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왕의 남자>를 향한 관객들의 열화 같은 반응은 가히 신드롬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일까지 1106만218명의 관객동원을 동원했다고 발표한 제작사는 이 영화가 최근 불거진 표절 시비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에도 불구하고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 2위였던 <실미도>(1108만)를 넘어 선 것은 물론, 이번 주말이면 1위인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의 기록까지 깰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왕의 남자>는 처음 기자와 배급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내긴 했지만, 지금 같은 범국가적 지지와 흥행을 예측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탄탄한 희곡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야기의 기본적 불안은 덜어냈다지만, 절정에 이르는 사건의 개연성과 깊이가 완만하고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기교나 연출력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표면적인 핸디캡들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일단 한동안 시들했던 사극장르라는 것도 그랬고, 무엇보다 영화 속에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동성애적 코드가 아직까지는 대중관객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거의 비슷한 시기 파란(?)을 일으킨 <투사부일체>의 흥행이 가져온 충격 역시 만만치 않다. 이 영화가 지난 19일 600만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 7위를 기록하게 되자, 충무로 내부에서조차 한국영화의 수준과 시장의 미래를 걱정하는 한숨 섞인 목소리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투사부일체>의 경우 예고편에서부터 안일한 속편들의 성공에 편승해 제작된 영화임을 노골적으로(또는 진솔하게) 드러낸 기획영화였고, 그 짜임새나 완성도 어느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영화의 흥행이 눈총을 받는 더 큰 이유는 이 영화의 투자와 배급을 맡은 CJ 엔터테인먼트와 자매사인 극장 CGV의 전략적 연합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 상당수 스크린을 독점하다시피 한 CGV가 다른 경쟁작품들을 보이콧하고 관객들의 선택해 볼 권리조차 착취하여 <투사부일체>의 흥행을 유도했다는 혐의는 공공연히 인정되는 사실이다. 바로 얼마 전 <태풍>을 통해서도 이 같은 치졸 수를 보여 안팎으로 지탄을 받은 적 있지만, 흥행수익으로 보충된 재력은 이런 수치스런 편법과 꽁수의 흔적을 쉽게 지우고도 남는 현실이다.
한 편의 영화는 많은 시간과 재화의 투자를 기본으로 한다. 투자는 더 많은 수익을 전재로 하며 수익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래서 현대의 영화는 예술과 문화라기보다 사업과 투자로서의 대접을 후하게 받고 있다.
성공한 작품의 후광을 등에 엎은 속편들의 등장, 입증된 원작(소설, 희곡, 만화책, 심지어 게임에 이르기까지)을 영상화하는 방법, 많은 팬들을 확보한 배우를 캐스팅 하는 일 모든 것은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한 방편이며 수단이다.
홍보를 위한 물량공세 역시 영화를 성공시키는 중요한 베팅 중 하나이다.
점차 순수 제작비를 넘게 홍보비를 지출하는 영화들이 늘어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스텝들의 보수는 줄이고 유보하는 한이 있어도 주연급 배우들과 광고비에 대한 투자는 더욱 커져만 간다.
출연배우들은 TV 예능 오락프로에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홍보하는데 여념이 없고 언제부턴간 출연 계약부터 이런 부수적 홍보활동이 부과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성공한 몇 편의 영화들은 영화 자체의 홍보와 이미지보다 출연진의 이런 과외활동(?)으로 관객몰이에 크게 성공했다는 무시 못할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얄팍한 언론과 대중들의 호기심을 이용한 스캔들 만들기는 영화 홍보의 또 다른 방법이다.
매년 여름이면 개봉을 기다리는 공포영화와 관련된 제작현장의 괴담들은 필수적으로 따라붙는다. 단순한 괴담 정도가 아니라 실제 누군가 화를 당한 사고나 관계자들의 개인사 등은 세인의 이목을 받기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이용돼도 좋은 꺼리에 불과하다.
사실 그러고 보면 이번 <왕의 남자> 표절시비도 심히 의심스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원작희곡 이외의 <키스>라는 다른 희곡에 등장했던 대사가 영화 속에 중요하게 사용되었고, <키스>의 원작자는 뒤늦게 이에 불만을 품고 법원에 상영중지를 요구했다는 것인데......
이미 제작사측에서는 문제가 된 희곡의 존재를 알고 있어 원작자와 타협 중이었다고 하고, 비단 장기 흥행가도를 달려 이제 그 힘이 슬슬 딸릴만하니 사건이 불거져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음은 너무나 절묘한 타이밍이라 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는가?
만약 제작사 입장에서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면 미안한 억측이기도 하겠으나 필자의 삐딱한 사고방식을 탓하기 전에 이전까지 무수히 드러났던 선배들의 치졸한 상술을 먼저 원망해야 할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인이자 유명 시나리오 전문가 ‘로버트 맥기’의 저서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Story)>라는 책에는 관객들을 사로잡는 시나리오 쓰는 법이 일목요연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작품들의 장면들을 섬세하게 분석하며 지루하지 않은, 깊이 있는 이야기 창작에 관한 다양한 시각들을 일깨운다. 엄밀히 이 책은 시나리오 또는 이야기를 창작하는 방법을 서술하고 있지만, 시나리오는 영화라는 본체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뼈대이므로 거시적으로 그의 지론은 결국 완성도 있는 영화, 더 나아가 관객들에게 환영받는, 그래서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를 위한 방식이기도 하다.
한참을 그의 심미안에 감탄하며 책을 들여다보다 문득 알 수 없는 서늘함을 느끼고 말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의 정신을 빼앗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분석되고 제안된 그의 방식들이 불현듯 마치 수학이나 화학 책에 가득한 공식과 부호들, 또는 새로 산 가전제품에 딸려온 두껍고 부담스런 사용설명서만큼이나 기계적이고 건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만약 관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그래서 높은 흥행성적을 올릴 수 있는, 결국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영화가 최선이라면 영화란 얼마나 값어치 없는 존재인가?
물론 ‘로버트 맥기’가 열성적으로 강변하는 바는 “좋은 영화”를 위한 시나리오 작법이지 “돈 많이 버는 영화”를 위한 작법은 아니다. 하지만 결국 좋은 성과를 거둔 텍스트를 근거로 그들의 공통분모를 추려 매뉴얼화하는 방식과 이를 구체화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신뢰한다는 것은 우리가 믿고 있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예술혼(藝術魂)과는 상당히 멀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또 이와 같은 분석을 근거로 한 할리우드 상업영화 매뉴얼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다.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탄생한 영화, 그리고 영화예술은 그 시작부터 흥행과 수익이라는 요소와 때어놓을 수 없는 매체였다. 영화의 원년으로 알려진 1895년은 카메라나 필름이 만들어진 해가 아니라 그들이 완성한 영화를 처음으로 일반 관객들에게 상영한 해임은 역사가들의 실수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관객들이 극장에서 보고자하고 즐기고자 하는 것, 그리고 그들을 위해 자신의 창의성과 철학을 담아내는 영화인들은 과연 100여 년 전과 다름없는 단순한 활동사진의 형태와 규격만으로 서로에게 만족이 될 수 있을까?
앞서 언급한 <왕의 남자>의 경우, 요행을 통해 대박을 거머쥔 영화의 예를 들고자 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만큼 흥행이란 예측이 불가한 것이라 제아무리 날고 뛰는 재간꾼들이 법석을 떤다해도 결국 하늘이 내리는 천운임을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모든 생산재가 그렇듯 영화 역시 수요에 영향을 받는다. 좀 더 나은 창의성과 진심을 담은 다양한 영화들을 생산할 수 있도록 힘을 싣는 것은 결국 그런 다양하고 좋은 영화들을 선택하고 기꺼이 지갑을 여는 열린 관객들, 깊이 있는 관객들의 선택이자 특권이다.
더욱 혐오스럽고 오염된 자극들로 관객들의 말초신경을 미혹하는 영화들은 늘어간다. 언제까지 공산품과 다를 바 없는 영양가 없는 영화들로 나의 소중한 인생의 일부를 대세에 덩달아 허비할 것인가? 더불어 언제까지 이를 이용해 한탕 해보려는 알량한 협작꾼들의 허세에 힘을 실어줄 것인가?
감히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를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그것에 대한 규정 차체가 이미 난센스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실한 영화와 거짓된 영화에 대한 판단은 누구에게라도 충분한 여지가 있다. 또 돈만 벌려고 작정한 영화와 관객과의 대화를 청하는 영화에 대한 구분도 표면적으로부터 어느 정도 명백하다.
<왕의 남자>는 처음 기자와 배급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내긴 했지만, 지금 같은 범국가적 지지와 흥행을 예측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탄탄한 희곡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야기의 기본적 불안은 덜어냈다지만, 절정에 이르는 사건의 개연성과 깊이가 완만하고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기교나 연출력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표면적인 핸디캡들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일단 한동안 시들했던 사극장르라는 것도 그랬고, 무엇보다 영화 속에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동성애적 코드가 아직까지는 대중관객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거의 비슷한 시기 파란(?)을 일으킨 <투사부일체>의 흥행이 가져온 충격 역시 만만치 않다. 이 영화가 지난 19일 600만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 7위를 기록하게 되자, 충무로 내부에서조차 한국영화의 수준과 시장의 미래를 걱정하는 한숨 섞인 목소리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투사부일체>의 경우 예고편에서부터 안일한 속편들의 성공에 편승해 제작된 영화임을 노골적으로(또는 진솔하게) 드러낸 기획영화였고, 그 짜임새나 완성도 어느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영화의 흥행이 눈총을 받는 더 큰 이유는 이 영화의 투자와 배급을 맡은 CJ 엔터테인먼트와 자매사인 극장 CGV의 전략적 연합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 상당수 스크린을 독점하다시피 한 CGV가 다른 경쟁작품들을 보이콧하고 관객들의 선택해 볼 권리조차 착취하여 <투사부일체>의 흥행을 유도했다는 혐의는 공공연히 인정되는 사실이다. 바로 얼마 전 <태풍>을 통해서도 이 같은 치졸 수를 보여 안팎으로 지탄을 받은 적 있지만, 흥행수익으로 보충된 재력은 이런 수치스런 편법과 꽁수의 흔적을 쉽게 지우고도 남는 현실이다.
한 편의 영화는 많은 시간과 재화의 투자를 기본으로 한다. 투자는 더 많은 수익을 전재로 하며 수익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래서 현대의 영화는 예술과 문화라기보다 사업과 투자로서의 대접을 후하게 받고 있다.
성공한 작품의 후광을 등에 엎은 속편들의 등장, 입증된 원작(소설, 희곡, 만화책, 심지어 게임에 이르기까지)을 영상화하는 방법, 많은 팬들을 확보한 배우를 캐스팅 하는 일 모든 것은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한 방편이며 수단이다.
홍보를 위한 물량공세 역시 영화를 성공시키는 중요한 베팅 중 하나이다.
점차 순수 제작비를 넘게 홍보비를 지출하는 영화들이 늘어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스텝들의 보수는 줄이고 유보하는 한이 있어도 주연급 배우들과 광고비에 대한 투자는 더욱 커져만 간다.
출연배우들은 TV 예능 오락프로에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홍보하는데 여념이 없고 언제부턴간 출연 계약부터 이런 부수적 홍보활동이 부과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성공한 몇 편의 영화들은 영화 자체의 홍보와 이미지보다 출연진의 이런 과외활동(?)으로 관객몰이에 크게 성공했다는 무시 못할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얄팍한 언론과 대중들의 호기심을 이용한 스캔들 만들기는 영화 홍보의 또 다른 방법이다.
매년 여름이면 개봉을 기다리는 공포영화와 관련된 제작현장의 괴담들은 필수적으로 따라붙는다. 단순한 괴담 정도가 아니라 실제 누군가 화를 당한 사고나 관계자들의 개인사 등은 세인의 이목을 받기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이용돼도 좋은 꺼리에 불과하다.
사실 그러고 보면 이번 <왕의 남자> 표절시비도 심히 의심스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원작희곡 이외의 <키스>라는 다른 희곡에 등장했던 대사가 영화 속에 중요하게 사용되었고, <키스>의 원작자는 뒤늦게 이에 불만을 품고 법원에 상영중지를 요구했다는 것인데......
이미 제작사측에서는 문제가 된 희곡의 존재를 알고 있어 원작자와 타협 중이었다고 하고, 비단 장기 흥행가도를 달려 이제 그 힘이 슬슬 딸릴만하니 사건이 불거져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음은 너무나 절묘한 타이밍이라 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는가?
만약 제작사 입장에서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면 미안한 억측이기도 하겠으나 필자의 삐딱한 사고방식을 탓하기 전에 이전까지 무수히 드러났던 선배들의 치졸한 상술을 먼저 원망해야 할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인이자 유명 시나리오 전문가 ‘로버트 맥기’의 저서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Story)>라는 책에는 관객들을 사로잡는 시나리오 쓰는 법이 일목요연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작품들의 장면들을 섬세하게 분석하며 지루하지 않은, 깊이 있는 이야기 창작에 관한 다양한 시각들을 일깨운다. 엄밀히 이 책은 시나리오 또는 이야기를 창작하는 방법을 서술하고 있지만, 시나리오는 영화라는 본체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뼈대이므로 거시적으로 그의 지론은 결국 완성도 있는 영화, 더 나아가 관객들에게 환영받는, 그래서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를 위한 방식이기도 하다.
한참을 그의 심미안에 감탄하며 책을 들여다보다 문득 알 수 없는 서늘함을 느끼고 말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의 정신을 빼앗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분석되고 제안된 그의 방식들이 불현듯 마치 수학이나 화학 책에 가득한 공식과 부호들, 또는 새로 산 가전제품에 딸려온 두껍고 부담스런 사용설명서만큼이나 기계적이고 건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만약 관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그래서 높은 흥행성적을 올릴 수 있는, 결국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영화가 최선이라면 영화란 얼마나 값어치 없는 존재인가?
물론 ‘로버트 맥기’가 열성적으로 강변하는 바는 “좋은 영화”를 위한 시나리오 작법이지 “돈 많이 버는 영화”를 위한 작법은 아니다. 하지만 결국 좋은 성과를 거둔 텍스트를 근거로 그들의 공통분모를 추려 매뉴얼화하는 방식과 이를 구체화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신뢰한다는 것은 우리가 믿고 있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예술혼(藝術魂)과는 상당히 멀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또 이와 같은 분석을 근거로 한 할리우드 상업영화 매뉴얼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다.
‘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탄생한 영화, 그리고 영화예술은 그 시작부터 흥행과 수익이라는 요소와 때어놓을 수 없는 매체였다. 영화의 원년으로 알려진 1895년은 카메라나 필름이 만들어진 해가 아니라 그들이 완성한 영화를 처음으로 일반 관객들에게 상영한 해임은 역사가들의 실수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관객들이 극장에서 보고자하고 즐기고자 하는 것, 그리고 그들을 위해 자신의 창의성과 철학을 담아내는 영화인들은 과연 100여 년 전과 다름없는 단순한 활동사진의 형태와 규격만으로 서로에게 만족이 될 수 있을까?
앞서 언급한 <왕의 남자>의 경우, 요행을 통해 대박을 거머쥔 영화의 예를 들고자 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만큼 흥행이란 예측이 불가한 것이라 제아무리 날고 뛰는 재간꾼들이 법석을 떤다해도 결국 하늘이 내리는 천운임을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모든 생산재가 그렇듯 영화 역시 수요에 영향을 받는다. 좀 더 나은 창의성과 진심을 담은 다양한 영화들을 생산할 수 있도록 힘을 싣는 것은 결국 그런 다양하고 좋은 영화들을 선택하고 기꺼이 지갑을 여는 열린 관객들, 깊이 있는 관객들의 선택이자 특권이다.
더욱 혐오스럽고 오염된 자극들로 관객들의 말초신경을 미혹하는 영화들은 늘어간다. 언제까지 공산품과 다를 바 없는 영양가 없는 영화들로 나의 소중한 인생의 일부를 대세에 덩달아 허비할 것인가? 더불어 언제까지 이를 이용해 한탕 해보려는 알량한 협작꾼들의 허세에 힘을 실어줄 것인가?
감히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를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그것에 대한 규정 차체가 이미 난센스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실한 영화와 거짓된 영화에 대한 판단은 누구에게라도 충분한 여지가 있다. 또 돈만 벌려고 작정한 영화와 관객과의 대화를 청하는 영화에 대한 구분도 표면적으로부터 어느 정도 명백하다.
출처 : 작은화실
글쓴이 : 독일병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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