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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TV방송

“차용규 사장 본 적 있나”…“없다” -2009.2.19 미디어 오늘

“차용규 사장 본 적 있나”…“없다”
나흘째 ‘새벽출근’ 중…제작·보도·기술국 업무보고 무산
2009년 02월 19일 (목) 10:21:19 김수정 기자 ( rubisujeong@mediatoday.co.kr)
차용규 OBS 사장이 취임한지 19일로 나흘째가 됐지만 간부와 경영국 사원 몇 명을 제외한 OBS 사원 대부분은 차 사장을 본 적이 없다. 이날로 8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김인중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장조차 아직 차 사장을 대면하지 못했다. 19일 오전 사장 출근저지 집회에 모인 조합원들에게 “차용규 사장을 본 적이 있냐”고 물었지만 대부분 “없다”고 답했다.

차 사장은 매우 이른 시각에 출근한다. 취임식이 있었던 16일 차 사장이 부천시 오정동 OBS사옥에 들어오려고 한 시각은 7시11분. OBS노조의 저지로 차를 뺐다가 다시 쪽문으로 들어온 시각은 7시45분이었다. 17일에는 오전 6시30분, 18일에는 6시13분에 출근했다. 차 사장이 매일 ‘새벽출근’을 하고 있어 조합원 대부분이 아직 사장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취임식조차 원래 장소였던 대강당에서 임원실 내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서 진행하는 바람에 간부와 비조합원 20여명만이 차 사장의 취임식에 참석했을 뿐이다.

   
  ▲ 19일 오전 7시 OBS노조 조합원들이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으나 사장은 이미 출근한 뒤였고 30여명의 용역직원들이 조합원들을 막아섰다. ⓒ김수정기자  
 
19일에도 OBS노조 조합원들은 오전 6시30분이 넘은 시각에 사장 출근저지투쟁을 하러 나왔다. 이날도 차 사장은 이미 출근한 상태였다. 이날 오전에 모인 10여명의 조합원은 30여명의 용역 직원들과 얼굴을 맞댔다. 한 조합원은 “새로 사장이 오면 사원들이 일하는 곳을 둘러볼 법도 한데 이 사람은 그런 것도 없다”며 “간부와 경영국 사원 외에는 사장을 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은 “노조위원장이 8일째 단식을 하고 있으면 와서 ‘괜찮냐’라도 묻는 게 도리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날 조합원들은 사장 없는 출근저지 집회를 끝낸 뒤, 사장실 창문 아래로 자리를 옮겼다. 사장실에는 블라인드가 쳐져 있었고 불은 환하게 켜져 있었다. 조합원들이 사장실을 향해 “희망조합 총단결로 차용규를 몰아내자”며 구호를 외치자 차 사장은 창문을 살짝 열고 밖을 내다 봤을 뿐 그 이후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OBS노조는 이날 오전 9시에 예정된 제작국 업무보고를 무산시켰다. 제작국장 등 제작국 간부 4명은 10여명의 조합원들에 막혀 발길을 돌렸다. 취임 나흘째가 되도록 차 사장은 경영국 업무보고만 받았을 뿐 17·18일 계획됐던 보도국 기술국 제작국의 업무보고는 받지 못했다. 노조는 20일 오전 8시로 예정된 확대간부회의도 무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 19일 오전 9시 제작국 업무보고가 있었지만 OBS노조의 저지로 무산됐다. ⓒ김수정기자  
 
18일 저녁 새 OBS희망조합지부장에 노중일 기자가 선출됐다. 총 재적인원 193명 중 171명이 투표에 참여해 88.6%의 투표율을 보였고 그 중 116표를 얻어 67.8%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내부에서는 사장반대투쟁에 대한 조합원들의 지지가 표로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OBS노조는 또한번 새로운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