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드록쵸를 휘돌아 작은 언덕을 넘어서면 바로 오른쪽에 깎아지른 듯한 흰 산벽이 시야를 가린다.
바로 카로라 빙하다.
늦가을 햇살에 녹은 빙하는 여기저기 폭포를 이루고 흰 눈을 뒤집어 쓴 산마루는 뭉게구름과 엉크러져
어디가 정상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타르쵸가 펄럭이는 길 옆에는 울긋불긋하게 치장한 야크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탐험대가 열심히 기념사진을 찍자 동네 아줌마들이 갑자기 끌고 가던 새끼 양을 한 마리씩
들어 안는다. 사진을 찍고 돈을 요구하는 줄 알았는데 이방인들을 위한 순수한 호의와 함께
어린양들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끌어 안은 것이었다.
700번 국도도 랑카 마을을 지나자 비포장 도로로 바뀐다.
티베트의 제 3의 도시 갼체(江孜)까지 또 다시 흙먼지를 날리며 달려야 한다.
그러나 세계의 지붕이라는 티베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 아니던가.
좌측으로는 커다란 산맥이 따라오고 우측으로는 어지러울 정도로 까마득한 계곡이 바짝 붙어 있다.
바로 절경을 자랑하는 냥추계곡이다.
폴폴폴 먼지를 날리며 냥추계곡 내리막 길을 달려내려가자 멀리 갼체가 눈에 든다.
토번왕조(吐蕃王朝)가 망하자 티베트는 분열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갼체지역의 군주였던 팍파 팔 상포(白闊贊普)가 갼체에 궁을 짓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
샤카파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 영지의 중심으로 발전하였으며 현재까지 남아 있는 대표적 건축물인
펠코르 최데사원이나 쿰붐 스투파도 이 시기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냥추계곡에 자리 잡고 있는 갼체는 중국의 침략이 있기 전까지는 티베트의 제 3의 도시로 육백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도시였다.
'뷰티풀 티베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서부극지대탐험30-티베트의 미래를 빼앗긴 비운의 도시, 갼체종 (0) | 2006.08.12 |
---|---|
중국서부극지대탐험28-캄바라 고개에서 바라 본 푸른보석 (0) | 2006.08.02 |
중국서부극지대탐험27-깊은 시름에 잠긴 티베트 젖줄 '얄룽창포'강 (0) | 2006.07.15 |
중국서부극지대탐험26-달라이 라마가 없는 티베트는 저항할 힘도 없다. (0) | 2006.07.09 |
중국서부극지대탐험25-춤을 추는 스님들, 화두를 던지다 : 세라사원2 (0) | 2006.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