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특집|변화된 도시생태계] |
‘생존 몸부림’ 도심을 질주하다 |
멧돼지 잇단 출현 갈 곳 없는 동물 현주소 … 인간에 대한 생태계 파괴 마지막 경고 |
그에 비해 인간이 주로 살고 있는 도시생태계는 인간이, 인간만의, 인간중심적 생활을 위해 만든 인위적인 공간이요, 변모된 생태계다. 도시 거주자의 생활과 생산 편리성, 경제성을 최우선시한 특수한 환경인 것이다. 고층 건물과 넘쳐나는 자동차, 매연, 사방팔방으로 이어져 자연생태계를 조각내는 아스팔트 도로, 직선화된 하천, 상가와 주택가에서 쏟아져나오는 음식쓰레기, 극히 제한된 녹지공간, 그리고 생활오수 등등. 무엇 하나 자연스런 것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게다가 수많은 도시 거주자를 위해 주변 전원지역의 농경 생산방법도 달라졌다. 기존의 논밭이 경제적인 이유로 연중 채소 재배가 가능한 비닐하우스 단지로 변화했다. 여름에는 냉방을 위한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열대야가 계속되고, 겨울엔 과도하게 난방기를 사용한 탓에 도시 전체가 온실화하고 있다. 도시 외곽의 전원지대에 비해 평균 기온이 2~3℃ 이상 높아 도시는 열섬(heat island)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 외곽의 전원 지대에서는 여름엔 도시에서 방출되는 스모그와 도심지에서 뿜어나오는 열에 의해 만들어진 구름으로 갑작스런 소나기가 내리는 현상이 많아지고, 겨울엔 열섬화된 도시로 유입되는 기온의 변화에 의해 오히려 추워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도시생태계는 한마디로 외부의 생태계를 잡아먹고 사는 거대한 생명체와도 같다. 그러나 이러한 변모된 도시생태계 내에서도 동물들은 적응하며 살아간다. 대부분이 인간생활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모기, 파리, 깔따구, 바퀴벌레, 흰개미 등의 위생곤충과 시궁쥐, 곰쥐 등의 위생동물이다. 더불어 곤충을 먹고사는 집박쥐와 비둘기 등을 포식하는 황조롱이가 지하 배수구 터널과 고층아파트의 베란다, 옥상을 집으로 해 살고 있다. 원래의 녹지공간이 남아 있는 도시 산림지대와 공원들, 한강 수변지구에서는 두더지, 다람쥐, 족제비와 너구리 등 포유동물과 소쩍새, 꾀꼬리 등 야생조류도 관찰된다. 물론 구성원과 구조가 단순화한 도시생태계에 가장 잘 적응하며 살고 있는 동물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들 인간이다. 1000만명 이상의 생활 터전인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생태계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희생되는 자연이 있다. 안전한 식수 확보를 위한 대형 댐 건설로 인한 산림 감소, 식량 증산을 위한 대규모 갯벌 매립, 넓은 주거용 토지 확보를 위한 산지와 농지 감소, 도시로의 물자 유입을 위한 전국적인 고속도로망 건설 등이 그것이다. 경제적 이유 때문에 도시로 진출하는 인구 증가로 농촌의 공동화 현상은 더 이상 자연의 힘만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도시환경 종합 마스터플랜 수립 시급 도시생태계는 인간 중심의 인위적 생태계다. 그러나 인간도 본질적으로 자연계의 건전한 생태적 상호작용의 바탕 위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생명체다. 따라서 건강한 도시생태계관리계획(UEMS·Urban Ecosystem Management System) 수립과 도시생태학이라는 학술연구 발전이 필요하다. 도시 지역의 내부와 인간 거주지, 주위 자연계 사이에서 관찰되는 생태학적 단계와 상호 유·무기적 작용을 명확히 파악해 환경을 최우선하는 종합적인 도시환경 마스터플랜 수립이 시급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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