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전에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에서 '아날로그와 테크노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기사를 통해 한번 소개한 적이 있던 부산의 중고LP가게 '대한레코드'입니다. 이번에 가게가 남포동에서 부산대학병원 쪽으로 옮겼다고 해 한가하던 차에 사진을 찍으러 가게 되었습니다.
가게에는 2만여장의 LP판들이 있습니다. 이미 사양이 된 LP를 취급하는 일이라 디지털세대인 저에겐 많이 생소한 분야죠. 하지만 여기엔 우리가 잊고 지냈던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오면 햄버거 같은 패스트 푸드가 아닌 어머니가 손수 만든 된장찌개가 생각이 난답니다.
정순길 사장님. 예전에 DJ출신으로 음악으로 좋아해 결국 LP가게를 하게 되었죠. 하지만 그는 장사보다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위해 오늘도 가게문을 열고 있습니다.
전 '영화 ost' LP판을 보는게 재미더라고요. 오래전 어릴 때 본 영화 포스터 그림을 발견하면 어찌나 기쁘던지..
가끔씩 그의 가게에서 음악을 듣는게 참 좋습니다. CD와LP의 차이는 역시 깊은 소리와 따뜻함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맛보는 원두커피... 아..맛있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원두커피를 마시는 기분이란, 요즘 디지털 음원을 듣는 느낌과는 차원이 다르죠..^_^;
클래식 판도 엄청 많아서 누가 누군지 모를 정도입니다.. 제가 알기로 DJ(LP로 플레이를 하는 음악가)뿐만 아니라, 방송국 음악전문 PD들도 정 사장님의 가게에 대해선 부산에서 몇 안 되는 최고 명판을 찾을 수 있는 가게로 평가할 정도라고 하네요.
따뜻한 빛이 들어온 가게 안이.. 참 포근해 보였습니다.
사장님에게 꿈이 뭐냐고 예전에 물어본 적이 있었답니다. 그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CD나 MP3만 듣는 디지털 세대들에게 LP만의 깊은 맛을 한번 느껴보게 하는 게 작은 꿈이라면 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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