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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뚜벅이

이탈리아 (Italy) 여행기 2편 -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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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Italy) 여행기 2편 - 로마
로마의 유적 (콜로세움, 판테온 등)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
유적지와 거리 풍경
<사진>포로 로마노
왔노라! 보았노라! 느꼈노라!
유럽의 많은 여행지 중에서도 로마는 가장 마지막에 보아야 한다고 한다. 로마를 먼저 보고 나면 다른 여행지에서 느끼는 감흥이 줄어 들기 때문이다. 나 역시 로마를 유럽 여행의 후반부에 배치해 두었다. 여행 전체를 생각해 보면 10개월이나 기다려온 셈이다. 나폴리 여행을 마치고 로마로 가는 기차에 오르면서 나는 조금씩 흥분하기 시작했다. 기차가 로마에 점점 가까워지고, Roma라는 이정표를 보았을 때 나는 극도로 흥분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나에게 있어서 로마는 동경의 도시였기 때문이다.

나는 기차가 완전히 도착하기 전에 괴테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말했던 ‘마음의 눈으로 보라’ 라는 구절을 마음 속에 되새겨 본다. 실제로 역사 유적지는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황량한 벌판에 무너진 돌 조각들만이 널려 있는 경우도 많다. 바로 이 때가 상상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단순히 눈 앞에 보이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동원해서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포로 로마노가 한 눈에 보이는 카피톨리노 언덕에서 서서 2000년 전의 로마로 되돌아가 본다. 포로 로마노는 로마의 정치적, 경제적 중심기능을 수행하며, 신전, 개선문, 바실리카 등 기념비적인 건물들이 줄지어져 있었을 것이다.

전쟁에서 대승한 장군이 개선문을 지나 신성한 길(Via Sacra)을 통해 유피테르 신전을 향해 들어 오고, 많은 시민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보인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dice casts!)라고 외치며 루비콘 강을 건너는 시저의 모습도 보이고, 초대 황제에 등극하는 아우구스투스의 모습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한 시대를 살다가 로마 시민들의 모습도 함께 오버랩되고 있다. 마추픽추 언덕에서 잉카인들을 만났듯이 이번에는 포로 로마노에서 로마인들을 만났던 것이다.

<사진>포로 로마노 I

<사진>포로 로마노 II
콜로세움
로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바로 콜로세움이다. 나는 콜로세움을 보며,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파리의 에펠탑, 리오의 그리스도상을 머리에 떠올려 본다. 모두가 다른 배경에서 제작된 거대한 구조물이지만, 그 도시를 대표하는 얼굴마담이라 것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콜로세움은 고대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이기도 한데,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도 규모이지만, 거대한 경기장이 전부 벽돌로 만들어 졌음에도 무너지지 않고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영화 글라디에이터에서 보듯이 검투사간의 싸움이나, 검투사와 맹수 사이의 싸움이 벌어졌던 장소로, 초기에는 장내에 물을 채워서 모의 해전을 벌이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이런 끔찍한 광경도 오늘날 사람들이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처럼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행위였으리라. 이후에는 기독교도들을 처형하는 장소로도 사용되었다. 콜로세움은 로마인들을 우민화에 빠뜨리는 빵과 서커스를 제공하던 공간이었으며, 인간의 권리에 대한 만행이 자행된 장소이다. 콜로세움은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임에는 틀림 없지만 한편으로는 로마 문명의 어두운 면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이다.

<사진>콜로세움

<사진>내부

<사진>콜로세움의 무대 장치 원리

<사진>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사진>1층은 토스카나식, 2층은 이오니아식, 3층은 코린트식의 아치

<사진>내부 관중석 모습

<사진>로마 시대 병사의 모습
판테온
판테온은 그리스의 수학과 로마의 건축 공학이 만들어낸 기적과도 같은 신전이다. 로마인들은 아치를 사용하게 되면서 그리스 건축물보다 더 적은 기둥을 사용하며, 내부를 더 넓게 활용할 수가 있었다. 판테온은 아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둥이 전혀 없는 돔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구조는 원통 위에 직경의 크기와 같은 반구를 덮어 씌운 형태이다. 그래서 폭과 높이가 43.2 미터(대략 15층 건물 높이)로 같다. 당시 기술로 이렇게 큰 돔을 만드는 것 자체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하지만 비밀은 배합 재료와 구조에 있다. 반구 지붕의 아래쪽은 무거운 석회질 성분이 많고, 두께가 6.2미터인데 비해서, 위쪽은 가벼운 경석을 쓰며, 두께가 2미터까지 줄어든다. 1500년 가량 지난 후 만들어진 성 베드로 성당도 결국에는 판테온의 돔 크기를 넘기지 못하고 더 작게 만들어 졌다. 또 한가지 신기한 사실은 비가 내려도 천장 중앙에 있는 구멍으로 빗물이 들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부의 열기가 구멍으로 나가기 때문에 빗물이 옆으로 비껴나가는 것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판테온은 로마의 건축물 중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되어 있다. 나는 판테온이 최초에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신들을 모시는 만신전으로 만들어진 것과 어떤 관련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사진>잘 보존 된 판테온 신전

<사진>판테온 신전의 후방 외벽

<사진>내부 모습

<사진>정 중앙 천장에 뚫린 채광창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
로마를 방문하기 전에는 꼭 읽어 봐야 할 책이 있다. 바로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이다. 물론 픽션의 측면도 있지만, 이 책을 전부 읽고 나면 로마사에 대한 기본적인 바탕은 생기게 될 것이다. 다음에는 오드리 햅번이 주연한 로마의 휴일을 볼 차례이다. 로마의 매력을 가벼운 터치로 표현한 이 작품을 보고 나면, 로마에서 로맨스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작은 기대를 품게 될지도 모른다. 로맨스까지는 아니라도 여행자들은 영화 속 장면처럼 진실의 입에 손을 넣기도 하고, 스페인 계단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자신들만의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사진>트레비 분수

<사진>트레비 분수 야경

<사진>천사의 성

<사진>진실의 입
유적들
몇 달을 보내도 하루가 다르게 느껴진다는 뉴욕, 로마에서도 몇 달을 있어도 뉴욕처럼 느껴질 것이다. 뉴욕의 모던한 이미지가 하루하루를 새롭고 즐겁게 해준다면, 로마는 과거의 찬란한 유적들이 여행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사진>클라우디아 수도교

<사진>전차 경기장

<사진>칼리굴라 목욕탕

<사진>아우구스투스 황제묘

<사진>테베레 강 근처의 유적

<사진>팔라티노 언덕 위의 대저택 유적
거리 풍경

<사진>비토르 엠마누엘 기념관

<사진>비토르 엠마누엘 기념관 야경

<사진>포폴로 광장

<사진>포폴로 광장의 조각상

<사진>이탈리아 하면 생각나는 빨간색 자동차 페라리

<사진>락커로 그림을 그리는 거리의 화가
교황 그레고리오 14세는 3주일을 채우지 못한 여행자들과 헤어질 때에는 “그러면 안녕히 가십시오” 라고 말하고, 몇 개월을 머물렀던 여행자들에게는 “로마에서 다시 만납시다” 라고 인사했다고 한다. 마음 같아서는 몇 달을 채우고 싶지만, 또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아쉽기만 할 뿐이다. 다른 사람들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기를 기원하며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한 개 던지듯, 나도 언젠가는 다시 오겠다는 소망을 담아 동전을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