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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a trekking

[스크랩] 서울 근교의 오지, 중원계곡을 가다...

지난 8.25 수도권 열린산악회(대장 고더기)를 쫓아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과 단월면 경계에 있는 중원산(799m)을 다녀 왔다. 중원산은 왼쪽의 용계계곡과 오른 쪽의 중원계곡을 끼고 있으며, 산행 역시 이 들 두 계곡을 거쳐 오르게 되어 있다.

 

보통 중원산 산행은 교통이 편리한 용계계곡으로 올라 가는데 고더기 대장님은 우리를 용계계곡 보다 사람들의 때가 덜 탄 중원계곡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중원계곡에는 치마폭포, 중원폭포를  거쳐 내려 오는 맑은 물과 기암괴석으로 산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곳이 많다.

 

일행은 약 50명이나 되었는데 카풀 형식으로 동원된 승용차 10대에 나누어 타고 중원리에 도착, 11시 30분 경 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초입부터 울창한 나무 숲길과 청량한 물소리가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준다.

 

 

 

10여분간 올랐을래나?  이정표와 함께 금새 중원폭포가 나타나 우리를 즐겁게 해 준다. 우리는 이 곳에서 기념 사진과 함께 본격 산행을 위한 숨을 돌리고...  

 

 

 

 

 

다시 산길을 나서자 완만한 오름새와 울창한 수림, 시원한 계곡물에 정신마저 맑아 온다. 우리는 계곡물을 계속 따라 가기도 하고 이리저리 건너기도 하면서 올라 가는데 지루함이라던가 힘이든다던가 하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아마 중원 폭포 이후에 펼쳐진 그림 같은, 마치 오지에 온 것 같은 기분에 서로들 사로 잡혀서 였으리라.

 

더우기 홍수때도 물빛이 탁해 지지 않는다는 물줄기가 계속 함께 하고 있는데야...

 

 

 

 

 

 

 

그렇게 40여 분을 오르니 오늘의 예정지인 도일봉을 오르는 이정표가 나타 났다.  이제는 1시간 쯤 급경사를 타야하는데, 수요일 저녁 부터 이상이 오기 시작한 무릎 관절이 걱정되어 진다. 그런데 마침 일부 대원들의 행동이 나에게 희망을 안겨 준다. 다름이 아니라 여기서 그냥 눌러 앉아 물놀이나 하고 싶단다.

 

그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이럴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눌러 앉아 사진이나 찍고 싶어진 나 역시 고더기 대장의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고더기 대장님도 이들의 심사를 이해한다는 듯 계속 산행하고 싶은 사람은 따라 오고 남고 싶은 사람은 후미 대장과 함께 남아도 좋다는 시원한 윤허를 내려 준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바쁘게 살아 오며 중년의 나이에 들어 선 이들로서는 가끔은 이런 널널한 산행과 시간을 가져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터... 이렇게 물놀이를 즐기게 된 대원들은 환호성과 함께 물에 들어 갈 준비에 바쁘게 움직이고, 나는 물줄기를 따라 못 찍었던 바위와 작은 소들을 찾아 나설 수 있었다.

 

 

 

 

 

 

 

 

 

 

중원계곡 곳곳에 수줍은 듯이 숨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야생화들...

 

 

 

 

 

 

 

 

 

 

 

 

 

 

 

 

비록 산행의 목표지인 도일봉은 못 올랐지만 오지와 같은 중원계곡에서 간만에 삶과 마음의 여유를 찾아서인지 한적한 산길을 내려서는 나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계곡에서 나와 같이 함께 역시 간만의 여유를 찾았던 다른 산우들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출처 : 山 코끼리의 넋두리 방
글쓴이 : 코끼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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