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단독서비스로는 성공 어렵다”
생존위해 W-CDMA 등 결합 서비스 불가피...콘텐츠·단말기 확보 시급
김태진기자 jiny@ddaily.co.kr 2006년 01월 22일
오는 3월 시범서비스를 앞둔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bro)가 단독 서비스로는 시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W-CDMA(HSDPA)나 방송 등과의 결합서비스 제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와이브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비스 초기시장의 불확실성 ▲콘텐츠 부족으로 인한 활성화 저해 가능성 등을 제거하고, W-CDMA(HSDPA)를 비롯한 경쟁기술의 세계시장 선점 등에 대한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ETRI의 한 연구원은 22일“와이브로가 이동통신의 무선인터넷보다 저렴하고 유선 초고속 인터넷의 비이동성을 극복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이는 반대로 이들의 단점이 없으면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와이브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W-CDMA나 DMB 등과의 결합상품 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사업자의 의지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 와이브로 6년 후 전체시장 규모 KTF 매출액 수준=이 연구원은 "ETRI의 와이브로 시장 예상분석에 따르면, 와이브로 시장 규모는 상용화 6년 뒤 가입자 최대 945만명, 서비스 매출액 3조 2000억~3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이동통신 2위 업체인 KTF의 연간 매출액 수준밖에 안 되는 것으로, 현재 와이브로 사업권을 갖고 있는 KT와 SK텔레콤, 그리고 향후 MVNO 사업자들이 경쟁을 벌일 것을 감안하면 결코 크지 않은 규모이다.
그는 또 "와이브로 서비스의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시장점유율 50%, 기지국 구축 2500개, 월 이용료 3만 5000원으로 가정할 경우 서비스 개시 4년 만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고, ▲시장점유율 25%, 기지국 구축 3000개, 월 이용료 3만원일 경우엔 9년이 돼야 투자비 회수가 가능한 것으로 예측됐다.
◆ 소비자, “와이브로, 전국망 서비스 아니면 이용하지 않겠다”=이 연구원은 이번 와이브로 시장 조사에서 "와이브로가 전국망 서비스가 아니라면 이용하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며“초고속 인터넷의 모바일화니 W-CDMA의 보완재니 하는 기존 유·무선 통신업체들의 주장대로 와이브로가 태생적으로 ‘네트워크 결합’이라는 생존과제를 안고 있으므로, 이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W-CDMA 등과의 결합을 통해 전국망 서비스가 실현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도 이 같은 사정을 감안, 우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38개 대도시에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고객들이 원하면 W-CDMA와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 전국망 서비스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 시장성 놓고 딜레마에 빠진 와이브로=그러나 결합서비스 제공 측면에서 와이브로는 여러 가지 딜레마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도 경쟁자인 W-CDMA(HSDPA)가 상용화될 경우 와이브로의 입지가 상당히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에서 와이브로의 저렴성이나 이동성과 같은 장점들이 희석될 경우 시장성이 더욱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와이브로가 이동성을 보장한 초고속 무선인터넷을 첫째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필요한 전송속도는 HSDPA로 충분하므로 와이브로에 거액을 투자하느니 HSDPA 서비스 요금을 낮추는 편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100밖에 안 되는데 1000을 제공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또, 전국 권역 서비스를 위해서 어차피 HSDPA와의 결합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양쪽 망에 이중으로 투자하느냐는 것이다.
이를 놓고 두 와이브로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 모두 딜레마에 빠져 있다. KT는 자회사인 KTF와 함께 와이브로와 HSDPA를, 양쪽 사업권을 획득한 SK텔레콤은 두 가지 망에 모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KT의 경우 와이브로와 결합시킬 방송서비스로 DMB를 우선 추진중이지만, 내부적으로는 IP-TV가 있는데 굳이 DMB와 결합시킬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성을 놓고 딜레마에 빠진 것은 사업자뿐만이 아니다. 정통부도 경쟁기술인 와이브로와 W-CDMA를 IT839 정책의 8대 서비스로 모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통부로선 두 서비스를 모두 활성화할 방안을 찾아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입장인데, 그것이 그리 쉽지 않아 걱정이다.
결국, APEC 정상회의에서의 성공적 시연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와이브로가 정상궤도에 진입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결합서비스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태진 기자> jiny@ddaily.co.kr
출처 : http://www.ddaily.co.kr/news/?fn=view&article_num=7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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