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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

category : Fish's 테마 이야기

poster21.jpg부산 영화제’나 ‘전주 영화제’ 처럼, 먼 거리에 긴 시간과 큰 맘이 필요한 ‘영화제’ 는 ‘반드시! 꼭! 가서 보고 말리라!’ 하는 의지가 솟구쳐서 아침부터 밤까지 수업 받듯 빡빡하게 일정을 잡고
보면서도,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하는 ‘부천 영화제’ 나 서울에서 하는 각종 ‘영화제’는 잠깐 ‘오옷!’ 하다가, 보고싶은 영화의 상영시간이 안 맞거나, 주차가 안 되거나… 하는 사소한 이유를 들어 금세 관심 밖으로 밀어내곤 했었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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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가슴 떨리게 반가운 소식.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자토이치’, ‘피와 뼈’ 등 내가
너모너모 좋아라하는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온 영화사 <스폰지>가 6월 30일부터 8월 16일까지 영화진흥위원회와 함께
서울 뿐 아니라, 전국아트플러스 상영관에서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서울에서 12일간 총 10편의 영화들이 강북에서는 종로 2가의 ‘스폰지 하우스(구 시네코아)’, 강남은 압구정에 있는 ‘스폰지 하우스’에서 상영하는데 이미 매진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니 서둘러야 할 듯.



professor.jpg▼ 박사가 사랑한 수식(數式) - 고이즈미 다카시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오랜 조감독 생활을 지낸
‘고이즈미 다카시’ 감독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제55회 요미우리 문학상 소설상’ 을 받은 ‘오가와 요코의
장편 소설’
만화로 출간된 데 이어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작품이다.
천재수학자인 박사는 교통사고를 당해 뇌를 다친 이후
기억력이 80분간만 지속되는 희귀병에 걸려서 사고 이전의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사고를 당한 이후 로는 매번 모든 일을 80분만 지나면 까맣게 잊어버리게 된다. 박사를 위해 고용된 28살의 미혼모 가정부와 그녀의 10살 된 아들이 만남을 가지면서 잔잔하게 그들의 사랑과 우정이 그려지는데, 수학을 끔찍하게 못해서 숫자만 나오면 긴장하는 나에게 박사의 수식(數式)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소통하게 만드는 하나의 언어
로 다가온다.
“너는 루트다. 어떤 숫자든 꺼리지 않고 자기 안에 보듬는 실로 관대한 기호, 루트.” 라고 가정부의 아들에게 별명을 지어주는 박사는 기억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세 사람의 소중한 기억을 만들어 간다.  
◎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예고편 보기


gay.jpg▼ 한밤중의 야지 키타 - 쿠도 칸쿠로
오랫동안 극작가로 활동하면서 ‘GO!‘ 의 각본을 맡아 ‘제25회
일본 아카데미상 각본상’을 받았던 ‘쿠도 칸쿠로’의 데뷔작.
이 또한 원작이 따로 있는데, 만화가 ‘시리아가리 고토부키’의
‘한밤의 야지상 기타상’. 영화는 이를 바탕으로 ‘제5회 데츠카
오사무 문화상 만화우수상’을 탄 속편 ‘야지기타 인 딥’과 소설판의 내용을 가미 했다고 한다.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부잣집 도련님 야지와 약물 의존증에 걸린 지방순회극단의 배우 기타는 애인사이. 무슨 소원이든 들어준다는 이세(伊勢)의 영험한 존재를 찾아 현실과 환상,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면서 여행을 떠나는 게이 연인의 독특한 로드 무비로 2005년 ‘제2회 CJ 아시아 인디 영화제‘에서 2회 상영이 모두 매진될만큼 인기가 좋았다. zelda님이나 muuing님처럼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가보다. 퓨전사극을 준비하신다는 mor1님의 남다른 시선도 호감을 준다.
◎ masanobu님의 리뷰 .|..‘한밤중의 야지 키타’ 예고편 보기


30.jpg▼ 약 서른개의 거짓말 - 오오타니 켄타로
여기 저기서 일본판 [오션스 일레븐] 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데 내용을 봐도 그렇고, 호화로운 배우들의 이름을 봐도 그렇고 무엇보다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이 그렇고. 유사한 점이 많다. 멜로에 촛점이 맞춰진 [오션스 일레븐]이라고나 할까.
오른쪽 사진을 보라. 방향만 바꼈다.
이미 개봉했던 [나나]재미나게 보신 분이라면 같은 감독
‘오타니 켄타로’가 만든 영화이니 솔깃할 수도 있겠지만.
(소더버그는 12명까지 끌어모았는데…- -;;)
같은 여자가 봐도 안쓰러웠던 역도산의 아내역 ’나카타니 미키‘ 는 여기서 미모의 여인으로 등장해서 네 명중 두 명의 남자와
관계가 있다. and 사사키와 잤다. OTL
국내에서는 오래 전에 개봉된 [4월의 이야기]에서 많은 팬을
확보한 ‘타나베 세이이치‘가 ‘ ‘조지 클루니‘의 케릭터와 얼핏…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길을 걷다가 주저 않아
흐느껴 울던 우리의 사랑스런! ‘츠마부키 사토시‘를 보는 것
만으로도 여성들이라면 꼭 보고싶은 영화 ‘0순위’가 되지 않을까? 내용은 시비장이님이 소개해주시고.
나는 팬더곰 ‘곤조’를 책상에 올려놓고 싶을 뿐.
◎’약 서른개의 거짓말’ 예고편 보기
◎ ‘약 서른개의 거짓말’ 블로그 (일어가 가능하시다면)


love.jpg▼ 사랑의 문 - 마츠오 스즈키
이 또한 원작은 만화다.돌 위에 만화를 그리는 ‘‘과 동인지의
인기 작가 겸 코스프레이어 ‘코이노‘는 우연한 만남에 서로의
취미가 같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끌려서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같은 만화를 좋아하더라도 취향이 다르면 아예 취미가 다른 것
보다 더욱 큰 거리감을 느낄 수 있는것이 사랑의 복잡함.
젊은이들의 사랑만이 아니라 재기를 시도하는 중년남의 뜨거운 드라마도 다뤄지며 은근히 파워가 있는 작품이다. 에~또~보면 볼수록 매력을 풍기는 마츠다 류헤이와 남자의 로망 사카이 와카나의 귀여운 모습도 감상포인트.
[사랑의 문]은 그다지 친절한 영화는 아니라는  masanobu 님의 리뷰에 공감하며.
◎ ‘사랑의 문’ 예고편 보기


hell.jpg란포지옥 - 짓소지 아키오, 카네코 아츠시, 사토 히사야스, 타케우치 스구루
하도 입소문이 많이나서 기다리셨던 분들이 많은 작품. 
일본의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탐정 소설가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소설이 영화화 되었다. 영상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 하리라던 걱정스러운 눈빛을 무시하고, CF, 영화, 뮤직비디오, 만화계의 개성 강한 4명의 아티스트는 4편의 작품에 보란 듯이 환상적인 비쥬얼을 담아내고 있다.
이 영화를 선택할까 말까 망설이는 분들은 그져 형이상학적일 뿐
이라는 asano님의 리뷰를 보고 다른 영화를 예매 하실 수도 있고, 강렬한 영상을 원하시는 영화팬이라면  kakoi님이 올려주신 스냅을 보고, 이거네 이거! 하실 수도 있고.
좋고 싫음이 극명하게 나뉘는 스타일의 영화다.
◎ ‘란포지옥’ 예고편 보기


like.jpg좋아해 - 이시카와 히로시
전반부의 이야기는 17세 여고생의 옆 얼굴에서 시작되고, 후반부의 이야기는
34세 남성의 옆 얼굴에서 시작되는 영화, ‘좋아해’는 좋아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그로 인해 괴로워지는 어른들의 이야기이다.
‘좋아해’의 원제 ‘好きだ、’에는 단어 다음에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돼 있는데,
지속되는 느낌을 표현하고, 관객이 영화를 보고 나서도 뒷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이시카와 감독은 말한다.
소년에서 중년으로 넘어버린 세월. 너무 멀리 온 건 아닐까…시간과 시간 사이의
깊은 골이 주는 안타까움이 크리스님에게는 답답하고 지루했나보다.
아날로그소년님은 하늘 보여주기 남발로 그저 그런 영화라는 인상만 받았다고 하셨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 영화에서 하늘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17세에 올려다본 푸르른 하늘과 34세에 보이는 뿌연 하늘은 영화의 심상을 그대로 표현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인 것이다.
칸노 요코의 음악이니 더이상 말이 필요없다는 masanobu님.
완전공감예요. ^^ 일본영화 좋아하시나봐요.(어디다 대고 말하는건지…- -;)
2005년 뉴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이 작품을 보고
‘남과 여’의 감독 끌로드 를르슈가 극찬을 했다고 하는데, 그러고보니 어딘가
………………………………….‘남과 여’의 애달픔과 닮아있다.
………………………………….◎ ‘좋아해’ 예고편 보기


녹차의 맛 - 이시이 카츠히토
‘킬빌’ VOL.1에서 오렌 이시(루시 리우)의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텐데 영화만큼 강렬했던 그 작품의 시퀀스 연출을 맡은 ‘이시이 카츠히토’의 세번째 영화가 ‘녹차의 맛’이다.
혹시나 했구마는 역시, 기이한 할아버지는 ‘이시이 감독’의 희망하는 노년의 모습이군. - -;
green.jpg하고 싶은 영화가 아니라,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더니, 첫사랑이 타고 떠나는 기차를 향해 달리다가 멈춘 소년의 이마
에서 기차가 솟아 오르고, 커다란 자신의 환영이 따라 다니는 등
다소 엉뚱하지만, 경계없는 상상력에 감탄을 해도해도 모자란다.
개성강한 캐릭터가 모두 살아있어서 소란스러울 것 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자연에 둘러쌓인 가족은 편안하고 고요하다.
마치 녹차처럼.
MrSunday님 말마따나 지루하지 않게 적절한 타이밍에서
‘초난강’이나 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 히데아키’같은 화려한 까메오를 등장 시켜서 놀래키기도 하고 말이지.
‘아사노 타다노부‘는 ‘란포지옥’에 갔다가, ‘녹차의 맛‘도 음미하고 바쁘시다. 가슴에 털도 많으시고.
이 영화를 부천에서 보신 분의 리뷰와, 영화의 한장면 한장면을 올려 놓으신 박군님의 블로그도 영화만큼
재미나다. 제목이 말하는 ’녹차의 맛’은 곧, ‘인생의 맛’이 아닐까.
◎ 뽀우너스 : 아사노 타다노부를 좋아하시는 분을 위해 따로 마련한 폴라 라이프
◎ ‘녹차의 맛’ 예고편 보기
◎ 화제가 되고 있는 ‘야마송’


핑퐁 - 후미히코
얼핏 보면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인지도가 떨어져 보이지만, 오…도리도리노노.
2002년 일본 개봉 당시 최고의 화제작 반열에 올랐던 작품이고, 원작 만화의 작가 ‘마츠모토 타이요’ 를
아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보고 싶은 리스트에 들어 있을 것이다.
‘마츠모토 타이요’작품들을 구하고 싶어하는 매니아들은 언제나 ’소유’에 목말라 눈이 벌개질 정도니
DVD라도 소장하고 싶을지도 모를 일.
ping.jpg
<핑퐁>은 전형적인 일본풍 스포츠만화 형식의 영화다.
어린시절, 왕따 당한 친구 스마일은 자신을 구해준 페코와의 우정이 탁구로 이어진다.
하지만, 스마일이 페코 앞에서 언제나 졌던 것은 우정을 위해서 스마일이 일부러 져주고 있던 것.
자신의 실력을 믿고 대회에 나간 페코는 계속 이어지는 완패에 방황을 하게 되고, 스마일은 재능을 알아본
코치
의 눈에 띄어 전국탁구총체대회에서 페코와 결승전에서 만난게 되니…이 얼마나 드라마틱한 스포츠
스토리인가. TV에서만 보던 탁구는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서 정적으로 보이지만 <핑퐁>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탁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패코역에는 일찍도 결혼하신 쿠보즈카 요스케가 나와서 바가지 머리로
활짝 웃어주고, 스마일역에는 ‘한밤중의 야지 키타’ 에서 자주 얼굴을 비춰준 아라타가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연기한다.
◎ 뽀우너스1 : 아라타를 좋아하시는 분을 위해 따로 마련한 폴라 라이프
◎ 뽀우너스2 : 쿠보즈카 요스케를 이뻐하시는 여성분들을 위해 (유후~)
◎ ‘핑퐁’ 예고편 보기


Heaven.jpg▶스크랩 헤븐 - 이상일
‘식스티 나인’의 ‘이상일’ 감독.‘카세 료’, ‘오다기리 죠’가 세트로 나오고 ‘킬빌’의
철퇴소녀 ‘구리야마 치아키’까지.게.임.오.버.
불의를 보면 참는 ‘신고’는 서류만 정리하는 경찰관이라는 것이 늘 불만이다.
그러던 어느 날, 버스를 탔다가 괴한에게 납치되고, 언제나 머리 속에 그려왔던
상황을 맞이하게 되지만, 꼼짝도 하지 못하고 눈 앞에서 범인이 자살할 때 까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그는 우연하게 납치의 피해자였던 사회부적응자 ‘테츠‘를 만나면서 인생이 달라진다. 그들의 신규사업은 복수대행업.
듣기만 해도 무겁고 다소 어두울 것 같지만, 이상일 감독은 지금까지 그랬듯 유머를 잃지않고 참신하고 경쾌하게 풀어낸다. 빠른 비트의 음악과 다양한 영화적 시도를 자연스럽게 조화시키는 그의 재능이 한 껏 드러난 <스크랩 헤븐>가슴속에 울분이 응어리진 사람들에게 통쾌함을 주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자~~이제, 뽀우너스 시간.
오다기리 조의 그림? DVD 캡쳐? 구리야마 치아키의 므흣한 모습? 말씀만 하셔.
◎ ‘스크랩 헤븐’ 예고편 보기


hayaku.jpg▶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미키 사토시
그녀의 평범한 일상은 겁나게 단조롭다. 존재감없이 투명인간처럼
살아가다가 사과가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아주 쬐만한 ‘스파이 광고
모집’을 발견
하게 되고, 그 후, 그녀의 생활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스파이인 것을 들키지 않으려면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는 지침에,
지금까지 스파이에 매우 적합했던 평범한 생활도 그것을 의식하면서부터는 힘들어지고, 평소보다 주위의 시선을 더 모으게 되어 곤란하게 되는데. 평범하지 않게 평범을 이야기하는 - 거북이의 알록달록한
등짝
만 봐도, 소품 하나조차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 소박하지만 특별한 이 영화는 ‘시티보이즈 라이브’의 연출을 맡았던
‘미키 사토시의’
두번째 영화다.
스윙걸즈‘에서 직접 테너 섹스폰을 연주하던 여고생 ‘우에노 쥬리’는 거북이처럼 느릿한 일상을 살고 있는 주부의 연기를 능청스럽게
해낸다. 귀엽긴 또 얼마나 귀여운지.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는 제목이 말하고하 하는 것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상속에서 아직
모르는 세계가 숨어 있으며 그것을 깨달으면 조금 더 행복해진다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예찬’ 한 것이라고 한다. 작지만, 큰 것. 너무 가까이 있어서 소중한 것을 모르고 지나치게 되는 것. 지금까지 너무 떠들어서 그 많은 걸 나열할 기운이 엄따.
◎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예고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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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받을 준비를 먼저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흠흠), 가까이에서 훌륭한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12일까지 서울에서 선보이는 영화 10편을 소개해 보았다.
매진된 영화들이 많아서 주말에 보기에는 힘들것 같으니 주중을 위한 예약을 하는 것이 더운 날, 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덜어줄 것이다.

Posted 2006년 07월 7일 PM 12:36  by 3fis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