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실크로드를 가다] 이란 국경도시 ‘조르파’ 문화재 가득 |
입력: 2006년 02월 22일 17:41: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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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국경도시는 테헤란과는 분위기가 딴판이다. 종교와 민족, 문화도 달랐다. 이란인은 아리안족. 이란 북서쪽의 주요 도시엔 아르메니아계와
아제르바이잔계 등 중앙아시아 민족들이 제법 많이 몰려 산다. 테헤란에서 대평원을 가로질러 국경에 이르면 왕복 4차선 길이 2차선으로
줄어든다.
아제르바이잔과의 국경도시인 조르파엔 그리스정교회 소속 성스테파누스 성당이 산속에 앉아 있었다. 문이 잠긴 성당은 문화
유적지이지만 관광객은 찾을 수 없었다. 문을 두드려 불러낸 교회 종지기는 이란인이 아닌지 조심스레 확인을 한 다음 말문을 열었다. 지금도
아르메니아인들만이 한달에 한 번 정도 성당에 와서 예배를 본다고 했다. 이란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긴 하지만 이교도들은 이슬람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했다. 과거 터키와 페르시아 등으로부터 학대 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폭이 50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아라스 강줄기만
넘으면 아제르바이잔. 아제르바이잔 사람들도 아무래도 먹고 살기가 더 좋은 이란으로 넘어온다고 한다. 이 때문에 조르파에는 난민 마을이 형성돼
있었다고 한다. 국경은 우리의 비무장지대(DMZ)처럼 군부대의 감시도 철저하다.
조르파와 가까운 캔도번이란 마을은 터키 지하도시
카파도키아와 영락없이 닮았다. 150여가구가 몰려 있는 마을로 800년 전부터 석굴 속에서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세계에 딱 2개밖에 없는
석굴도시다. 마을주민 마지드 자바니는 “몽골의 침입으로 석굴집을 만들어 요새처럼 몸을 숨겼다”고 했다. 반면 학자들은 대지진으로 주택이 파괴되자
석굴에 살기 시작했을 것이란 설을 제기한다. 주민들은 현대식으로 집을 바꾸려 했지만 정부는 문화재로 지정, 이 일대를 관광지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주말이면 관광버스가 두어대나 온다는 마을이지만 외국인은 거의 없다. 천혜의 관광자원을 두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이란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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