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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칭기즈칸의 길⑧/古都 사마르칸트]탑-사원의 도시


[칭기즈칸의 길⑧/古都 사마르칸트]탑-사원의 도시


청아한 하늘색 돔과 섬세한 모자이크 무늬가 아로새겨진 레기스탄 광장의 건물들, 비비하님 사원, 귀르에미르(티무르의 묘)….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최대의 도시였던 우즈베크의 사마르칸트. 「동방의 에덴」으로 불리던 이곳은 수많은 모스크(사원)와 미나렛(탑)들이 마치 동화 속의 나라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사마르칸트는 원래 소그드인들이 대상으로 국제무역을 하며 번영을 누리던 곳. 그러나 이 오아시스의 도시는 기마유목민들의 침입을 수없이 당했고, 특히 12세기에 이곳을 침입한 칭기즈칸은 이 도시를 철저히 파괴했다. 아프라시압 박물관 마수드관장은 『칭기즈칸 군대는 사마르칸트에 던져진 핵폭탄이었다』고 설명했다. 지금 남아 있는 건축물들은 14세기에 이곳에서 제국을 일으킨 티무르가 도시를 새로 건설하며 세운 것들이다. 구소련 고고학자들이 30년대부터 옛 사마르칸트의 도성이 있던 아프라시압 폐허를 발굴, BC 2∼3세기경 박트리아왕국의 그리스인들이 사용하던 동전에서부터 중국 도자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7세기경 소그드 아흐르만왕의 궁전 벽화에는 유럽 중국 아랍, 심지어 신라인으로 추정되는 아시아인에 이르기까지 동서양 사절단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 사마르칸트의 과거 위상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마르칸트에서 그 옛날의 영화를 되찾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사마르칸트〓전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