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다큐 <꿈꾸는 카메라>
2006.04.11 / 송순진 기자
세계 어느 곳에서든 아이들은 태어나고 자란다. 인도 캘커타의 사창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곳의 아이들은 몸을 파는 어머니와 마약에 취한 아버지 아래에서 제대로 된 보호를 받아본 적도 없고, 학교 근처에는 얼씬도 해보지 못했으며, 여자 아이들은 열 살이 되면 자연스레 "일"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나고 자라는 당연한 일처럼, 이 곳 아이들의 마음에도 작은 꿈이 나고 자란다. 바로 평범한 자동 카메라를 통해서 말이다. <꿈꾸는 카메라>(수입/배급 동숭아트센터)는 "사창가에서 태어나"라는 부제를 달고 미래가 없던 아이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행동으로 옮기는 다큐멘터리다.
사창가 여인들의 사진을 찍으려는 자나 브리스키는 폐쇄적인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먼저 아이들과 친해지게 된다. 우연히 아이들이 카메라에 관심을 보이는 것에 "사진 교실"을 착안한 그녀는 열 살 남짓한 소년, 소녀들에게 평범한 수동 카메라를 하나씩 들려준다. 수줍음 많은 수치트라, 어른스러운 고르, 착한 푸자, 사진에 타고난 감각을 가진 아비짓을 비롯한 8명의 아이들은 자나 브리스키의 도움으로 사진을 찍으며 꿈을 키운다.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한 자나 브리스키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로 한다. 대학까지 마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을 하기 위해 그녀는 아이들의 사진을 영국 옥스포드에서 전시하고 뉴욕 소더비 경매에 출품한다. 언론과 사진계의 주목을 받아 충분한 기금을 마련했지만 갈 길은 더욱 험난하다. 사창가 출신의 아이들을 받아 줄 학교도 찾기 힘들 뿐더러, 아이들은 출생 신고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게다가 부모들은 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11일 서울 혜화동 동숭아트센터에서 시사회를 연 <꿈꾸는 카메라>는 아이들의 스냅 사진과 자나 브리스키의 고군분투를 담은 로스 카우프만 감독의 영상이 어우러져 생생한 감동을 전한다.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좇아가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다큐멘터리란 것. 사창가에서 2년간 아이들과 동고동락하며 미래와 희망을 모색하는 두 감독은 여덟 명의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인생의 스승이 된다. 아이들이 사진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과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이 현실이 되는 감동은 세계 유수 영화제를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2004년과 2005년에 걸쳐 아카데미, 방콕국제영화제, 선댄스영화제 등에서 소개되어 다큐멘터리 부문의 9개 상을 휩쓸었다. 12세 관람가, 4월 21일 개봉.
After Screening
다큐 영화의 매력은 극 영화보다 더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잘 만들어진 다큐는 더 감동적이고 더 심금을 울린다. 다큐 영화 <꿈꾸는 카메라-사창가에서 태어나>는 다큐의 매력이 그대로 폭발하는 영화다. 2005년 아카데미가 이 영화를 최우수 다큐멘터리 수상작으로 꼽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원제는 ‘Born into Brothels’는 ‘사창가에서 태어나‘ 쯤으로 번역된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뒤 그 앞에 ’꿈꾸는 카메라‘라는 말을 왜 붙였는지 알게 된다. 인도 사창가 아이들이 카메라를 통해 꿈을 되찾는 모습을 만나는 순간 가슴이 뻐근해 오는 감동도 함께 만날 수 있다. 홍성록(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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