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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소수민족

중국의 섹스산업2

by 인천싸나이 2005. 12. 19.

* 사진 설명: 나이어린 10대 매춘여성과의 현장을 급습당한 한 남성. 대로변의 한 건물 지하실에서 매매춘이 공연히 이루어진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中國新聞週刊', http://www.aobo.net.cn)

세계에서 가장 많았던 구중국의 매춘여성들

1949년 10월 1일, 중국 베이징의 티엔안먼(天安門) 연단 위에는 일단의 중산복과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만면에 미소를 띠고 도열해 있었다. 수십년 동안 셀 수 없는 사선을 넘어 막강한 국민당 군대와 위력적인 일본군을 물리치고 정권을 잡은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해가 비치다 소나기가 퍼붓곤 했던 그 날, 광장에서는 약 10만명의 인파가 열광하는 분위기 속에서 마오쩌동(毛澤東) 중국 국가주석은 "오늘 중국 역사에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규정하면서, "5억의 중국 인민은 이제 일어섰다"고 선언했다. 이 날 새롭게 시작하는 중국만큼이나 가장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 것은 중국의 기녀(妓女)들이었다.

공산당이 대도시를 점령하면서 내린 첫 정책 중 하나가 공창(公娼, 국가의 허가를 받은 매춘여성)의 해방, 기원(妓院)의 철폐였기 때문이다. 당시 베이징에만 문을 닫은 기원 수는 무려 224개에 달했고, 속박에서 벗어난 기녀는 1만1316명에 달했다. 1935년 중국 최대의 상업도시에서 종사하던 공창의 숫자는 3만명을 넘었는데, 이는 인구비율로 따져서 137명당 한 명꼴로 세계 최고의 성적을 자랑했었다. 즉 20세기 전반기까지 중국 대도시는 거주 여성의 21명 중 한 명이 기녀였다는 점이다. 이렇듯 대륙 곳곳을 번식하고 있던 중국의 섹스산업도 신집권세력의 서슬퍼런 정책 앞에서 새벽이슬처럼 자취를 감춘다. (참조: '中國妓女史', 상해문예출판사)

"낮에는 만리장성, 밤에는 가라오케"

몇 십년간 중국에서 종적을 묘연했던 매매춘업이 다시 수면에 떠오른 것은 지난 1984년. 작년에 발간된 공안부의 내부자료 '최근 문화오락서비스장소의 상황'(當前文化娛樂服務場所的情況)이라는 보고서는 중국정부가 개혁개방정책 이후 그 존재여부를 부정하던 섹스산업이 어떻게 연도별로 창궐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84년부터 통계를 내기 시작한 매매춘 관련 사건은 5000여건, 관련 매춘여성은 6000여명으로 인구 13억의 중국 전체로 보아서 극히 경미했었다. 허나 99년에는 22만여건, 45만여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15년 사이 사건수는 44배에 매춘여성은 75배로 증가하게 된다.

현재 중국 국가공상국에 등록된 가라오케(중국식 단란주점), 사우나, 미용실 등은 모두 33만곳. 이들이 다 매매춘업에 종사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으나, 중국성학회 이사장 쉬티엔민(徐天民)씨는 "조사에 따르면, 한 가라오케에 적게는 열댓명 많게는 수십명에 일하고 있다. 이를 견주어 볼 때, 중국의 산페이샤오지에(三陪小姐, 손님과 같이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추는 접대원으로 통칭 매춘여성을 일컫음)는 이미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중국인들 사이에는 '달에서 중국을 보면, 낮에는 만리장성 밤에는 가라오케를 볼 수 있다(白天看長城, 晩上看歌城)'라는 농담이 오고 갈 정도이다.

"관이 섹스산업의 보호막 역할을 해"

이런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정부 당국은 지난 6월 30일 '오락서비스 장소의 관리를 엄격히 하고 매매춘, 도박, 마역판매 활동을 근절하는 행동을 강화한다'라는 긴 이름의 공문을 전국에 시달하고, 7월부터 9월까지 대대적인 '범죄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그러나 한 공안원이 토로하듯이, "중국 섹스산업은 뿌리뽑기 힘들 뿐더러, 단속하면 할수록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기에 이미 거대한 관시왕(關係網)을 갖춘 섹스산업 종사자들은 정계와 관계에 뿌리깊은 협력자들을 가지고 있어, 본질적인 근절이 요원한 실정이다.

중국 공안부 또한 자체 보고서에서조차 "(중국에서 섹스산업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법률 집행요원들이 섹스산업 종사자들과 연계가 되어 직무를 유기하거나 감독을 느슨하게 하고 있고, 심지어는 후견인, 보호막의 역할까지 하기 때문"고 지적하고 있다. 관영언론 '차이나 데일리'도 또한 "섹스산업이 창궐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부패이다. 일부의 권력이 있고 돈이 있는 사람들이 도시 소비의 주체가 된 현실에서, 중국에서 매춘여성이 존재하는 것은 바로 이들 유권유전(有權有錢)의 부패분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섹스산업 이면에 숨은 경제/사회적 인소

이와 같이 개혁개방후 20여년동안 급속히 부를 쌓고 권력의 단맛을 영위하는 중국의 빠오파후(暴發戶, 벼락부자)들은 권력과 돈, 성을 한꺼번에 움켜지고 중국 사회를 활보하고 있다. 허나 단순히 이들 일부 부패한 사람들이 난동쯤으로 중국의 섹스산업을 단정짓기에는 어딘지 모호하다. 중국의 부패 상황이 끊임없이 지적되고 개선되어 가는 현실 아래에서 과연 섹스산업을 꼬리를 감출 것인가? 여기에 대한 전망은 지극히 비관적이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섹스산업과 연관된 분야에 종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보의 흐름이 막힘없는 오늘날 여러 경로로 밀려들어오는 외부의 문화적 충격 또한 중국인의 세계관을 뒤흔들고 있다.

베이징대학의 대학생 자오옌시우(趙岩秀, 22세)씨는 이에 대해 "과거 중국인들의 성의식이 폐쇄적인 것은 결코 아니었다. 단지 수십년에 걸친 정치적인 변혁으로 억눌려 왔을 뿐이다. 최근 중국 젊은이들의 개방적인 섹스관이나 중년층의 외도 바람, 매매춘업의 번성 등은 과거 중국의 문화와 연속선상에 있다. 여기에 서구의 선진적인 성의식과 문화가 양념으로 첨가된 것도 부인하기 힘든 현실이다. 수준 낮긴 하지만 중국 섹스산업은 중국 문화양식의 한 발로이다"라고 토로했다. 이렇듯 중국 섹스산업의 배후에는 복잡한 경제/사회적 요소들이 숨어져 있다. 다음 회에서는 그 경제적인 인소를 해부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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