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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교양프로 음식소재 편중

2006년 8월 3일 (목) 09:03   세계일보

TV교양프로 음식소재 편중


음식 관련 TV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 6∼7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교양 프로그램마저 전체 내용의 3분의 1을 음식 관련 소재로 채웠다. 또 이들 방송은 올바른 먹을거리 정보 제공보다는 자극적인 살생 장면 노출 등으로 생명경시 풍조를 조장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사단법인 보리 방송모니터팀은 ‘생명 생태 시각에서 본 음식문화 프로그램’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두달 간 지상파 교양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음식 관련 프로그램들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2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121개 교양 프로 중 음식전문 프로 7개를 포함, 총 29개 프로가 음식 관련 소재를 다루고 있다. 이는 전체의 24%에 달하는 수치로, 방송사별로는 KBS2가 57%로 절반이 넘는 내용을 음식 아이템으로 채웠고 그다음으로 SBS 31%, MBC 28% 순이었다.

방송 3사가 경쟁적으로 음식 관련 프로를 제작하면서 자극적인 살생 장면을 방영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토종 오골계 알에 이쑤시개 40개를 꽂아 터지는지 여부 실험, 산낙지 빨래 빨듯 빨아 기절시키는 장면(KBS2 ‘무한지대 큐’), 껍질 벗겨진 개구리 도마 위에 벌려 놓고 칼로 토막치는 장면(KBS2 ‘놀라운 아시아’), 살아 있는 철갑상어 척수를 고무줄처럼 쭉 빼내는 장면(MBC ‘생방송 화제집중’) 등이 사례로 제시됐다.

모니터팀은 “동식물도 생명체라는 자각이 없이 오로지 사람의 먹을거리 대상으로만 다룸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생명 경시 풍토에 무감각해지게 만든다”면서 “프로 진행자나 출연자들은 생명체의 죽음을 희화화하거나 오락화하는 모습을 삼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은진 기자

jis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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