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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소수민족

중국의 섹스산업5

by 인천싸나이 2005. 12. 19.
이름   모종혁 록일자  2004-06-21  (조회수 : 232 )
제목   섹스산업5: 부패관리, 벼락부자를 고객으로


* 사진 설명: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경찰에 '현장'(?)을 발각 당한 피아오커(표客, 기루의 유객)과 지뉘(鷄女). 오늘도 중국 대도시의 곳곳에서 일상사처럼 벌어지는 한 장면이다. ('中國新聞週刊', http://www.aobo.net.cn)

허탕친 중국 공안의 기습작전

지난 6월 29일 밤 10시 산둥(山東)성 칭따오(靑島)시 공안국 앞에는 긴장한 모습을 띤 400여명의 공안원들이 중앙정부에서 내려온 간부의 담화를 경청하고 있었다. "한 명의 범죄사범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지시에 전의를 다지며, 운집한 공안원들은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와 호출기를 끄기 시작했다. 담화가 끝난 뒤 각기 조를 이루어 차에 올라탄 공안원들의 공격 목표는 다름 아닌 칭따오 시내의 일급 호텔 나이트클럽과 대형 가라오케. 이미 대상지에 대한 사전 탐문과 작전 계획을 면밀히 끝낸 뒤라 기습에 임하는 공안원들은 이동차량이 더 빨리 달렸으면 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드디어 모두 20조개로 나뉜 기습타격조가 중무장을 한 채 현장에 들이닥치자 해당 일급호텔의 나이트클럽이나 가라오케들의 종업원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허나 각 곳마다 지배인을 불려 홀과 룸을 샅샅이 뒤지는 공안원들의 얼굴에는 점차 실망이 감돌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날마다 천문학적 액수의 도박판에 아슬아슬한 스트립쇼가 벌어졌던 장소에 사람 흔적마저 없었던 것이다. 일부 나이트클럽은 사람들이 급히 빠져나간 듯 호화판 도박기구 위에 아직 불이 붙어있는 담배가 있었지만, 대부분은 조명이 꺼진 채 어떠한 시설이나 사람도 눈에 띄질 않았다. 현장에서 범죄분자나 범죄물증은 커녕 쥐새끼조차 잡지 못한 채, 헛수고로 끝날 것이 확연해졌다. 바로 1주일 전 중국 공안부 고위층에서 작전 결정을 내리고 출동 개시 당일에 작전 투입인원을 동원했건만 허탕을 치다니... 동행한 중국 TV취재팀은 생생한 취재화면을 시청자에게 전하면서, 내부의 밀고자로 인해 작전이 실패로 끝났음을 보도했다. 그 뒤 대망신을 당한 공안부은 철저한 내부 조사에 통해, 칭따오시의 한 경찰서 부서장이 시내 전 오락업소에게 기습작전정보를 미리 알려주었다고 발표하게 된다. (참고 '焦點訪談', http://www.cctv.com)

부정부패 뒤에 매매춘 있다

중국에서 이른바 '6.29기습작전'으로 불린 이 사건은 섹스산업의 보호자 역할을 하는 관권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중국정부는 현재 강력한 법치주의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수많은 법률을 반포해 정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허나 실제생활에 있어서 사회 메커니즘의 기본적인 축은 아직도 관치(官治)와 인치(人治) 그리고 관시왕(關係網)인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소리 높여 외쳐대도 수천 년간 내려온 고질적인 인식구조와 폐쇄적인 문화풍토를 쉽사리 고치기 힘든 곳이 중국이다. 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도 절대적인 중국에서 섹스산업은 당-정 기관의 관리와 국영기업의 관리자들을 한편으로 보호자로, 다른 한편으로 손님으로 극진히 모신다. 불투명한 법률적 기반 위에서 향락업소는 정기적인 금전상납과 신상품(매춘녀), 여흥장소 제공으로 관의 비위를 맞추면서 번영을 구가하는 것이다. 최근 중국 언론지상을 장식하는 관리들의 부정부패사건 뒤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매춘의 음영은 그 심각한 실상을 전해준다.

지난 9월 14일 공산중국 역사상 최고위직이었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청커지에(成克杰)는 인민폐 400만위안이 넘는 금품을 받은 혐의로 사형에 처해졌다. 한때 중국 소수민족의 대표적인 지도자로 이름을 떨쳤던 그의 부패 이면에는 홍콩 출신의 정부(情婦)가 있었음을 언론들은 다투어 보도했다. 미모의 미용실 안마사에게 반해 4만위안에 사서 첩으로 삼은 뒤 다시 100만위안의 공금을 횡령해 회사를 차려주었던 쓰촨성 청뚜시 교통국장인 스추엔즈(石全志)의 이야기 또한 한 동안 중국인들의 입을 오르내렸다. 그런가 하면 광시(廣西)자치구 위린(玉林)시 시장이었던 리셩롱(李乘龍)은 자신의 서류가방에 뇌물로 받은 현금과 매춘을 즐기던 여성들의 사진을 보관하다 발견되기도 했다. 허베이(河北)성 재정부 부장이었던 멍잔피아오(孟戰表) 역시 가라오케 출신인 정부의 사업을 위해 4000만위안에 달하는 재정예산을 무단 배정했다가 들통이 났다. 이같은 사례들은 1990년대에 발생한 1000여건의 관직인사 부패사건 중 여색과 매매춘이 관계된 경우가 전체의 90%에 달한다는 비공식 통계가 결코 허언이 아님을 증명한다.

"확실한 첫인사는 비즈니스의 안전판"

올해 베이징에서 나이트클럽에 가라오케, 안마소를 겸한 복합오락장을 연 왕(王, 37세)씨의 진술은 관과 업소간의 상호 도움주기 구조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오락업소를 갓 열었을 때 손님을 청해서 인사를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권세를 지닌 시정부의 각 부서 실무책임자를 직접 모시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저녁식사를 위해 왕림한 손님에게 공짜 서비스에 푸짐한 용돈, 최고의 미인을 대접하는 것은 상인의 기본적인 도리라 할 수 있다. 그들뿐만 아니라 관할지역의 행정기관이나 국영기업에도 첫인사를 확실히 하면 사업을 이끄는데 무리가 없을뿐 더러, 우리 업소의 단골 손님으로 유치할 수 있기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편이다." 3개월 사이 벌써 50만위안이 넘는 돈을 첫인사 비용으로 썼다는 왕씨는 필자에게 이것이 중국에서 관시망을 트는 방도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관이 섹스산업의 보호자와 고객 역할을 한다면, 중국에 신흥부자인 빠오파후(暴發戶)는 경영자이자 손님인 양 측면을 함께 한다. 단시일동안 사영기업 경영과 무역거래, 주식투자, 부동산투기 등을 통해 거액을 모은 이들은 대체적으로 문화적 수준이 낮은 편이다. 한국의 벼락부자와 비슷한 개념으로 행동양식 또한 유사하다. 해외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선호하는 것과 어두운 과거를 돈으로 풀려는 의식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들은 오락업소의 큰손님으로 수많은 애인이나 얼나이(二奶)를 두고 있고, 여성들은 야즈(鴨子)라 불리는 호스트들의 주고객으로 향락업소의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손님의 역할에서 머물지 않고 직접 섹스업소를 열어 경영하기도 한다.

섹스산업의 기둥인 빠오파후

충칭의 T가라오케 주인인 황(黃, 42세)씨가 그 대표적인 경우로, 그의 인생경력은 흥미로운 일단을 보여준다. 본래 충칭시 인민정부 관리였던 황씨는 개혁개방 초기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줄곧 공무원으로서의 길을 걸었다. 운이 좋아 외국인과 접촉이 많은 외사부처에 배치된 황씨에게 기회가 온 것은 지난 1993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를 전후하여 열린 증권거래시장과 적극적인 대외개방 물결을 타고 돈을 벌 기회가 잇달아 있었다. 황씨도 평소 업무상 알게 된 홍콩 부동산업자와 함께 국영 상업은행의 돈을 대출받아 부동산회사를 세우게 된다. 오랜 공직생활동안 쌓아둔 관시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던 그는 상가 건립과 분양, 관리 등을 일사천리로 진척시켜 지금은 그 누구 부럽지 않은 부자가 되었다.

필자와의 술자리에서 호탕하게 자신의 과거를 들려준 황씨는 "악착같이 아끼며 써왔던 옛시절이 꿈만 같다"며 "남은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바람처럼 그는 현재 부동산회사 뿐만 아니라 T가라오케를 비롯한 2곳의 오락업소에 적지 않은 애인을 두고 있다. 황씨가 운영하는 오락업소들은 손님들이 대부분 자신의 옛 동료들이나 같은 부류의 빠오파후들이었는데, 매일 많지 않은 손님에도 불구하고 경영상태는 좋은 편이다. 고정적인 단골고객이 있을 뿐만 아니라 든든한 관시망을 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충칭 뿐만 아니라 중국 내의 다른 향락업소는 지금 이 시간에도 눈먼 돈을 가지고 향락을 즐기는 관리들과 넘치는 돈에 주체를 못하는 빠오파후의 웃음소리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오늘날 중국의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갑작스럽게 나타난 사회현상만은 아니다. 길고 긴 중국 역사만큼 유래가 깊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서는 중국 섹스산업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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