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한강의 재발견] |
문화야 문화야 한강으로 흘러라 |
주변 대부분 단순 휴식·레포츠 공간 … 유적·공연·축제 어우러진 볼거리 절실 |
나일강도 한강처럼 대도시 카이로 중심부를 관통한다. 나일강은 이집트 문화의 근원이었으며, 이집트 문명의 신화와 찬란한 유적이 강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역사 속에 파묻힌 죽은 공간이 아니라, 지금도 시민들의 중요한 문화 향수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나일강은 결혼식이 끝나면 동네 밴드와 함께 하는 피로연 장소이며, 나일강 크루즈는 전 세계 관광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앙대 김영애 겸임교수(미술사)는 “한강도 나일강처럼 문화적 다양성이 넘쳐나게 해야 한다”며 “한국도 문화의 중심은 한강이다. 한강의 시원에서부터 하류까지 강을 끼고 형성된 모든 문화를 서울 한복판에 모으는 축제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또 “우선 마포나루, 황포돛배, 송파산대놀이, 정자, 재래시장 등 한강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옛 문화를 복원하고 설화와 역사를 살리는 일이 중요하다”며 “더불어 아파트와 도로만 보이는 강변 조경에 변화를 주고, 콘크리트로 설치한 호안을 자연친화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이하 문광부) 내에서도 그동안 한강을 문화·관광 차원에서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다는 자성이 일고 있다. 6월 이창동 전 장관이 마포구 당인동에 있는 서울화력발전소(옛 이름 당인리발전소)를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방안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시설의 노후화로 발전소로서 수명이 다한 서울화력발전소를 문화부가 매입해 국제적 문화·관광의 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며 “이곳을 공연장·전시장·도서관·예술 카페 등으로 바꿔 각종 문화예술 행사와 이벤트, 세미나가 열리는 ‘살아 있는 문화현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선 강마다 전설 덧입히고 공연장 만들어 관광객 유혹
문광부 문화정책과 관계자도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면서 “서울이 세계 도시에서 차지하는 위치로 볼 때 문화적 특색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서울에는 2005년 개관하는 용산의 중앙박물관이나 과천의 현대미술관, 서초동 예술의전당, 경복궁 내 민속박물관 등 문화적 공간들이 섬처럼 고립돼 있는데 이것을 한강을 중심으로 하나로 이어주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은 아직 우리 마음속에서 멀리 있다. 가까이 갈 수는 있지만 우리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 부족하다. 한강을 주변 시민들만의 강이 아닌 서울시민,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를 대표하는 한강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채워넣어야 할까. 호주와 뉴질랜드에는 다리에서 번지점프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며, 공중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헬기투어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은 템스강 주변에 하수관을 묻으면서 강폭이 줄어들자 그 공간을 극장과 공연장을 낀 녹지공간으로 조성해 시민들이 한적하게 쉴 수 있게 했다. 야경이 훌륭한 곳만을 돌아다니는 나이트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홍콩, 작은 낭떠러지에 지나지 않는 로렐라이언덕에 전설을 덧입히고 연안의 운치 있는 집들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독일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과시용 이벤트가 아닌 우리 식 정체성을 지닌 문화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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