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유럽 출장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샤모니 몽블랑에서 맞이했습니다.
작년 여름 짙은 안개로 인해 에귀이 뒤 미디에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었는데
이번에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아래 몽블랑을 만날 수 있었거든요.
사진이 좀 많기는 하지만 알프스의 최고봉을 가까이 본 풍경들을 전해드립니다.
샤모니 마을의 에귀이 뒤 미디(Aiguille du Midi) 케이블카 정류장에서 시간을 확인하고
먼저 몽땅베르에 다녀왔었습니다. 지난글에서 소개드렸었죠...
케이블카 정류장 앞에 각국 깃발이 휘날리는데 정류장에서 가장 가까운 쪽에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어서 눈이 번쩍 했어요. 우연이겠지만 반갑더라고요~~ ^^
몽땅베르에 다녀오고서 저녁시간에 마을을 산책하는데 보쏭 빙하 위쪽으로 구름이... @.@
작년의 아쉬움이 생각나서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내일은 날씨가 좋아야할텐데..."
"36시간용 Multipass를 구입해두었는데 또 구름속에 갇히게 되면 어쩌나..." ㅜㅜ
작년 안개와 구름 속에 에귀이 뒤 미디 방문기를 기억하시나요? (관련글 가기)
샤모니의 관광안내소에서 숙소를 구하고 일기예보를 확인했는데 걱정말라고 하시네요~♬
참, 숙소는 마을 중심에 있는 Pointe Isabelle(이자벨 봉우리)이라는 샬레였어요 ^^
다음날 아침 서둘러서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산 위를 보니 정말 '쨍'한 날이네요~
맑은 여름 하늘, 동쪽에서 햇살이 길게 뻗어나오고 있었습니다 ♧
케이블카를 타고 첫번째 정류장인 Plan de l'Aiguille로 오르기 시작합니다.
샤모니 마을의 정류장은 해발 1,035 미터, 쁠랑 드 레귀이는 해발 2,308 미터예요.
중간 지지대를 통과할 때 좀 무섭죠... 덜커덩 하고 흔들리거든요.
처음 오시는 분들은 놀라고 긴장하시는 모습이었습니다~
두번째 지지대 통과... 이제 경사가 좀 완만합니다. 멀리 샤모니 마을이 보이시죠?
마을 뒤로 병풍처럼 두른 산 위에는 경치가 좋은 봉우리들이 많이 있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브레방(Le Brevent) 말고도 Aiguille de la Gliere, Aiguilles Rouges...
브레방에서 바라보는 몽블랑의 모습은 오래전 글에서 보여드렸습니다.(관련글 가기)
세번째 지지대를 통과하고 나면 푸르름이 사라지고 좀 황량한 풍경이 시작됩니다.
알프스에서 2,000 미터 이상의 고도가 되면 식물을 볼 수가 없거든요.
이제 벌써 쁠랑 드 레귀이에 도착한 모양이예요.
다른 케이블카(곤돌라 형)로 갈아타기 위해 대기하는 동안 주변 경치를 구경했습니다.
잠시 후 고도 3,842 미터의 에귀이 뒤 미디로 올라가는 곤돌라를 타고 다시 출발했어요.
창 밖으로는 보쏭(Bossons)빙하가 있었지만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 덕분에 산 그림자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네요. 이 빙하는 몽블랑에서 시작해서 샤모니 마을 바로 위까지 내려갑니다.
아, 저기가 바로 만년설에 덮인 몽블랑(Mont Blanc) ~~~
이제 에귀이 뒤 미디 정류장에서 내렸습니다.
잠시 '샤모니 테라스'에서 경치를 둘러보고 내부 엘리베이터를 통해 더 높은 전망대로 갔습니다.
정상 테라스(Terrasse du sommet)에서 보는 몽블랑과 알프스 풍경이예요.
저 아래 눈밭 위에 작은 점들은 알피니스트들의 텐트입니다...
제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고도 3,842 미터, 몽블랑은 4,810 미터...
몽블랑 바로 왼쪽 옆으로는 몽모디(Mont Maudit), 다음은 따뀔(Mont-Blanc du Tacul)...
참, 바로 위 사진 아래쪽의 뾰죽한 작은 봉우리를 혹시 기억하시나요?
작년에는 이 전망대에서 안개 속에 갇혀서 유일하게 식별할 수 있었던 곳이었어요.
에귀이 뒤 미디에서는 360도 파노라마 풍경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아침 햇살이 강해서 사진으로 담기 힘든 방향도 있었지만 전망대를 한바퀴 돌아봅니다.
샤모니 마을을 내려다 보는 바위 위에 지어진 '샤모니 테라스'가 내려다 보이고요,
멀리 샤모니 마을과 주변 산맥이 펼쳐진 모습이예요.
바로 옆에는 보쏭 빙하가 좀 전 보다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고요.
날씨가 청명하니 지난 몇년간 꿈꾸었던 제앙(Geant) 빙하 횡단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위 사진은 이탈리아 국경 엘브로네(Helbronner, 고도 3,466 미터) 까지 다녀온 후에
다시 에귀이 뒤 미디에서 담았습니다. 3시간에 걸친 그 '모험'은 다음 글에서 전해드릴께요~
이제 다시 몽블랑에 인사를 하고 샤모니로 내려갑니다.
바로 옆에 보이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약 천미터의 고도차가 있어요.
이 때가 7월말 뜨거운 여름, 가장 눈이 없는 계절이지만 봉우리에는 역시 만년설이 덮여 있고요
그 아래로 빙하가 내려오기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죠, 바로 보송 빙하예요.
보쏭빙하는 이렇게 샤모니 마을을 향해 달리듯(?) 내려가고 있습니다.
에귀이 뒤 미디로 올라올 때에 햇빛 방향 때문에 그림자에 가려 있었던 그 빙하고요
길이(고도차)가 3,000 미터가 넘는 거대한 얼음덩어리인데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되네요.
엘리베이터로 다시 샤모니 테라스로 내려와서 바라보는 에귀이 뒤 미디 정상의 모습이예요.
이제 해가 중천에 떠서 사진을 담기 힘드네요, 눈부셔라... @.@
좀 전까지 머물렀던 정상의 테라스가 보이시나요?
이제 그만 내려갑니다. 실은 일행들 중에 고산증으로 고생한 분들이 먼저 내려갔고
같이 엘브로네에 다녀온 분들은 약속장소에서 서로 엇갈리는 바람에 저 혼자 곤돌라를
탑승하게 되서 좀 불안했어요. 마음에 여유가 있었으면 저 멀리 조그만 파란 점으로
보이는 '푸른 호수(Lac Bleu)'까지 산책도 했을텐데요...
쁠랑 드 레귀이로 내려오며 창 밖으로 바라본 풍경은 황량한 듯 하면서도 맘에 들었어요.
좀 아찔하긴 합니다만... 엘브로네에 비하면 겁날 이유가 없답니다.
쁠랑 드 레귀이에서 샤모니로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기다렸구요...
이제 올라온 것과 반대 순서로 내려가기 시작 했습니다.
지지대를 넘어가면 푸른 산에 가려 보지 못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습니다.
언젠가 또 와야겠죠? 그때까지 안녕...
급경사를 내려옵니다. 발아래는 샤모니 마을... 점점 가까와지네요.
겨울에는 흰 눈이 덮이고 저런 급경사를 스키로 내려오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답니다.
이렇게 해서 무사히(?) 샤모니로 돌아왔어요. 전형적인 알프스 마을이죠...
Multipass의 사용시간도 좀 남았고 좀더 구경하고 싶은 곳도 있지만
이날 저녁 때 리용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늘 그렇듯 서둘러서 쥬네브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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