 말이 많으며 사회에 대한 일침을 아끼지 않는다. 반말도 허용이 가능하며 요일별 코너는 마왕(신해철) 마음대로 바뀔 수 있다. 이는 기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포맷으로 기록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방송이 또 등장할지는 의문이다.

CBS의 김형준 씨 역시 라디오에서는 잔뼈가 굵은 DJ이자 PD로 유명하다. 박학다식한 그의 지식과 더불어 그의 프로그램 진행 방식은 올드 음악 50, 새로나온 음악 50해서 같은 비율을 유지시킨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CBS FM에서 'FM POPS'를 진행했던 그는 CBS의 장기 파업으로 인해 SBS로 옮겨가게 된다. 그러나 그가 주로 맡은 오후 2시가 아니라 심야로 옮겨져서 많은 팬들이 처음에는 당황을 했으나 그의 방송에 적응을 하게 된다. CBS가 오랜기간의 파업을 풀고나서 결국 그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진행을 하고 있다. 다양한 공개방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타 방송국의 라디오 프로그램과 다른점. 특히 클럽문화를 이용한 공개방송은 타 방송과 차별화를 둔 점들 중 하나이다.



FM 진행자가 다른 방송국 FM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너무 흔해졌으나 최근 AM으로도 그 그 변화가 늘고 있다. '여성시대'의 손숙 씨가 SBS로 옮겨가거나 '특급작전'의 김흥국, 박미선 콤비 역시 SBS로 옮겨가 비슷한 제목인 '대한민국 특급쇼'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비슷한 포멧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혹은 비슷한 시간대로 옮겨가는 것으로 새로움을 추구하려고 다른 DJ로 방송국이 교체를 하려고 하면 또다른 방송국은 그 전 DJ를 자사 방송국으로 영입시키는 것이다. 박소현, 오미희, 태진아 등의 DJ들도 방송국을 옮겨 진행을 한 케이스들 중 하나이다.



MBC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과거 '영화 대 영화'를 진행했던 전창걸 씨가 타사 SBS의 같은 방송시간의 프로그램인 '접속 무비월드'로 옮겨가서는 비중있는 MC가 된 것도 어찌보면 시청률 전쟁으로 인해 생긴 방송계의 새로운 경향이 아닌가 싶다. 전창걸 씨가 한 영화의 시사회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전 방송국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에서 맡았던 내 코너의 그 날 테마 주제가 '배신'이었다. 방송국을 옮기고 다른 코너를 맡게 되었는데 역시 그 때 주제는 '배신'이었다"
솔직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참으로 씁쓸했다.
시청률과 청취율로 한 DJ가 오랫동안 그 방송국에 머물르지 못하고 철새처럼 움직인다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싶다.



배철수, 유열, 김기덕, 이문세 씨 등과 같은 베테랑 DJ는 한 프로그램에 오랫동안 진행했었고 프로그램은 바뀌더라도 그 방송국은 떠나지 않았다. 이는 그 방송국에 대한 신뢰와 의리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어찌보면 청취자를 위한 작은 배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름대로 자주 방송국을 옮기는 DJ들도 사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청자를 무시하는 잦은 이동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출처 : ★송씨네의 컬처 매거진★(Since 2001)
글쓴이 : songcine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