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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에너지가 미래다]곽정일 석유공사 카자흐 사무소장 인터뷰

곽정일 석유공사 카자흐스탄 사무소장이 카자흐스탄 지도를 보며 국내기업의 유전개발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석유공사 카자흐스탄 사무소장인 곽정일 소장의 영문명함에는 ‘카스피안 브랜치’(카스피해 지점)라고 쓰여 있다. 굳이 카자흐스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의 보고라는 카스피해의 잠재력을 보고 전체를 목표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도 모두 마찬가지다. 실제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과도 자원협력을 위한 접촉이 본격화되면서 곽소장이 이끄는 카스피안 브랜치는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지점을 개설할 때만 해도 4명(현지인 제외)에 불과하던 직원이 지금은 7명으로 늘어났고 잠빌, 아다광구 사업 진행상황에 따라 추가로 늘어날 예정이다.

곽소장은 “카스피해를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지역은 우리가 본격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무대”라면서 “이미 많은 외국기업이 진출한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을 제외하고 가장 가능성이 있는 곳은 투르크메니스탄”이라고 꼽았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우리나라는 물론 대부분 서방 국가와도 국교를 맺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인 국가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전세계에서 석유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세계적인 석유메이저들도 이곳에 진출한 회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카스피해의 미개척지라는 것이 곽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에 대한 우리나라의 강점을 앞세워 정부와 재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력한다면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소장은 20년 이상을 해외 유전지역에서 보내온 석유개발 전문가. 우리 기술로 탐사해 생산까지 하고 있는 첫 유전인 베트남 15-1광구 흑사자 유전의 성공주역이기도 한 그는 “카자흐스탄은 베트남과 환경이 다르고 어려움도 많지만 잠재력은 높은 것 같다”면서 “연내에 석유 시추에 성공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서방 기업보다 후발주자로서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그것은 최근 몇년새 유전개발을 원하는 외국기업에 대한 계약조건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90년대에 진출한 서방기업들에 헐값에 대형 유전을 넘겼던 카자흐스탄은 이후 내부적으로 자성론이 일면서 진출하는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상당한 보상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래도 다른 산유국에 비해 카자흐스탄은 이제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우리에게도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은 땅”이라면서 “하지만 실질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성과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인 노력과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마티(카자흐스탄)|박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