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미술이 만났을 때… | |||
이석우 경희대 박물관장 개인전 열어 | |||
역사학자로 미술전(밀알미술관·27일∼7월5일)을 여는 이석우(55·사진) 경희대 박물관장은 26일 “역사가 사라진 과거의 망각과 상실에 대항하는 것이라면, 미술 역시 순간으로 사라질 아름다움과 시대적 흐름을 화면 속에 잡아두는 반(反)시간적인 것”이라며 “역사와 미술은 시간의 흐름을 한순간 멈추고 고이게 한다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림과 인연을 맺은 것은 중학교 시절부터. 한때 불운한 빨치산 작가이기도 했던 양수아(1920∼72)가 운영하던 ‘양수아 양화 연구소’에서 붓놀림을 배웠다. 한때 화가를 꿈꿨으나 집안의 반대로 끝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함께 뒹굴던 동기가 김지하 시인이다. 김 시인이 요즘 난을 치는 것도 우연이 아닌 셈이다. 작가로는 강홍윤, 양계탁 등이 있다. “가지 못한 길에 대한 귀향의식이 제가 그동안 미술문화와 역사와의 만남을 꾸준히 추구하게 했던 동인인 것 같습니다.” 결국 다시 붓을 들었다. 늘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문명에서 낙서 같은 그의 그림은 순간미의 포착이자 시간과 역사를 잡아 놓은 흔적이라 할 수 있다. 문화역사 답사 길에서, 산책길에서, 아침햇살 듬뿍 받고 있는 신록의 나무들 사이에서 만나는 경이의 순간들이 화면 위에 가득하다. “이 세상은 경이로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피카소가 말한 것처럼 아름다움은 찾아나서야 만나는 대상이 아니고 주변 어디에도 있어서 다만 발견하면 되는 것이지요.” 27일 전시회 개막에 맞춰 이 관장의 역사인식과 미학적 사유를 담은 책 ‘역사의 숨소리, 시간의 흔적’(인디북)도 출간됐다. (02)961-0140 편완식 기자 wansik@segy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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