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되찾은 난지도] 下. 거룩한 '합일' … 생명은 이렇게 계속된다
난지도에
사랑노래가 울려 퍼진다. 짝을 찾은 배추흰나비와 등줄실잠자리가 행복한 비행을 즐긴다. 노린재 한 쌍은 꽃침대 위에 '생명 자리'를 폈다. 풀잎에
몸을 숨긴 무당벌레도 짝짓기에 몰입해 있다. 평생에 한번 뿐인 사랑이다. 꼬물거리며 생명을 이어가는 벌레들의 몸짓이 경이롭다.
기적이다. 죽음의 땅 난지도가 생명의 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 놀라운 변화는 쓰레기를 덮기 위해 퍼온 흙에 묻은 작은 풀씨에서 시작됐다. 질긴 생명력을 가진 잡풀은 난지도의 개척자였다. 이러한 초본식물의 번성이 곤충을 불러들였다. 곤충은 또 새를 불러들여 먹이사슬을 만들었다. 다양한 외래종으로 구성된 난지도는 '생태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복토 작업과 공원에 억새 등을 심을 때 전국 곳곳에서 각종 씨앗들이 흙에 묻어와 싹을 틔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지도의 생태적 가치는 더 높다. 매발톱.금낭화 등 이식한 토종 야생화도 꽃을 피웠다. 학계에 보고조차 되지 않은 '유럽강아지풀'과 '서울민바랭이'등 희귀식물들도 이 곳에 터를 잡고 있다. 또 제주도와 남부 섬 지방에서만 서식하는 ' 큰점나도나물'과 '야고'라는 종도 발견됐다.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가 2003년 5월부터 1년간 조사한 생태보고서에는 곤충 241종과 식물 43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물 생태계는 초본식물(풀과 덤불)-관목식물(작은키나무)-교목식물(큰키나무)의 단계를 거친다. 국립수목원의 박수현 초빙연구원은 "난지도는 매립지 경사면에 족제비싸리와 낭아초 같은 관목식물이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능수버들.아카시아나무 등 교목식물도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난지도에서 교목단계의 숲을 보려면 아직 수백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지속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생명의 땅 난지도. 이제 이 땅을 가꾸고 지키는 우리의 노력만이 과제로 남았다. 사진.글=변선구 기자
난지도에 사랑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꼬물거리며 생명을 이어가는 무당벌레와 등줄실잠자리, 대만흰나비의 몸짓이 아름답다. 아직은 척박한 땅이지만 끊임없이 계속되는 생명의 릴레이가 경이롭기만 하다. 무당벌레와 등줄실잠자리는 위가 수컷이다. 변선구 기자 '꽃침대' 위에 신방을 차린 우리가시허리노린재. 산과 들의 벼과 식물이나 잡초의 즙을 먹고 산다. 짝짓기 중인 황나각다귀. 몸길이는 10-12mm며 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아래가 수컷이다. 꽃잎이 벌의 모양을 닮은 서양벌노랑이. 하늘공원과 노을 공원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끈끈이대나물 꽃에서 꽃가루를 먹고 있는 네발나비. 날개의 가장자리에 깊은 굴곡이 있다. 꽃의 모양이 옛날 여인들이 치마 속에 매달고 다니던 주머니와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토종 야생화인 금낭화. 꽃 찾는 벌과 나비. 큰흰줄나비(左)가 꿀벌과 함께 서양토끼풀 꽃에 앉아 있다. 나나니가 독으로 마비시킨 노랑나비 애벌레를 땅속에 있는 집으로 옮기고 있다. 나나니는 애벌레 위에 알을 낳고, 알에서 깬 나나니 유충은 애벌레를 먹고 산다. 교미중인 검정파리매 한쌍. 나비와 저녁매미까지 잡아먹는다는 기록이 있다. 우측이 수컷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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