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은 도심 속, 인천의 얼마 남지 않은 녹지축이다.9일 밤 7시 인천시 계양구 계양산 입구에 초등학생 30여 명이 모였다. 계양산의 '보물' 반딧불이를 보기 위해서였다.
"반딧불이가 계양산에서 계속 살았으면 좋겠죠? 그런데 이곳에 골프장이 들어서면 반딧불이는 갈 곳을 잃어요" 박정옥 인천녹색연합 초록교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은 소리쳤다. "안 돼요. 반딧불이를 지켜주세요" 늦은 시간이었지만 말로만 듣던 반딧불이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에 아이들 눈은 반딧불이 마냥 초롱초롱 빛났다.
늦반딧불이. 계속되는 도시화에 그 개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도심지에서는 관찰하기가 어렵다(위). 맹꽁이는 계양산을 지키는 터줏대감이다.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전국적으로 그 개체수가 적다(아래). |김순철기자계양산에 들어섰다. 밤 공기를 머금은 숲은 촉촉한 기운을 사방에 흩날리고 있었다. 그렇게 걷기를 10분쯤, 형광색 불빛이 나무 사이에서 반짝이다 이내 사라졌다. 반딧불이었다. 아이들은 이내 멈춰서 숨을 골랐다. "찌르르 찌르르" 고요한 가운데 풀벌레 소리만이 숲 속에 울려 퍼졌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5분쯤, 반딧불이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경계하는 듯하던 반딧불이는 어느 새 다가와 아이들의 곁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와, 정말 이쁘다!" 아이들 감탄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친숙해진 반딧불이는 아이들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경계를 풀었는지 반딧불이는 이곳 저곳에서 모습을 보이며 아이들을 반겼다.
"과거 시골에서는 자주 볼 수 있었던 반딧불이지만 급격히 환경이 파괴되면서 많이 사라졌어요. 이제는 언제 그 모습이 사라질지 아무도 몰라요" 박 교사가 설명했다.
"이곳에서 함께 살았으면 참 좋겠는데… 우리가 지켜요" 아이들은 힘차게 대답했다. "부~ 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부엉이가 "고맙다"는 듯이 울었다. 아이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계양산을 내려왔다.
◇ 시민사회단체 "골프장 건설은 절대 안된다"
현재 골프장 건설 논의가 추진 중인 계양산은 인천의 얼마 남지 않은 녹지축이다. 새매(천연기념물 323호), 소쩍새(천연기념물 184호), 맹꽁이(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물장군(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도롱뇽(인천시 지정 보호 야생동물) 등 다수의 법적보호종이 이곳을 터전으로 삼고 있다.
계양산대책위원회 등 환경단체들이 12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골프장건설 반대 캠페인 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를 열고 있다. |김순철기자반딧불이를 비롯해 멧돼지, 고라니, 한국산 개구리 등 한국 고유종도 다수 서식하고 있다. 인천 도심지역에 하나 남은 생태적 보고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골프장 건설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반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계양산은 인천에서 설악산, 지리산과 같다"며 "크기는 비교할 바 못 되지만 인천 도심 속에 이만큼 녹지와 생태 환경을 간직한 곳은 계양산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지역시민사회단체는 계양산을 생태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양산을 찾는 방문객은 하루 평균 1만 명으로 시민의 안식처인 계양산이 일부 계층의 놀이터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자 함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전체 면적의 60% 이상을 기업이나 개인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시에서 나서줄 것을 원하고 있다. 예산을 편성해 계양산을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추진 인천시민위원회 노현기 사무처장은 "아이들에게 생명과 자연의 귀중함을 알려주고, 어른들에게는 휴식공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계양산을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계양산 골프장 건설이 논란을 빚던 2006년부터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인천시는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않은 채 골프장 건설 쪽으로 가닥을 잡고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 이재필기자 ljp81@kyunghyang.com >
"반딧불이가 계양산에서 계속 살았으면 좋겠죠? 그런데 이곳에 골프장이 들어서면 반딧불이는 갈 곳을 잃어요" 박정옥 인천녹색연합 초록교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은 소리쳤다. "안 돼요. 반딧불이를 지켜주세요" 늦은 시간이었지만 말로만 듣던 반딧불이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에 아이들 눈은 반딧불이 마냥 초롱초롱 빛났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5분쯤, 반딧불이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경계하는 듯하던 반딧불이는 어느 새 다가와 아이들의 곁을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와, 정말 이쁘다!" 아이들 감탄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친숙해진 반딧불이는 아이들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경계를 풀었는지 반딧불이는 이곳 저곳에서 모습을 보이며 아이들을 반겼다.
"과거 시골에서는 자주 볼 수 있었던 반딧불이지만 급격히 환경이 파괴되면서 많이 사라졌어요. 이제는 언제 그 모습이 사라질지 아무도 몰라요" 박 교사가 설명했다.
"이곳에서 함께 살았으면 참 좋겠는데… 우리가 지켜요" 아이들은 힘차게 대답했다. "부~ 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부엉이가 "고맙다"는 듯이 울었다. 아이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계양산을 내려왔다.
◇ 시민사회단체 "골프장 건설은 절대 안된다"
현재 골프장 건설 논의가 추진 중인 계양산은 인천의 얼마 남지 않은 녹지축이다. 새매(천연기념물 323호), 소쩍새(천연기념물 184호), 맹꽁이(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물장군(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도롱뇽(인천시 지정 보호 야생동물) 등 다수의 법적보호종이 이곳을 터전으로 삼고 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계양산은 인천에서 설악산, 지리산과 같다"며 "크기는 비교할 바 못 되지만 인천 도심 속에 이만큼 녹지와 생태 환경을 간직한 곳은 계양산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지역시민사회단체는 계양산을 생태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계양산을 찾는 방문객은 하루 평균 1만 명으로 시민의 안식처인 계양산이 일부 계층의 놀이터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자 함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전체 면적의 60% 이상을 기업이나 개인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시에서 나서줄 것을 원하고 있다. 예산을 편성해 계양산을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추진 인천시민위원회 노현기 사무처장은 "아이들에게 생명과 자연의 귀중함을 알려주고, 어른들에게는 휴식공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계양산을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계양산 골프장 건설이 논란을 빚던 2006년부터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인천시는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않은 채 골프장 건설 쪽으로 가닥을 잡고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 이재필기자 ljp81@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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