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마음으로 낙하산 저지 투쟁” | ||||||||||||||||||
[인터뷰] 3월 임기 시작하는 노중일 OBS 차기 노조위원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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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합의 임단협안 일방파기, 구조조정 위기, 임금 10% 삭감에 이어 MB언론특보 출신 사장 선임까지. iTV정파후 3년여간 길거리에서 싸웠던 희망조합은 2007년 12월 OBS경인TV 개국을 일궈내며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라는 정식 명칭을 갖게된 뒤에도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20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OBS사옥에서 만난 노 신임 지부장은 “우리의 투쟁은 미래를 바로세우기 위한 ‘행복 투쟁’이다. 산모가 고통 끝에 아이를 낳는 것처럼 지금 고통을 겪더라도 우리의 미래를 밝힐 수 있도록 한걸음 한걸음 기쁜 마음으로 걸어가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특보출신 사장? 악한 구조는 선한 결과 절대 못 낳아” “희망조합이 3년간 실직자로서 길거리 투쟁을 하면서 정신적 외상을 많이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괜히 3년 싸웠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번 과정을 거치면서 희망조합의 양심, 단결력 이런 것들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할 때 그는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MB특보 출신이 사장이 되면 ‘공익적 민영방송’이라는 OBS의 원칙이 깨질 것이 분명하다. 차씨를 저지함으로써 OBS 구성원들이 언론인으로서 양심을 지키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선한 구조를 만들겠다”며 “한나라당이 법안을 상정할 것으로 예측되는 25일 언론노조 투쟁현장에서 YTN노조를 꼭 찾아뵐 것이다. YTN 동지들에게 우리의 투쟁 과정을 설명드리고 연대와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해, YTN노조와 연대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은 3월에 임기를 시작하는 노 신임 지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축하드린다. 하지만 험난한 상황에서 지부장에 당선되셨다. 심경을 말씀해주신다면. “우리의 투쟁은 미래를 바로세우기 위한 ‘행복 투쟁’이다. 산모가 고통 끝에 아이를 낳는 것처럼 지금 고통을 겪더라도 우리의 미래를 밝힐 수 있도록 한걸음 한걸음 기쁜 마음으로 걸어가겠다. iTV정파 후 희망조합이 3년간 실직자로 길거리 투쟁을 하면서 정신적 외상을 많이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괜히 3년 싸웠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번 과정을 거치면서 희망조합의 양심, 단결력 이런 것들을 확인하고 있다.” “경영진 평가 시작할 것“ - 출마의 변으로 “‘근거 없는 낙관’을 ‘손에 잡히는 청사진’으로 대체하고, ‘구조화된 무능’을 ‘합리성과 효율성’으로 재설계하겠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방송현업 속에서 축적된 조합원들의 재능이 그동안 모아지지 못했는데 조합이 중심이 돼서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밝혀낼 것인지 토론의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나는 조합원들의 집단지성을 믿는다. OBS를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조가 경영적 접근을 하겠다. 조합원들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지식을 쏟아내 미래 청사진을 만들고, 이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평가를 하겠다. 그래서 경영진들이 자신들에게 맡겨진 소임을 정확히 인식하고, 주어진 목표를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노조에서 독려하겠다.” - OBS 미래 비전 수립, 단협 관철 등 여러 공약 중 최우선 과제를 꼽는다면? “회사의 구체적인 비전과 뚜렷이 손에 잡힐 수 있는 희망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공약이고, 현재 당면 과제는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이다. 악한 구조는 절대 선한 결과를 낳을 수 없다.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MB 언론특보 출신이 사장으로 오면 구조가 타락하게 된다. ‘공익적 민영방송’이라는 OBS의 원칙이 깨질 것이 분명하다. 차씨를 저지함으로써 모든 구성원들이 언론인으로서 양심을 지키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선한 구조를 만들겠다.” “우리는 행복한 마음으로 낙하산 저지 투쟁한다”
“ YTN동지들이 몸을 던져서 처절하게 싸우는 모습은 우리에게 큰 교훈과 가르침이 되고 있다. 그런데 YTN과 OBS는 공간적으로 조금 다르다. OBS는 좋게 말하면 개방형이라서 물리적으로 막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는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뚫고 들어가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물리적인 문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조합원들의 굳건한 의지를 바탕으로 얼마든지 (저지를) 할 수 있으니까. 지금까지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의지와 의사를 밝히고 있다. 기자, PD 등 조합원들이 현업에 충실하면서도 (낙하산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우리의 행복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기 때문에 행복한 마음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 YTN노조와의 연대도 염두에 두고 있나? “아직 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조직 내에서 소임을 점검하고 역할을 습득하는 게 먼저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미디어관련법을 상정할 것으로 보이는 25일 투쟁현장에서 분명하게 YTN노조를 찾아뵐 것이고, YTN 동지들에게 우리 투쟁 과정을 설명드리고 연대와 지지를 호소할 것이다.” “차씨, 벌써부터 방송 사유화 기미 보이기 시작” “나 역시 조합원이고 현 지부장의 뜻을 따르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미 김인중 위원장께서 단식 9일째에 들어갔다. 차씨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직원의 이런 모습들을 찾아보고 살피는 게 도리인데 얼굴도 내비치지 않는다. 그 정도로 자신이 없고 스스로를 폐쇄시키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막을 수밖에 없다.” “이미 차씨는 16일 날치기 취임식을 치르면서 ‘내 취임식이 왜 <뉴스755>에 보도되지 않았느냐’고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왜 취임 축하 화환이 이렇게 없냐’며 간부들을 질타했다고도 한다. 보도국 조직을 통해 화환 앵벌이를 지시했다는 증언들이 있다. 벌써부터 방송 사유화의 기미들이 보이고 있다.” “열린 마음의 백성학 회장, 사장 문제도 재고해주실 것” - 단협 파기, 시도민주 무산, 노조·시민단체에 대한 사추위 일방 배제 등 그동안 OBS 내에서 벌어졌던 각종 사건들의 뒤에는 최대주주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백 회장에 대한 입장과 향후 대응 방법에 대해 말씀해달라. “지금은 각각의 방송사 주체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백 회장께서 처음 방송사를 세우셨을 때 사회적으로 ‘공익적 민영방송을 만들겠다’며 여러가지 것들을 약속했는데, (▷ 백성학 회장, ‘소유·경영 분리’ 강조하더니… ) 그대로 이행된다면 백 회장은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언론계에서도 존경받는 대주주가 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만약 백 회장과 대화할 기회가 생긴다면 사원들의 지혜를 짜내서 사장 문제를 비롯, OBS의 미래를 밝힐 명확한 계획과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헌신, 열정을 충분히 설명드리겠다. 대주주는 ‘존경받는 대주주’가 되고, 경영진은 미래의 비전을 밝힐 수 있고, 조합원들이 최선을 다해 OBS를 만들어간다면 향후 OBS는 작지만 건강한 방송으로 다시 태어나리라 믿는다. 백 회장은 정말 고생을 많이 하고, 불굴의 의지로 지금까지 사업을 일궈오고 수많은 선행을 하셨던 분이다. 이분의 선한의지, 신앙심, 열린 마음으로 문제들을 접근하시는 태도에 대해 신뢰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문제(사장 선임)도 첫단추가 비록 잘못 꿰어졌지만, 재고해주실 것이라고 본다.” “한나라당 미디어악법, 주어진 소임 충실히 이행하겠다” - OBS를 둘러싼 제반조건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OBS는 올해 구조조정 얘기가 또다시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대비하실 생각인가. “지난해 조합원들은 임금 10% 삭감에 동의하는 등 경제위기를 당겨서 겪었다. OBS는 이미 굉장히 효율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에 내년 경제상황이 나아진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주주분들에게 정중하게 추가 투자를 설득하고 우리도 함께 노력하겠다는 공감대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 지난해 언론노조 총파업을 불러온 한나라당의 미디어관련법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나. “언론노조 구성원으로서 저희들한테 주어진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 ‘구조가 선해야 결과도 선하다’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언론계를 비롯해 사회 전체가 선한 구조를 찾아가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행동으로 옮기겠다.” - 향후 OBS 투쟁동력 강화를 위해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 “조합원들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헌신적으로 이번 싸움에 참여를 해주시고 있기 때문에 이미 동력은 강화됐다고 본다. 이번 투쟁의 주체인 조합원 한분 한분을 모두 믿는다. 책임은 가능한 내가 지고, 그분들이 언론인으로서 소신과 양심을 최대한 표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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