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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24번 갈아타면 서울서 부산 간다

시내버스 24번 갈아타면 서울서 부산 간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갔습니다. " 갈아 탄 버스 24대, 버스비 총 12만원, 완주 거리 441.3㎞, 소요 시간 2523분.

광운대 영상미디어학부의 서성록(실행).김형규(기획).김윤혁(촬영)씨 등 24세의 대학생 3명이 서울을 출발해 시내버스만 타고 부산까지 내려간 것은 지난해 12월 29일.

"2006년 한 해 많이 힘들었을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어요. 또 2007년은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하는 의미에서 세배 퍼포먼스를 펼치기로 했어요."

29일 오전 7시30분 서울 강남역에서 출발하는 수원행 버스 3000번으로 첫걸음을 뗐다. 서씨는 버스에 올라 "2007년 다가오는 해에 힘내시길 바라며 서로를 위해 박수를 쳐보는 것은 어떨까요"라는 제안과 함께 큰절을 올렸고 승객들은 박수로 화답하며 "장하다" "힘내라"고 격려했다. 수원~오산~평택~온양~유구를 거쳐 공주~유성~대전~옥천으로 이어진 첫날 행군은 당일 오후 6시50분에야 마무리됐다.

시나리오 대로라면 추풍령을 넘어야 했지만 공주에서 유성으로 가는 길에 만난 한 할머니 때문에 계획이 다소 수정됐다.

아픈 며느리를 위해 음식을 싸 가지고 가는 할머니를 병원까지 모셔다 드린 뒤에야 그곳을 뜰 수 있었다. 하룻밤을 여관에서 묵은 뒤 이들은 다음날 오전 7시 옥천을 떠났다. 양산~영동~추풍령~김천~구미~왜관을 거쳐 대구~영천~아화~경주~모화~울산까지 한걸음에 달려갔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점심은 버스 안에서 해결했다. 오후 10시40분 드디어 부산. 그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24대 버스의 운전기사 24명에게서 받은 '이동 경로 사인'을 감격스럽게 흔들어 보였다.

한편 이들은 최근 한 동영상 사이트 공모전에 '서울~부산 시내버스 일주'를 출품, 최우수작으로 뽑히는 기쁨까지 함께 누렸다.

이지은 기자 j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