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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 a feeling

[스크랩] 모텔 진화

2005년 8월 3일 (수) 14:08  뉴스메이커
[특집]모텔의 진화는 ‘원초적 본능’
고급시설과 테마로 치장한 부티크텔에서 외국인 전문 관광텔까지

젊은이들 사이에 모텔 문화가 자리잡은 것은 모텔의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예전처럼 침대 하나에 구닥다리 TV, 어두컴컴한 객실이라면 술에 취하거나 여자친구가 동행하지 않는 한 즐겨 찾아갈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새 모텔은 변화하고 있다. 갖가지 고급시설과 테마를 가진 부티크텔 이외에도 기존 모텔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비즈니스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관광텔 등 다양한 형태로 특성화하고 있다.

▲부티크텔 ‘모텔에서 놀자’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모텔 유형이다. 서울 강남의 렉시, 젤리, IMI, 강북의 쉴호텔 등이 이에 해당한다. 부티크텔이라고 해서 다 똑같지는 않다. 모텔마다 각각 다른 분야에 투자해 손님의 발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렉시호텔은 색깔별 테마로 승부하고 있다. 호텔측이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은 모텔을 획기적으로 바꿔보기 위해서다. ‘열정, 사랑에서 증오까지’라는 이름의 레드룸은 벽면이 장미로 장식돼 눈길을 끈다. 객실은 노란색과 흰색, 파란색, 검정색, 회색, 녹색 등 색깔별로 방이 준비돼 있어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전 객실에는 PDP TV가 설치돼 있고, 폭포식 샤워기, 거품 욕조도 준비돼 있다. 멤버쉽 회원은 10% 할인혜택을 받는다.

젤리호텔은 다양한 즐길거리를 객실내부로 갖고 왔다. 저스트젤리, 인조이젤리, 스파젤리, 로얄젤리로 구성돼 있는데, 인조이젤리는 포켓당구대가 있는 객실, 대형스크린이 걸린 DVD방과 2대의 컴퓨터가 설치된 멀티룸으로 구성된 객실이 대표적이다. 침대 바로 옆에 거품욕조가 마련된 스파젤리에서는 한가롭게 반신욕을 즐길 수 있다. VIP룸격인 로얄젤리에는 미니바가 있어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가격은 다른 곳보다 약간 비싼 편이다.

쉴호텔은 국가별 테마를 정했다. 다다미와 일본식 욕조인 히노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관을 비롯, 한국관, 인도관, 중국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도 역시 거품욕조나 홈시어터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그래도 강남지역에 비하면 저렴해서인지 대학생을 중심으로 이곳을 찾고 있다고 한다.

IMI모텔은 부티크텔 중에서 가장 먼저 손님에게 이벤트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풍선과 장미, 촛불, 와인, 케이크 등을 이용해 이벤트를 마련해 준다. 실비만 받을 뿐 세팅비는 따로 받지 않는다. 100일부터 지속적으로 기념일을 챙기는 커플의 고민을 덜어주는 셈이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갖가지 편의시설을 갖춰 주말에는 예약이 힘들 정도로 붐빈다.

부티크텔은 경쟁이 심한 분야다. 아무리 독특한 서비스를 만들어도 후발업체가 금세 따라와 리모델링 간격이 2년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다. 이런 까닭에 차별화의 선두주자격인 모텔에서는 더욱 세분된 차별화를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즐길거리로 승부하는 젤리호텔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음성리모컨 체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객실을 이용하는 손님이 침대에 누워서 모든 것을 음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2,3호점을 낼 계획도 있는데, 여기서는 기존 부티크텔에서 볼 수 없던 기상천외한 시설을 도입할 생각이다.



국가별 테마로 인기를 끌고 있는 쉴호텔은 웰빙텔을 지향하고 있다. 모텔을 찾는 여성 중 상당수가 거품목욕 등 미용과 관련된 시설에 관심이 많은 것에 착안해 최근에는 직원이 직접 경동시장에서 구입한 쑥으로 만든 입욕제를 제공하고 있다. 피부미용과 피로회복에 좋기 때문이다. 또한 날씨가 선선해지면 정종도 제공할 계획이다. 손님은 따뜻하게 데운 정종을 일부는 마시고, 나머지는 욕조 속에 부어 정종목욕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아로마테라피도 용기 문제만 해결하면 곧 실시할 계획이다.

각 부티크텔에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IMI모텔도 이벤트 행사를 독특하게 꾸밀 생각이다. 기념일을 맞아 이벤트를 의뢰한 커플이 이벤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CD로 제작한다거나, 다른 이벤트 용품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비즈니스텔 부티크텔과는 달리 아예 사업가용으로 특화한 형태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벤허호텔은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이곳은 고객의 70~80%가 여의도 지역의 기업이나 선물거래소 등을 찾아온 사업가다. 이곳은 처음부터 여의도를 찾아온 사업가를 타깃으로 삼았다.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입장이라 기존 모텔에서 지내기도 마땅찮고 비용 문제 때문에 일급호텔을 선택하기도 어려운, 기업의 중간간부 등이 주요 고객이다. 업무 때문에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종종 호텔에서 고객을 상대한다. 이런 이들을 위해서 2층에 따로 커피숍을 운영하고 일반 모텔과 달리 조식도 제공하며 프리젠테이션이 가능한 회의실도 운영한다.

물론 비즈니스텔이라도 남녀가 짝을 지어 잠깐씩 쉬어가는 경우도 있다. 다만 비즈니스텔은 대실 손님보다 비즈니스 손님을 우대하고 있다. 객실에 설치된 컴퓨터 이외에 따로 랜선을 제공하는 한편 팩스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대실 손님과 달리 비즈니스 손님에게는 10% 가량의 할인혜택도 제공한다. 밤 늦게만 숙박손님을 받는 일반 모텔과 달리 조기 입실도 가능하다. 근거리라면 차로 마중을 나가기도 한다.

이와 같은 비즈니스텔은 러브모텔에 비해 장점이 많다. 우선 한번 투숙한 손님은 대체로 며칠 동안 묵기 때문에 서비스용품, 전기세 등 관리유지비용이 적게 든다. 벤허측에서는 한달에 2000여만원 정도를 절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손님의 성격상 한번 고객이 영원한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 모텔을 찾는 손님은 새롭고 더 나은 시설을 가진 모텔을 선호한다. 하지만 비즈니스 때문에 이곳을 찾은 손님은 다르다. 외지에서 며칠을 보내게 됐을 때, 잠자는 곳만이라도 익숙한 곳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불편함만 없다면 과거에 묵었던 곳을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호텔 관계자의 이야기다.



하지만 주말이 약하다. 여의도 지역의 특성상 대실손님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손님으로 붐비는 신촌, 종로, 강남 등 밀집지역 모텔과는 달리 한산하다. 이런 까닭에 벤허호텔은 주말에는 요금을 할인해주고 있다.

비즈니스텔은 앞으로 늘어날 추세다.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현재 킨텍스(한국국제전시장)가 들어선 경기 고양시 지역과 LG필립스 LCD공장이 들어설 경기 파주시 지역의 많은 모텔이 비즈니스텔로 전환을 고려중이라고 한다.

▲관광텔 외국 여행사나 여행관련 숙박시설 예약사이트를 통해 관광객을 상대로 중저가 숙박영업을 하고 있다. 대체로 여행객이 많은 관광지에 있다. 서울 인사동에 있는 썬비호텔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투숙객의 70% 정도가 일본 등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이다. 거의 대부분을 예약제로 운영하며, 입소문을 타고 알려진 덕택에 예약률이 높다. 이미 8월 객실 70% 정도가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이곳은 원래 부티크텔로 출발했다. 주변 상권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예상외로 일반 투숙객의 수는 많지 않았다. 이에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을 전문으로 한 관광텔로 바꾸었다. 원래 일반 손님을 대상으로 했던 까닭에 이곳도 역시 부티크텔처럼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한식풍과 유럽풍 등 객실별로 각각 다르게 꾸며놓았다. 거품욕조에 객실마다 인터넷 서비스, 무료 음료, 무료 팩스·프린트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한편 가격은 저렴한 까닭에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다녀간 관광객의 추천을 받은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인사동과 가깝다는 점과 조용하다는 점도 또한 인기 요인이다.

이곳도 역시 비즈니스텔과 마찬가지로 유지보수비가 적게 든다. 게다가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90% 정도가 일본인인데, 이들의 깔끔함 덕택에 보수 비용은 더욱 줄어든다. 아무래도 술에 취해 고성방가를 하기 일쑤인 일반 손님은 시설을 함부로 쓰기 마련이다.

이곳에는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이 근무하며, 원하는 경우 관광안내를 하고 김과 김치, 고추장 등 한국의 특산품을 팔기도 한다.

이밖에 여행지에 있으면서 주로 예약제로 운영되는 여행텔이나 서울 신촌 등 모텔이 밀집한 지역에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간별로 요금을 받는 타임텔,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을 꺼리는 손님을 대상으로 주차공간부터 객실요금 정산까지 모든 것을 무인으로 처리하는 무인텔 등도 있다.

한때는 러브체어나 성기구 등을 비치하고 손님을 유혹하던 러브호텔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모텔투어의 운영자 이수진씨는 “모든 모텔을 러브호텔로 치부,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지역별 특성에 맞는 중저가 숙박시설로 모텔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용 기자 j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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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블로그 > 닥터상떼 | 글쓴이 : 닥터상떼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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