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지요
남편의 폭력과
위기상황으로 인해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과 정신장애로 인해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여성들이 갈 곳은 그리 많지가 있다. 이러다보니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거리로 나앉게 되고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그곳에서 여성 노숙인들은 미래도 희망도 없이 자신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상담과 돌봄을 자청하고 나선 (사)노숙인복지회 열린여성센터의 김진미 소장(43세)을 만났다.
“여성노숙인의 경우는 남성과 달리 훈련을 받은 경험이 거의 없어요. 그러다보니 자기도전이나 사회적응 훈련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특히 장기간의 거리노숙에서 오는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이들의 자활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상담을 하면서 접한 이들 개개인의 사정에 안타까움과 가슴이 저미는 아픔을 느끼는 김진미 소장은 사람에 대한, 특히 어려운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이 있다면 이들이 처한 특수성에 공감하고 그들을 감싸 안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여성노숙인들을 위한 쉼터 마련이 절실하다...
노숙인 가운데 모자가정 및 독신여성을 위해 설립한 쉼터인 열린여성센터는 2004년 4월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위기상황에서 거리로 나선 단신여성노숙인과 가정폭력 등으로 가정을 벗어나 갈 곳이 없는 아동을 동반한 여성들이 함께 생활하며, 재활치료 및 자활지원을 통하여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열린여성센터에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남편을 피하여 도망 나온 모자가정 3세대 11명과 정신질환으로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타 쉼터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강제퇴소 당하여 오랜 기간 거리에서 생활하던 여성노숙인 17명, 총 28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김소장의 말에 의하면 현재 노숙생활을 하는 여성이 서울에만 30~50명에 이르고 쉼터나 기타 기관에 거주하는 여성이 2백명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는 경우까지 합산하면 실제적인 여성 노숙인은 이 수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현재 여성들을 위한 노숙인 쉼터는 정원이 이미 꽉 찬 상태이기 때문에 여성 노숙인들을 위한 쉼터가 더 많이 확대
되어야 합니다.”
특히 노숙인 가운데 정신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신장애특화쉼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하는 김 소장. 그러면서
그는 덧붙인다. “정신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일반취업이 어렵잖아요? 때문에 저는 이들이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는 작업장과 같은 공간 마련이
가장 절실한 당면과제라고 생각해요”
음악인들이 ‘숨표를 위한 에튀드’공연을 통해 저희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어요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에서 활동하다 2005년에 (사)노숙인복지회로 자리를 옮긴 김소장은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부터 노숙인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상담을 통해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애써 보지만 늘 부족한 감을 느낀다는 그는
자기성찰 또한 게을리하지 않는다.
“혹여 제가 그들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대처방안을 마련해 주었는지와 관련 늘 다시
생각해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상처가 많은 사람들을 제대로 보듬어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믿는 김소장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생활할 수 있는 방편을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 거리에서 밤을 지내야했던 노숙인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김소장은 그래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센터에서 그의 역할을 더 찾아내려고 애쓴다.
그는 자원봉사자들 발굴을 통해 그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과 작업장 마련 등에 자신의 힘을 보태 여성노숙인들의 자활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밝게 웃는다.
물론 민간 후원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는다.
“2004년 11월부터 음악인들이 모여 ‘열린여성센터의 전세금 마련을 위해 쉼표를 위한 에튀드’ 공연을 한 달에 1회 정도
개최하는 등 저희들에게 너무도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처음 공연을 할 때만 해도 음악인들은 여성노숙인에 대한 기본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공연이 회를 거듭할수록 유명가수, 연주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었고, 공연이 입소문 나 이제는 관객들도 노숙인을 위해
작은 정성을 보탠다고 말한다.
또 서울시공무원 조직인 서울사랑나누미도 노숙인과 1:1 상담을 통해 그들의 상처 치유와 문제 해결에 나서는
등 노숙인들에 대해 사회 각계가 인식을 달리 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김 소장. 다만 김소장의 바람이라면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 노숙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시설 지원을 더 강화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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